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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조선,중앙,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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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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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언론감시
2004년 9월 30일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박강성주
◎ 조선일보 ◎
1〈국보법 개폐〉
與 의원모임 保革스펙트럼
진보-새로운 모색, 중도-의정연, 실용-안개모
[조선일보 안용균 기자] ꡐ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ꡑ ꡐ새로운 모색ꡑ ꡐ바른정치모임ꡑ ꡐ신의정연구센터(의정연)ꡑ ꡐ일토삼목회ꡑ ꡐ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ꡑ….
집권 과반 여당인 열린우리당 내에서 활동 중이거나 곧 출범할 의원 모임들이다. 과거의 의원 모임이 특정 정치 리더를 중심으로 세(勢)를 구축하는 양상이었던 데 비해, 이 모임들은 이념이나 정치적 목표가 비슷한 의원들의 연대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보안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이 비슷한 의원들이 끼리끼리 모이고, 그래서 여당 내부의 이념적 분화(分化)가 의원모임 중심으로 이뤄지는 양상이다.
당내 ꡐ진보 진영ꡑ을 대표하는 의원모임은, 2002년 대선 직전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를 표방했던 구(舊) 개혁당 출신들이 중심이 된 ꡐ참정연ꡑ과 80년대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ꡐ새로운 모색ꡑ을 꼽을 수 있다. 친노(親盧) 직계 386 의원들이 중심인 ꡐ의정연ꡑ은 이들보다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당권파들이 대거 포진한 ꡐ바른정치 모임ꡑ도 굳이 분류하자면 중도에 가깝다. 또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에 가까운 실용노선 모임들도 태동하고 있는데, 중앙․지방정부 근무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주축이 된 ꡐ일토삼목(一土三木)회ꡑ와 당내 국보법 폐지 움직임에 맞서 국보법 개정을 주장해온 인사들로 구성된 ꡐ안개모ꡑ 등이다. 4․15 총선 직후만 해도 진보 일색으로 보였던 여당 내 이념 스펙트럼이 서서히 ꡐ보혁(保革) 구도ꡑ로 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임들은 국보법 개폐나 친일․과거사 진상 규명, 언론 개혁 등 여권이 추진 중인 ꡐ진보 프로젝트ꡑ들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원웅(金元雄)․유시민(柳時敏) 의원이 주도하는 참정연, 송영길(宋永吉)․임종석(任鍾晳) 의원이 이끄는 ꡐ새로운 모색ꡑ은,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완전 폐지하고 보완을 하더라도 형법 개정 수준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정연은 노무현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대해 일관된 지지를 보내는 반면 ꡐ새로운 모색ꡑ은 이라크 파병, 분양원가 공개 문제 등에 대해 청와대보다 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ꡐ바른정치모임ꡑ과 ꡐ의정연ꡑ은 여권 내 두 실세 그룹의 모임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런 이유로 정책 현안에 대해 현실적인 입장을 취한다. 바른정치모임 창립 멤버는 현재 당권을 장악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신기남(辛基南) 전 당의장,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 정세균(丁世均) 국회 예결위원장, 이미경(李美卿) 문화관광위원장,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 등이다. 바른정치모임은 특정 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노선을 따로 입장 표명을 하기보다, 당론으로 현실화하는 과정에 반영시키고 있다. 이광재(李光宰)․서갑원(徐甲源)․이화영(李華榮) 의원 등 친노 직계 386의원들이 주도하는 ꡐ의정연ꡑ은 국보법 논란 같은 정치․사회적 현안에는 거리를 둔 채 경제문제에만 전념하고 있다.
10월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ꡐ일토삼목회ꡑ나 ꡐ안개모ꡑ는 여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실용 보수 성향이다. 매달 첫번째 토요일과 세번째 목요일에 모임을 갖기로 한 ꡐ일토삼목회ꡑ는 숫자상으로는 50명에 가까운 여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이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金振杓)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유인태(柳寅泰) 의원이 주도적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안개모는 유재건(柳在乾)․조성태(趙成台)․안영근(安泳根) 의원 등 당내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원래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장해 왔고 ꡒ아무리 훌륭한 개혁도 국민의 성원 없이는 전진이 어렵다ꡓ며 노무현 대통령이 보수층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용균기자 [ agon.chosun.com])[조선일보 2004-09-29 18:24]
2〈국보법 개폐〉
수도이전․國保法․과거史 규명 ꡒ국민청원운동 펼칠 수도ꡓ
한나라 金德龍대표
[조선일보 윤정호 기자]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29일 수도이전,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진상규명 등 3대 현안에 대해 ꡒ국민청원 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ꡓ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ꡒ국회에서 (현안에 대해) 최선을 다해 견제하겠지만, 그래도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면 단순히 국민투표나 서명운동 차원이 아니라 국민청원운동 같은 일종의 범국민적 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ꡓ이라고 말했다. 헌법 26조는 ꡐ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청원에 대해 심사할 의무를 지닌다ꡑ고 돼있다.
