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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조선,중앙,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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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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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언론감시
2004년 10월 01일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박강성주
◎ 조선일보 ◎
1〈국보법 개폐〉
朴대표 ꡒ모든 수단 동원, 國保法폐지 막겠다ꡓ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30일 ꡒ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한다면 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ꡓ며 ꡒ정부 여당이 국보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않기 바란다ꡓ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당 상임운영위에서 ꡒ한나라당이 국보법 중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고 여당이 개정의 장에 들어오게 하자는 생각 때문이었다ꡓ며 이같이 말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ꡒ만일 열린우리당과 이 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면 야당은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ꡓ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추석 민심을 파악한 결과 적어도 국가보안법, 수도 이전, 과거사 청산 등 현안에 대한 민심은 한나라당 편이라고 보고 대여 강경 투쟁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다. ꡒ제발 좀 싸우지 마라ꡓ ꡒ야당이 왜 제대로 싸우지 못하느냐ꡓ는 여론이 엇비슷하지만 현안 문제만큼은 ꡒ먹고살기도 힘든데 지금 그런 것 할 때냐ꡓ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ꡒ만일 여당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에서 정치공세로 일관할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ꡓ고 말했다.
(김민철기자 [ mckim.chosun.com])[조선일보 2004-09-30 18:37]
2〈국보법 개폐〉
國保法․과거사․수도이전 ꡐ3대戰線ꡑ
관제데모․親日규명법등 대형쟁점 행자委 몰려
연기금 관리․공정거래법 개정도 與野 격돌 예고
[조선일보 김창균 기자] 오는 4일부터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진상규명, 행정수도 이전 등 3대 핵심 쟁점이 여야 간 주 전선(戰線)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나 16개 상임위별로는 다양한 쟁점이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운영위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가 핵심 쟁점이다. 열린우리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종 연․기금의 주식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회기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부실관리 실태를 부각시키며 맞선다는 입장이다.
◆법제사법위
국보법 개폐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의 인권침해 사례 등을 파헤치며 폐지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전략인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 폐지 때 예상되는 안보상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반박한다는 계획이다. ꡐ공직부패수사처ꡑ 신설 및 기소권 부여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정무위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 출자총액제한과 계좌추적권 재도입, 재벌금융사 의결권 제한, 신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제 도입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전망된다. 이미 여야는 9월 상임위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한 차례 줄다리기를 벌인 바 있다.
◆재정경제위
현재의 경제 상황을 일시적인 침체현상으로 보는 여당과 위기국면으로 보는 야당 간 인식차가 그 자체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위기가 정부 여당의 ꡐ좌파적 정책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공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와 여당은 공세적인 반박에 나설 전망이다.
◆통일외교통상위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용산기지 이전, 탈북자, 북한 인권문제, 북핵 6자회담 등 다양한 쟁점이 있다. 한나라당은 북한 인권 및 탈북자 문제를 놓고 청문회 개최 등의 공세를 준비 중이나, 열린우리당은 남북관계 및 6자회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북한 양강도 폭발 논란, 북한 미사일 발사준비, 독가스 원료인 시안화나트륨의 대북 수출문제 등 최근 현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국방위
한․미동맹과 협력적 자주국방의 구체적인 방안, 올 연말로 종료될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 처리 문제 등이 쟁점이다.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인 한국형 헬기(KMH) 사업의 타당성 여부,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수도권 안보공백 해소 대책 등도 거론될 전망이다.
