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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펌]"이제와 우짜겠노" - "국회의원 인정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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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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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부산 범시민연대, 정형근 의원 집앞 고문피해증언대회
윤성효/권우성(cjnews) 기자
▲ '정형근에 의한 고문피해자 심진구씨 증언대회'가 31일 오후 부산시 만덕2동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의 아파트앞에서 국가보안법폐지부산범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 심진구씨가 파이프 담배를 문 정형근 의원의 몽타쥬를 가리키며 자신이 고문당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 옛날 일 아이가. 이제 와서 밝혀서 뭐 우짜겠다는 거고."
"사실이면 국회의원 되었겠나.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소리 아니가."
"그 사람은 재직 중에 습득한 정보를 갖고 정치했다 아이가. 폭로 정치 안했나.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를 국회의원으로 인정 안한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부산 자택 앞에서 만난 시민들의 말이다. 31일 오후 4시 부산 북구 만덕3동 그린코아아파트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부산범시민연대가 주최한 '정형근에 의한 고문 피해자 증언대회'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이처럼 다양했다.
이날 증언대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와 공동으로 열렸으며, 추운 날씨 속에서 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증언대회를 지켜보기도 했으며, 지나던 버스에 탄 승객들도 고개를 내밀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주최측은 '반통일 정치인' '간첩 제조기' '고문 기술자' '북구 국회의원 부끄럽다' '고문한 사람이 가야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입니다'라고 적힌 펼침막과 피켓, 종이스티커를 갖고 거리로 나섰다.
또 증언대회 참석자들은 '국가공인 고문 기술자 낙인증'이라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거기에는 "당신을 수많은 고문 수사의 총책으로 낙인찍겠습니다"라 되어 있었으며, '주특기'로 '잠 안재우기' '자로 성기 고문' '멀쩡한 사람 간첩 만들기' 등을 써놓았다.
이날 증언대회와 관련해 서상권 부산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정형근이 양심이 있다면 사죄하고 국회의원에서 물러나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그때는 시대가 그랬다고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때 인권 침해 사례를 모으고 있으며, 정형근 의원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공직 사퇴를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반인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운동을 벌일 것"이라 말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심진구씨 "고문했던 사람 5명 더 몽타주 만들 것"
고문피해자인 심진구씨는 30여분 동안 피해사실을 증언했다. 심씨의 증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86년 11월 분신자살한 고 박영진 열사 장례준비를 하던 도중 거리에서 안기부 직원들에 의해 끌려갔다. 영장도 없이 안기부에 끌려갔으며, 팬티까지 벗겨진 채 고문을 당했다.
안기부 지하실에 있을 당시 10명 안팎으로부터 고문을 받았다. 그들의 몽타주를 그리는 중이다. 오늘 5명의 얼굴을 그려왔으며, 나머지 5명에 대한 몽타주도 그릴 것이다.
당시 안기부 직원들은 이름을 쓰지 않고 일반 회사처럼 직책을 썼는데, 상무와 전무, 대리 등으로 불렀다.
고문 당시에는 정형근인 줄 몰랐다. 고문할 때 그는 담뱃대를 물고 있었는데 평소 담배를 피웠기에 담배를 많이 피우고 싶었고, 그래서 그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1992년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중 '중부지역당 사건' 보도를 접했는데, 발표자 이름이 정형근 실장이었다. 그때 바로 나를 고문한 사람이 정형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정형근이 어디에 사는 지를 모르고 있었는데,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나온 사실을 알고, 그의 집이 이곳 부산 북구라는 사실을 알았다. 국회에 저런 사람이 들어가는 걸 볼 때 아직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가 멀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형근 의원 모형 만들어 '역사 쓰레기통'에 넣어
▲ 심진구씨가 정형근 의원 인형을 '역사의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심씨의 증언이 끝나자 정형근 의원의 모형을 만들어 '역사 쓰레기통'에 넣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심씨는 정형근 의원의 모형을 쓰레기통에 넣으면서 "이런 사람은 쓰레기통에 들어가더라도 바로 들어가면 안되고 거꾸로 들어가야 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가서 다시 새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일갈했다.
