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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한겨레,경향,서울,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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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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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국정원, 공안사범 관리에 예산 해마다 7억 사용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노동관계법 등 위반 혐의로 구치소․교도소 등에 수용돼 있는 공안사범의 관리를 위해, 법무부에 연간 7억여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법무부가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낸 ꡐ교정국 특수활동비 내역ꡑ 등을 보면, 법무부는 2002년 4월 만들어진 ꡐ공안(관련)사범 수용관리 지침ꡑ에 따라 전국의 각 교도소와 구치소 등에 보안과장을 반장으로 전담반을 만들어 이들 공안사범의 동정을 매일 기록하도록 한 뒤 이를 모아 국정원에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이들 공안사범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억400만원을 법무부 교정국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올해도 공안사범 관리 지원예산으로 7억여원을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공안사범 관리전담반은 ꡐ교정관계 정보보고ꡑ라는 서식을 통해 입소․출소․선고․기소․항소 등 교정관련 정보는 물론, 감시 대상 공안사범의 동정과 건강 상태까지 빠짐없이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는 교도소장이나 구치소장이 전자우편이나 팩스를 통해 법무부에 보고해, 국정원에 전달하도록 돼 있다.
특히 공안사범이나 가족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위반 사실을 진정하거나 면담할 경우, 또는 인권위원회에서 수용자에게 처우 및 인권 관련 문의 편지가 올 때는 지체 없이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ꡒ공안사범 관리에 국가정보원 예산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ꡓ이라며 ꡒ그러나 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보안사항이라 밝힐 수 없고, 국정원을 통해 국회 정보위에만 비공개로 보고하고 있다ꡓ고 말했다.
9월20일 현재 내란․외환, 간첩죄 등을 제외한 ꡐ공안사범ꡑ은 국가보안법 위반자 28명을 비롯해 모두 187명이다.
허종식 김동훈 기자 jongs@hani.co.kr
대만, 냉전시대 낡은 법률 10여년전 ꡐ퇴장ꡑ
갈림길에 선 보안법
분단 상태인 대만은 우리의 ꡐ국가보안법ꡑ과 같은 굴레로 국민의 사상과 행위를 통제하기를 이미 10여년 전에 그만뒀다.
대륙과 교류 활발해지며 현실과 마찰
출입국 등 규정한 국가안전법으로 대체
"안보불안보다 건강사회 성장 디딤돌로"
◇뭐를 없앴나?=1991년 5월 장기 계엄통치의 근간을 이뤘던 두 법률인 ꡐ징치반란조례ꡑ와 ꡐ동원감란시기 검속비첩조례ꡑ를 폐지했다. 두 법은 장제스가 이끈 국민당 정권이 1949년 국-공 내전에서 패배해 대륙에서 밀려난 때부터 87년까지 38년 동안 일당 집권체제를 유지하던 계엄통치의 법적 기둥이었다. 동원감란시기란 반란으로 규정한 좌익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총동원 시기를 가리킨다.
징치반란조례엔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를 연상케 하는 조항도 있었다. ꡒ반란자의 지령을 받거나 반란자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ꡓ 방화하거나 파업 등을 선동하거나 치안을 교란하는 자(제4조 8․9․10항)를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감란시기 검속비첩조례(공비․간첩 숙청법)는 징치반란조례의 집행법으로서, 반란자임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자를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의 불고지죄와 같은 조항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두 법은 91년 모두 사라졌으며, 대만은 국가보안법과 같은 법률적 통제장치를 해체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안전법은 87년 계엄해제 직전 완화되고 96년 다시 개정돼, 이름은 국가보안법과 비슷하지만 내용은 ꡐ출입국 신청과 검사ꡑ 등을 규정하는 수준의 법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왜 그랬나?=대만은 8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대륙을 탈출해 대만으로 건너온 이들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금괴를 안겨주면서 대륙 탈출을 적극 장려했다. 80년대 중반 무렵엔 대륙 탈출자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홍콩 등 제3국을 거치는 간접무역도 날로 늘어갔다. 87년 계엄을 해제한 뒤엔 대륙에 대한 ꡐ불접촉․불교섭․불타협ꡑ을 규정한 3불 정책을 폐기하지 않았는데도 2년새 100만명이 대륙을 방문하는 등 인적 교류가 활발해졌다. 87년엔 대만 신문기자 2명이 대륙을 방문해 취재활동을 했다가 대만 당국에 체포당해, 현실과 맞지 않는 법 개정 여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과 중국은 탈대만․탈대륙자들 우대 조처를 폐지하고 국제관례 등에 따라 처벌하기로 하는 협정을 맺는다. 80년대 전반만 해도 대륙 탈출자들을 떠들썩하게 환영했지만, 91년엔 여객기를 납치해 대만 타이베이 중정공항에 내린 이들을 현장에서 체포해 수갑을 채워 붙잡을 만큼 정세는 완연히 바뀌었다.
세계의 탈냉전 정세 속에서 대륙과 대만의 인적․경제적 교류가 활발해지자, 계엄 시기의 탄압법들이 현실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 것이다.