김 원내대표는 수도이전 관련 내년 예산 122억원에 대해 ꡒ국회 특위를 구성, 타당성이나 비용 등을 심의하겠다면 몰라도 특위도 구성하지 않으면서 예산만 내놓는다면 절대 심의할 수 없다ꡓ며 ꡒ날치기하면 그땐 정말 정권의 위기가 올 것ꡓ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민병두(閔丙？) 기획조정위원장은 ꡒ적절하지 않다ꡓ고 반대했다.
(윤정호기자 [ jhyoon.chosun.com])[조선일보 2004-09-29 18:28]
◎ 중앙일보 ◎
3〈국보법 개폐〉
월가 찾은 천정배 대표 "경제 악영향 없게 개혁"
[중앙일보 심상복]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 대표는 당이 추진 중인 개혁정책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경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대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팔레스호텔에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설명회에서 "열린우리당은 경제 활성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개혁 성향의 정책도 이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경제 선진화를 이루려면 정치.사회 등 비경제적인 분야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형성된 폐단을 바로잡는 게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경제분야에서 시장경제 원칙을 지켜나가되 다른 분야에서의 개혁적인 정책도 지속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 "이 법이 민주와 인권의 기본이 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기 때문에 개정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다만 야당과 충분히 대화하고 여론을 감안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문제에 대해 천 대표는 "시장개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개혁정책의) 속도와 범위는 조절할 수 있어도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분명히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전 뉴욕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정책을 좌파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며, 현 경제정책은 분명히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불안감이 있다면 해소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 동석한 홍재형 정책위원회 의장은 한국 경제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6월부터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볼 때 가계부채 위기가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는 동시에 배당소득세.이자소득세 인하 등의 정책을 펴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 설명회는 한국 정당으로선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신선했으나 월가의 관심은 별로 끌지 못했다. 참석자들도 한국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포함해 100여명에 불과했다. 열린우리당에서 천 대표와 홍 의장 외에 이종걸 수석부대표, 정의용 국제교류협력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주한 미상공회의소(암참)의 태미 오버비 수석부회장도 동행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simsb@joongang.co.kr [중앙일보 2004-09-29 21:16]
◎ 동아일보 ◎
4〈국보법 개폐〉
[ꡐ정국 해법ꡑ 與野대표에 듣는다]김학원 자민련 대표
[동아일보]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는 24일 ꡒ우리나라의 정당은 보혁구도로 정계개편이 돼야 한다. 2007년 대선 전까지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겠다ꡓ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ꡒ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주축으로 하는 정통 보수세력은 그분들끼리, 사회주의 이념에 찬동하는 사람들은 그쪽으로 헤쳐 모여야 한다ꡓ면서 ꡒ이제는 이념과 정책을 내걸고 국민에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ꡓ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의 합당 가능성은 있나.
ꡒ(이념적으로) 잡탕이 된 지금의 한나라당과는 합당이 불가능하다. 한나라당내에도 좌경화 돼 있는 의원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탈당해 좌경화 단체로 간 뒤 당이 정제되면 한나라당을 비롯해 재야의 보수단체들과 보수대연합을 만드는 데 협력할 것이다.ꡓ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가.
ꡒ왜 우리가 먼저 무장해제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폐지는 곧 백기를 들고 북한의 적화통일에 동조해 주는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번에 국보법 폐지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결단의 문제라고 발언했는데 이는 법치를 무시한 초법적인 발언으로 전제주의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 아주 위험한 사고방식이다.ꡓ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이 일부 개혁입법에 대해 3당 공조를 하고 있다.