◆행정자치위
행정수도 이전문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서울시의 ꡐ관제데모ꡑ 논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 등 대형 쟁점들이 몰려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 상대로 ꡐ관제데모ꡑ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할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수도 이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집중 부각시키며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당은 법안소위에서 합의가 안 될 경우 10월 중 표결처리도 불사한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경제 살리기에 치중, 11월 중에 처리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위
사립학교법 개정과 고교등급제가 쟁점이다. 여당은 재단 이사회의 전횡을 막기 위해 학교장이 교원인사위원회의 제청을 받아 교직원을 임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 필요성을 부각시킬 예정인 데 반해, 한나라당은 현행처럼 이사회에 교직원 임면권을 주는 대신 임면 절차를 투명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
1980년대와 2000년에 각각 이뤄진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 분리 실험으로 인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문제 등 외교 안보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정부가 초기 대응을 잘못해 국제사회에 의혹만 불러일으키고 불신만 키운 점을 지적하며 정확한 진상 파악과 향후 대책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문화관광위
정권에 비판적인 신문들이 주도하고 있는 신문시장 개편 문제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신문사 사주의 소유지분 제한과 주요 중앙 일간지의 시장점유율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신문법 제정의 당위성을 집중 부각시킬 전략인 반면, 한나라당은 소유지분 제한은 위헌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KBS의 공영성 확보 등 ꡐ방송개혁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선다는 전략이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민영방송 재허가 심사문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농림해양수산위
세계무역기구(WTO)의 쌀시장 추가 개방 협상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쌀 관세화 유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협상 상대국의 요구 조건이 과도할 경우 관세화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정부의 협상전략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위
유가 폭등에 따른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대책이 공통쟁점이 될 전망이다.
◆보건복지위
국민연금 개선안과 관련, 한나라당은 현행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며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열린우리당은 기초연금제는 장기과제로 삼아 추후 논의하고 일단 현재의 연금제도 개선안을 먼저 논의하자는 논리로 맞설 계획이다.
◆건설교통위
수도 이전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수도 이전의 타당성 및 효과를 놓고 여야 간 논리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여야 간 공방은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의거해 편성한 행정수도 설계 공모비 등 내년도 행정수도 관련 예산 심사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정보위
국보법 개폐문제와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 그리고 양강도 폭발사고설과 관련한 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야당은 국보법 폐지시 대공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를 집중 추궁하고 국정원의 과거사 진상규명 추진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제기한다는 전략인 반면, 여당은 국정원의 과거사 규명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엄호에 나설 예정이다.
(김창균기자 [ ck-kim.chosun.com])[조선일보 2004-09-30 18:49]
◎ 중앙일보 ◎
3〈국보법 개폐〉
북 한민전 "南측 황장엽 이용 말라"
북한의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은 남한 당국이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반북대결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 한민전 홈페이지 구국전선에 따르면 한민전 대변인은 지난 29일자 논평에서 "얼마 전 황장엽이 토론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민심에 칼질하는 망발을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민전은 북한이 남한내 자생적 조직이라고 주장하는 대남 통일전선기구다.
이 논평은 "황 역적(황장엽)이 친미보수세력의 보안법 폐지반대에 쌍수를 치며 넋두리를 늘어놓은 것은 민의와 대세의 흐름도 분간 못한 망언이며 북의 체제를 모독한 것은 반통일행위"라면서 "문제는 현 (남한) 당국자들이 남북 화해와 협력을 떠들면서도 한쪽으로는 황 역적을 반북대결에 써 먹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씨는 지난 23일 '국가보안법과 한반도 안보 토론회'에서 "종잇장에 불과한 보안법을 논의해서 뭘 하느냐"고 주장하고 "우리 사회에서 급선무는 친북반미 세력의 성장을 막고 민주주의와 법질서를 강화하며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기사 입력시간 : 2004.09.30 10:46
4〈국보법 개폐〉
박대표 "국보법 폐지강행땐 모든 수단 동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30일 "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국보법 폐지란 오판을 하지 않기를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국보법과 관련, 문제되는 점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고 여당이 개정의 장에 들어오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그런데도 여당이 굳이 폐지하겠다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국보법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대여(對與) '국민청원운동' 추진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이 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야당은 정치적 약자여서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기사 입력시간 : 2004.09.30 10:03