이후 부산대 노래패 '댓바람'의 공연에 이어졌고, 2km 가량 떨어져 있는 정형근 의원 사무실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부산범시민연대는 정형근 의원 사무실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뒤 헤어졌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반인륜적 범죄인 고문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정형근은 이제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받을 때가 왔다"면서 "반드시 국회의원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그를 감옥으로 보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부산범시민연대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함께 이날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수구청산을 위한 촛불집회'를 연다. 부산범시민연대는 1월 20일 정형근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정형근 퇴출 선포식'을 가진 바 있으며, 27일 부산 북구 일대에 정형근 의원의 고문 주장이 담긴 유인물 1만장을 뿌렸다.
시민들 다양한 반응
▲ 어린이들이 심진구씨가 고문가해자들을 그린 몽타쥬를 보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증언대회를 지켜본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70살 된 한 노인은 "이제 와서 저런 거 밝혀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다 지나간 옛날 이야기 아니냐. 이제부터는 새로운 햇살을 보도록 해야지. 저런 게 국가에 도움이 안돼"라고 말했다.
도로 건너편에서 증언대회를 지켜보고 있던 정기웅(62)씨는 "저게 사실이라면 국회의원 되었겠냐. 선거 때만 되면 들고 나오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증언대회 앞을 지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날 행사에 대해 '우리는 잘 모른다'거나 '관심없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김아무개(28. 북구 화명동)씨는 "주민들 중 안기부가 뭘 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정형근 의원을 옹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미연씨는 "국회의원 선거 때 조금씩 나오기는 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형근 의원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소개한 박아무개(57)씨는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를 국회의원으로 인정 안한다. 안기부 재직하면서 얻은 정보를 국회의원 하면서 써먹고 있지 않느냐. 폭로 전문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형근 의원측, 선거법 위반 여부 문의
한편 정형근 의원측은 부산범시민연대의 '퇴출 운동'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북구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유인물이 지역에 뿌려진 다음날인 28일 아침 정형근 의원 사무실에서 문의전화가 왔다"면서 "선거법 저촉 여부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인물 배포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산시선관위와 중앙선관위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면서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고문-용공조작 책임자 정형근을 감옥으로
국보법폐지국민연대와 부산범시민연대의 성명서
우리 국민들은 고문이라고 하면 몸서리칠 정도의 공포를 느낀다. 불과 몇 년전까지 국민 중 누구라도 독재정권의 눈 밖에 나면 법도 절차도 없이 안기부, 공안분실로 끌려갔다. 끌려가면 인생은 끝이다. 지하 고문실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고문을 받아 멀쩡한 사람도 간첩이 되고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민주의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고문을 행했던 자들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근안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 제1차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대공수사의 총책임자가 누군지는 알고 있다. 그 자가 바로 현역 국회의원 정형근이다.
정형근에게 직접 고문 피해를 받은 피해자들의 고발장이 공개되고, 심진구 양홍관 서경원씨는 직접 기자회견까지 하며 고문받은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형근은 과거의 잘못을 백배사죄하고 스스로 법의 심판을 받는 길을 택하기는커녕 국민의 대표자리인 국회의원 자리에 앉아 적반하장으로 고문 피해자들을 맞고소까지 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각종 폭로와 색깔론, 구태정치를 일삼는 대표 수구정치인 정형근이 고문을 직접 자행한 사실까지 폭로됨에도 사죄는커녕 피해자를 맞고소까지 하는 작금의 사태는 하늘이 울고 땅이 통곡할 일이다.
반인륜적 범죄인 고문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정형근은 이제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받을 때가 왔다. 반드시 국회의원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그를 감옥으로 보낼 것을 결의한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국가보안법 폐지 부산범시민연대
2005/01/31 오후 6:0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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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