ꡒ3당이 개혁이라는 용어를 오남용하는 것 같다. 개혁은 국민이 원하는 내용에 대해 본질적인 제도나 체제는 훼손하지 않고 시대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개선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3당은 이념적으로 완전히 다른 체제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면서 개혁이란 용어를 잘못 쓰고 있다.ꡓ
―열린우리당과 서울시가 맞붙고 정치권은 여전히 수도 이전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ꡒ국회에서 수도 이전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킴으로써 국민적 합의가 간접적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이제는 집행만 남았다. 우왕좌왕해서 부작용을 만들지 않고 빨리 실천해야 한다. 다만 입법부와 사법부의 이전은 심각한 고려 후에 해야 한다.ꡓ
―여권이 과거사 진상규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ꡒ취지는 좋다. 그러나 대전제는 진상규명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네 편, 내 편 갈라서서 과거사를 뒤지는 형국이다. 정치적 목적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ꡓ
―당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데 재건 계획은….
ꡒ내부적으로 시대에 뒤떨어지는 당 운영을 해 왔고 개혁성이 너무 모자랐다. 대내적으로 체제 정비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젊고 역동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여 외연을 확대할 것이다.ꡓ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동아일보 2004-09-25 21:31]
5〈국보법 개폐〉
[최규철칼럼]지금이 우파의 위기다
[동아일보] 어차피 지금 좌파 우파로 갈라진 한국사회에서 요즘 잘나가는 쪽은 우파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현상이다. 주말마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대부분 우파 단체 주도의 행사다. ꡐ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ꡑ는 앞으로 전국 순회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을 ꡐ좌파 정권ꡑ의 등장이라고 낙담하면서 코가 빠졌던 우파가 겨우 힘을 차린 것일까. ꡐ꼴통 보수ꡑ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이들이 하나둘씩 힘을 붙여 가는 연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이 큰 흐름을 갈라 버린 것 같다. 국보법 폐지보다는 개정 쪽의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1500여명 사회 원로들의 폐지 반대 시국선언이 발표된 이후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힘의 추가 ꡐ우향우ꡑ로 기울었다.
▼보수세력 결속한 까닭은▼
집권세력이 곧잘 쓰는 말이 ꡐ시대가 바뀌었다ꡑ는 것이다. 국보법 폐지도 시대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6․25전쟁의 복잡한 상흔을 가볍게 보는 실수를 범했다. 단칼에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전쟁을 일으킨 북한 앞에서 스스로 무장해제하자는 것으로밖에 어찌 달리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원로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부르짖고 나선 이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시국을 불안하다고 한 것도 이런 심리가 반영된 것 아닌가. 엊그제 9․28수복을 맞아 54년 전 중앙청에 휘날리던 태극기를 보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던 원로들에게 지금 눈앞의 현실은 참담했을 것이다. 누가 이들의 침묵을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집권세력에서는 ꡐ우리가 민주화운동 할 때 탄압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자유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ꡑ고 하지만 그것은 초점을 흐리는 ꡐ물타기ꡑ 전술이다. 여기서 되물어 보자. 6․25전쟁 때 자유민주주의 말고 무엇을 지키겠다고 피를 흘렸단 말인가. 그들이 무너졌다면 지금의 체제 또한 살아남았겠는가. ꡐ민주화 공로ꡑ를 굳이 내세우고 싶다면 별도 논쟁의 장을 벌여라. 그래서 경우에 따라 면박을 줄 수도 있겠지만 여태껏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을 싸잡아 그렇게 뭉갤 수는 없는 법이다. ꡐ시대가 변했다ꡑ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분명히 있다. 