◎ 동아일보 ◎
5〈국보법 개폐〉
ꡐ수도이전등 국민청원ꡑ 與野 공방
[동아일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민청원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개폐와 수도이전 문제 등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국민청원 추진을 통해 저지에 나서겠다는 강경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를 구태의연한 선전선동이라고 비판하면서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에 나설 경우 역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 ꡒ국보법 폐지도 국민과 함께ꡓ▼
한나라당은 지난달 29일 국민청원 추진을 시사한 데 이어 30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 투쟁을 선포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30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ꡒ이 정권은 앞으로 3년밖에 남지 않았고 국민 지지율도 20%대에 불과하다ꡓ며 ꡒ여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ꡐ정치적 약자ꡑ인 야당은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ꡓ고 목청을 높였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ꡒ한나라당은 국보법과 관련해 문제점에 대해선 마음을 열고 논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여당이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ꡓ며 ꡒ그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ꡓ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이 국민청원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을 정치적으로 최대한 활용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 그러나 언제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최종적으로 여론 동향과 여권의 대응을 보며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ꡒ여고 야고 정쟁은 그만 집어치우고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 국민여론인 만큼 무턱대고 장외투쟁으로 내달을 수만은 없는 실정ꡓ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동아일보 2004-10-01 00:11]
6〈국보법 개폐〉
▼열린우리 ꡒ할테면 해 봐라ꡓ 맞불 자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국민청원 주장에 대해 ꡒ대국민 선동에만 골몰하는 무책임 정치의 전형ꡓ이라며 ꡐ할 테면 해 봐라ꡑ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이 같은 행태를 보일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기보다 민생과 경제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민병두(閔丙두) 기획위원장은 30일 ꡒ국가보안법 및 수도 이전과 관련해 청원 운운하는 것은 냉전시대의 낡은 이념논쟁을 통해 전면전을 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국민들을 세대결의 장으로 동원하려는 것ꡓ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任鍾晳) 대변인도 이날 ꡒ야당이 주요 현안에 대해 자체적인 당론과 대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골몰하고 있다ꡓ면서 ꡒ야당이 국회의 입법절차를 존중하지 않고 ꡐ여당이 망가져야 야당이 산다ꡑ는 식의 착각을 하고 있다ꡓ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국민청원 주장이 자칫 장외투쟁으로 이어질 경우 여론몰이에서 밀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이 강공드라이브에 나설 경우 맞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지만 뾰족한 대응카드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7〈국보법 개폐〉
[노무현정부 ꡐ국정실험ꡑ]ꡒ혁신, 혁신 하지만 비전 뭔지…ꡓ
[동아일보]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ꡐ국정실험ꡑ이 1년 반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로 대변되는 공직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욕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공무원은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정부과천청사에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최근 사석에서 ꡒ분권형 국정운영, 정부혁신 등 말은 좋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모르겠다. 한마디로 헷갈린다ꡓ고 토로했다. 공직사회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은 워낙 보수적인 분위기 탓도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기존 권력질서의 해체에만 몰두하면서 새로운 질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거대담론만 무성
ꡐ분권 혁신 참여 자율 평등….ꡑ 노무현 정부 핵심인사들이 강조하는 키워드들이다.
그중에서도 분권과 정부혁신은 노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온 개혁의 수단이자 목표. 골자는 △ꡐ제왕적 대통령제ꡑ의 폐해를 극복해 권력기관을 사유화하지 않고 △공직사회에 민간기업 못지않은 경쟁체제를 도입하며 △공직사회를 감시, 견인하기 위한 외부 전문가나 시민의 국정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ꡒ정부 부처별 혁신담당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해 자율적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ꡓ며 정책평가 내실화, 성과주의 인사시스템 구축, 회의운영방식 개선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상당수 공무원들은 여전히 분권과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을 머릿속에 담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한 정부부처 과장은 ꡒ담론은 거대한데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 위에서는 알아서들 잘 해주길 바라는 것 같은데 밑에서는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ꡓ고 말했다.
일부 부처에선 ꡐ혁신 지상주의ꡑ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경제 부처 공무원은 ꡒ혁신담당관실에서 1주일에 한번씩 숙제를 내준다. 최근에는 두툼한 영어 원서를 주며 독후감을 내라고 했다. 숙제를 하느라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였다ꡓ고 토로했다.
연세대 나태준(羅泰俊․행정학) 교수는 ꡒ정부혁신, 정책에 대한 엄밀한 평가, 분권은 세계적인 화두로 방향은 맞다. 그런데 혁신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무조건 새로운 것만 도입하려는 경향이 있다ꡓ고 지적했다.