이러고 보니 과거사 규명작업을 하겠다는 집권세력의 고착된 사시(斜視)를 읽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우파가 나름대로 힘을 모으게 된 데는 아이로니컬하게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도움도 컸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다. 힘 좀 얻었다 해서 우파는 지금처럼 가서는 안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ꡐ자기 것ꡑ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 정권을 ꡐ친북 좌경ꡑ으로 몰아가면서 여론의 지지를 얻는 듯하지만 막상 민심을 이끌어 내고 결속을 다지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규탄하고 외쳐 대는 것만으로는 민심을 붙잡을 수 없다. 함성이 사라지면 다시 코 빠진 모습을 할 건가. 당장은 공감하는 규탄도 되풀이만 하다가는 어느 순간 면역이 생겨 시큰둥해지는 것이 민심이다. 결국 이러한 역할은 우파로 대변되는 보수세력을 안고 있는 한나라당의 몫이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오랜만에 30%를 넘었다고 하지만 집권세력에 대한 상대적 실망감이 옮겨 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조석으로 변하는 것이 민심이다. 더욱이 우리 사회처럼 여론 지지도의 등락폭이 극심한 곳에서 지금 우파의 목소리에 힘입어 지지도가 좀 늘었다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ꡐ우파약진ꡑ 언제까지 갈까▼
그런데도 의욕상실증에 걸린 당내 기류는 잇단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ꡐ남의 불에 게 잡자ꡑ는 분위기다. 국보법에 대한 당론도 확고하지 못한 것 같고, 행정수도 이전에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민심을 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눈치를 보겠다는 것인지 스스로도 갈피를 잡지 못할 것이다. 언제까지 무기력증에 빠져 있을 것인가. 지금 같은 불안한 ꡐ우파약진ꡑ 현상이 오래가리라고 보는가. 집권세력이 줄곧 내세워 온 ꡐ민주화 공로ꡑ가 이제 약발이 떨어지듯 우파도 단선적인 반대만 고집하다가는 같은 길을 걷고 말 것이다. 나는 오히려 지금을 우파의 위기라고 본다.
최규철 논설주간 kihang@donga.com [동아일보 2004-09-29 21:16]
6〈국보법 개폐〉
[사설]ꡒ먹고살게 해 달라ꡓ
[동아일보]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은 ꡒ살려 달라. 먹고살게 해 달라ꡓ는 절박한 민심(民心)을 제대로 아는지, 진정으로 책임을 느끼는지 묻고 싶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추석 ꡒ모든 역량을 경제회복에 집중하겠다ꡓ고 다짐했다. 빈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치와 정책 역량을 집중했는데도 1년 뒤의 경제난(難)과 민생고(苦)가 이 지경이란 말인가.
올 추석 메시지에서 노 대통령은 ꡒ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경제회복에 힘쓰고 있다ꡓ고 했다. ꡒ희망을 갖자. 나아질 것이다ꡓ는 말도 거듭했다. 하지만 민족 대이동 중에 재확인된 민심의 주류는 ꡐ경제 다 죽게 놔 두고 도대체 무얼 하느냐. 제발 싸우지 말고 민생 살려 내라ꡑ였다. 국민이 보기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않은데 대통령은 ꡐ경제에 집중하고 있으니 나아질 것ꡑ이라고 하니 오히려 믿음도 희망도 갖기 어려운 게 아닌가.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ꡒ다음 추석엔 올해의 어려웠던 살림을 추억처럼 얘기할 수 있게 하겠다ꡓ고 했다. 정책은 우왕좌왕하는데 이런 막연한 희망가(歌)에 배부를 국민이 얼마나 될까.
대통령도, 여당도, 정책 책임자들도 제발 말만 앞세우지 말고, 남 탓만 하지도 말기 바란다. 근거 없이 ꡐ걱정 말라ꡑ고만 하면 경제를 가볍게 보는 정권이라는 의심이 커져 국민은 더 절망할 것이다. 자칫하면 1만달러 소득조차 무너질지 모르는 구조적 위기국면인데도 3만달러 선진국들과 비교해서 성장률이 높다고 숫자놀음 해 봐야 소용없다. 경제와 민생의 실상을 바로 보고 국력과 정권 역량을 모아야 한다. 능력이 모자라면 언행이 일치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실험은 할 만큼 했다. 성장잠재력 강화에 초점을 두지 않고는 일자리 늘리기도, 분배 개선도 안 된다. 기업하고 싶은 마음을 꺾고 경영권 위협까지 느끼게 하고서는 국제경쟁력 제고도, 투자 확대도 꿈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고 경제를 정치의 수단으로 삼으며 규제를 틀어쥐고 시장을 인위적으로 재단(裁斷)하려고 해서는 국내에 남은 부(富)조차 붙잡아 두기 힘들다. 수도 이전에, 과거사 청산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정권의 명운을 걸듯이 하면서 ꡐ경제 전념ꡑ을 양념처럼 말한다고 민생에 희망이 생기겠는가.
[동아일보 2004-09-2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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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