▽옥상옥 국정운영
노 대통령은 이해찬(李海瓚) 총리에게 일상적 국정운영을 위임하고, ꡐ분야별 책임장관제(팀제)ꡑ를 도입했다. 또 12개 국정과제위원회로 하여금 장기적인 국가전략과제를 정립토록 하고 있다.
실제 분권형 국정운영시스템 도입 이후 청와대와 총리실의 정보 공유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업무 영역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총리 비서실의 한 간부는 ꡒ현재로선 감(感)에 의해 일을 나누고 있다ꡓ고 말했다.
책임장관제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정부 일각에선 ꡒ전문성과 판단력이 필요한 정책 입안과 수립은 실무진이, 결정은 장차관이 전담하는 게 옳다ꡓ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처간 조율 기능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로도 충분한데 공연히 옥상옥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
ꡐ민간기업처럼 최고경영자(CEO․장관)에게 자율권을 준다ꡑ고 하면서도 ꡐ책임장관→총괄총리→대통령으로 이어지는 3중 통제 조정기구ꡑ를 두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 들어 위상이 강화된 각종 위원회 등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교육혁신위원회의 경우 학생들의 학력은 물론 평소 생활태도 등 모든 정보를 담은 ꡐ교육이력철ꡑ을 만들어 이를 대학입시의 중요한 평가 수단으로 삼겠다는 내용의 대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으나 현실성이 떨어져 백지화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ꡒ과거처럼 담당 부처에 의해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다. 전문가나 이익집단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국정의 ꡐ큰 그림ꡑ을 그려나가야 한다. 그러나 위원회의 각종 아이디어는 철저하게 현실에 근거해야 한다ꡓ고 말했다.
▽사령탑 부재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한 간부는 ꡒ장차관 회의를 들어가도 꼭 좌담회하는 분위기다. 회의가 끝나도 그날 논의된 정책현안이 결정이 난 것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하다. 장관들도 과거와 달리 자신이 최고정책결정권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ꡓ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각 권력기관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실세를 향한 권력의 집중을 막고 부패의 고리를 차단하겠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국정운영이 중구난방(衆口難防)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분권형 자율적 국정운영시스템이 도입됐지만, 공직 사회가 오히려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도 감지된다.
여권 내에서도 특정 현안에 대해 한창 논란이 벌어지다 노 대통령이 ꡒ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ꡓ고 한마디 하면 상황이 종료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교통정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총리의 한 측근은 ꡒ과거의 잣대나 가치관으로만 보면 현 정부의 국정시스템 변화를 이해할 수 없을 것ꡓ이라고 말했다. 그는 ꡒ국정운영시스템이 정비되는 과정이다. 연말쯤 되면 청와대와 총리실의 업무분담이 분명해지고, 국정 방향도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ꡓ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국대 이성복 교수(행정학)는 ꡒ분권형으로 국정을 운영하더라도 권력의 중심은 있어야 한다. 현 정부는 사령탑이 없다ꡓ고 지적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수도 ꡒ권력의 중심은 대통령이다. 결국 최종 책임은 대통령이 지는 것이다ꡓ고 강조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동아일보 2004-10-01 00:11]
8〈국보법 개폐〉
盧, 국보법 폐지발언 이후 20일넘게 정치현안 입다물어
[동아일보] 노무현 대통령이 9월 5일 MBC TV와의 특별대담에서 ꡒ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대신 형법을 보완하자ꡓ는 입장을 표명한 이후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방문, 추석 연휴에 이어 보름여 만인 30일 오전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를 주재했으나, 이날도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 상원에서 북한 인권법안이 통과돼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간단한 분석 보고만 있었을 뿐 토론은 벌어지지 않았다.
당장 4일부터 23일까지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열려 여야간 격돌이 예상되지만, 노 대통령은 1일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4～12일에 인도 베트남 국빈방문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또다시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는 것은 하반기로 몰려 있는 잇따른 해외 순방이 1차적인 요인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시기를 이해찬 총리와 책임장관들을 중심으로 한 분권형 국정운영 시스템을 시험가동하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ꡐ국보법 폐지ꡑ 발언이 원로들의 시국선언을 초래하는 등 예상보다 큰 역풍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국내정치 현안에서 거리를 두는 것이 득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ꡒ노 대통령이 과거사 규명 문제나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 등에 대해선 큰 가닥이 잡혔다고 보는 것 같다ꡓ며 ꡒ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 할 사안인 만큼 새롭게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본다ꡓ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 역시 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에는 전환점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긴 침묵을 깨뜨릴 첫 시점은 25일의 국회 시정연설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ꡒ총리 중심 국정운영 방침에 따라 이 총리가 시정연설을 대신 할 수도 있다ꡓ고 말해 침묵의 시간은 의외로 길어질지 모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동아일보 2004-10-01 00:11]
9〈국보법 개폐〉
[여론마당/민병돈]국군의 희생으로 지켜온 이땅에…
[동아일보] 국군의 날이다. 경사스럽고 기뻐야 할 이날에 착잡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국가 원로들의 시국선언과 거리 시위에서의 ꡐ자유민주주의 수호ꡑ니, ꡐ국가보안법 철폐 결사반대ꡑ니 하는 절규가 우리의 귓전을 때린다. 50여년 전의 해방공간으로 돌아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때는 소련 ꡐ붉은 군대ꡑ 점령하의 북한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군 점령하의 남한에서도 좌익(공산주의자)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었다.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우리 눈앞에 ꡐ정치동물ꡑ 좌익이 새빨간 글씨로 신문지에 써 붙인 벽보의 슬로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다. ꡐ같이 먹고 같이 살자ꡑ, ꡐ무상몰수 무상분배ꡑ 등….
그때 우리의 시대정신은 ꡐ건국ꡑ이었다. 우리는 좌익의 극렬한 방해를 극복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국군도 탄생했다. 당시 각계각층에 침투한 공산당 프락치를 적발, 소탕하는 일은 힘겨운 싸움이었고 많은 희생이 따랐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6․25남침과 그 전후의 게릴라전 등은 신생 대한민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창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험도 없고 준비도 부족했던 우리 국군이 처절한 싸움 끝에 그래도 ꡐ국군의 사명ꡑ을 완수해 이 나라를 지켜냈다. 이 일을 해낸 ꡐ위대한 세대ꡑ들은 그 애국심과 열정으로 조국 근대화와 ꡐ한강의 기적ꡑ을 이루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난날 힘겹기는 했지만 보람 있었다고 자부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다시 이 나라의 안보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역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여름 우리는 연이어 충격을 받았다. ꡐ주적(主敵)개념의 실종ꡑ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중책을 맡고 있는 이종석씨가 현역 장성들 앞에서 강의하던 중 ꡒ전선의 장병들이 적개심을 가지고 대치하는 것보다 조국에 대한 애정으로 무장하는 쪽이 오히려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ꡓ고 말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또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ꡐ북한 남파간첩 내지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의 결과적 민주화운동 유공ꡑ 운운하는 망발이 있었고, 공영 KBS TV에서 북한 공산당(조선노동당)의 ꡐ적기가ꡑ가 배경음악으로 울려 퍼진 것을 듣게 되더니 최근에는 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는 이 나라 대통령의 말을 듣기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아둔한 사람의 머리로도 4월 박정성 해군소장이 끝내 중장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제대해야만 했던 사정을 짐작할 만하다. 그는 1999년 6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우리 영해에서 북한 해군 경비정의 도발로 시작된 ꡐ연평해전ꡑ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둔 서해함대의 사령관이었다. 그런 해군제독에 대한 보답이 겨우 ꡐ조용한 제대ꡑ라니….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에 사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5․16 직전 ꡐ혼돈의 시대ꡑ보다 더한 상황이란 말도 들린다. 군에 지워진 국가안보라는 ꡐ현실의 짐ꡑ이 제56회 국군의 날을 맞는 기쁨을 압도해 착잡하다.
민병돈 전 육군사관학교장 [동아일보 2004-10-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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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