◇논란 없었나?=1990년 봄 발생한 탈대륙인들의 납치 사건은 계엄시기 법률의 한계를 드러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만사회 적응에 실패한 탈대륙인인 ꡐ반공투사ꡑ 3명이 대만의 대기업 ꡐ에버그린ꡑ 사주의 장남을 납치했다가 곧바로 풀어준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곧바로 체포됐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한때는 대대적 환영을 받던 이들이었고 또 인질을 무사히 석방한 점 등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석방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계엄시기의 법률은 인질범은 무조건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했고, 결국 이들 3명도 공개 총살당하고 말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만에서 계엄시기의 낡은 법률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당시 현지에서 이를 지켜본 강효백 경희대 교수(국제법무대학원)는 ꡒ변화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법률들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ꡓ고 회고했다.
◇영향과 평가=이런 시대적 변화 속에서 계엄시기의 법률 폐지에 따른 국가안보 불안 우려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인권 신장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평가했다.
강 교수는 ꡒ계엄시기 법률 폐지로 대만이 ꡐ건강한 사회ꡑ로 발돋움하게 됐으며, 대륙과의 교류에 굴레도 없앴다ꡓ고 지적했다. 주한 타이베이대표부의 조의홍 공보담당관은 ꡒ계엄시기 법률 폐지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ꡓ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는 대만 정부엔 사형제 중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대만에선 이런 법률 폐지에 이어 헌법 개정을 통해 첫 총통 직접선거를 실시했으며, 국민당군이 대만인을 대량학살했던 47년의 대표적 인권탄압 사건인 ꡐ2․28사건ꡑ과 함께 장제스 정권이 통치기반 강화를 위해 자행했던 ꡐ50년대 백색테러ꡑ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및 손해배상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독일, 형법에 위헌적 조직활동 제한
ꡐ전투적 추구ꡑ 때만 엄격 적용
독일엔 통일되기 이전에도 국가보안법은 없었다.
형법에 우리의 국가보안법과 비슷한 조항들이 들어 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판사가 이 조항들을 적용할 때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자유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하며 국가의 행위도 이에 합치해야 한다고 주한 독일대사관은 밝혔다.
독일 형법은 84~86조에서 위헌적인 정당․조직의 구성에 관여하거나 그 선전문을 배포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 헌법인 기본법은 1949년 5월 제정 당시 위헌 정당 판정과 관련한 조항을 담았다. 연방헌법재판소가 단심으로 정당이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파괴하거나 독일연방공화국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는 경우 위헌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나치(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 정당이 재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바이마르공화국 헌법과 달리, 독일 기본법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하는 ꡐ민주주의의 적ꡑ에겐 관용을 베풀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이에 따라 1956년 독일공산당(KPD)에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그 이후 지금까지 위헌 정당 결정이 내려진 적은 없다. 68년엔 당 강령을 새로 채택한 독일공산당(DKP)이 결성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연방헌법재판소는 정당이 민주주의 철폐를 ꡐ주장하는ꡑ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으며, 적대적이고 전투적으로 이를 추구해야만 위헌일 수 있다고 결정했다. 통일 이후 동독 집권당의 후신인 민주사회당(PDS)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2001년 독일 정부가 극우 성향의 전국민주당(NPD)을 금지하기 위해 기소한 적이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그 당에 비밀요원을 침투시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원칙을 침해했기 때문에 수집된 증거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부 쪽 주장을 기각했다.
국가보안법의 이적표현물 제작․배포와 관련해, 독일이 히틀러의 저작 <나의 투쟁>에 대해 취한 조처는 매우 흥미롭다. 독일 바바리아주는 히틀러 저서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주정부는 형법이 아니라 이 저작권법에 바탕해 히틀러 책의 출판을 금지할 수 있고, 독일 국내와 국외에서 그 출판을 막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투쟁>은 독일에선 합법적으로 출판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저작권은 2015년(저자 사후 70년 되는 해)에 소멸된다.
독일 형법은 위헌적 조직의 선전수단 배포를 금지하고 있지만, 연방형사법원은 2차 대전 이전에 발간된 옛 저서들의 출판은 형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그 책들이 인쇄됐을 당시엔 독일 헌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새로운 출판자가 옛 저작에 자신의 발언을 덧붙여 발간하면 이는 헌법에 어긋나는 선전수단을 펴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태도다.
박상기 연세대 교수(한국형사정책학회 회장)는 ꡒ독일의 사례를 근거로 들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되 찬양․고무 등을 형법에다 넣자고 대체입법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닿지 않으며, 구체적이고 명백한 규정을 통해 적용하는 독일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ꡓ라고 지적했다. 이수범 기자
박근혜 대표 ꡒ국보법 폐지강행땐 모든 수단 동원ꡓ
국보법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0일 "여당이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 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국보법 폐지란 오판을 하지 않기를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국보법과 관련, 문제되는 점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고 여당이 개정의 장에 들어오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그런데도 여당이 굳이 폐지하겠다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국보법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대여 '국민청원운동' 추진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김덕룡 원내대표도 "이 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야당은 정치적 약자여서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부영 의장 ꡒ국보법 밀어붙이는 것 바람직 안해ꡓ
ꡒ북인권법 파장 매우 심각해ꡓ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30일 북한 인권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된 것과 관련, "남북관계나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굉장히 심각하게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멀지 않은 시기에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국 등에서 강요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의장은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저희들로서는 난감한 일"이라며 "인권법에 따른 예산이 미국 대선이후에 집행될 경우 남북관계와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북한의 인권을 함양시키는 것은 좋지만 남북간에 긴장이 고조되거나 지금보다 훨씬 나쁜 방향으로 첨예해질 경우 우리 경제 특히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남북관계 전반을 걱정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것이 꼭 지금이어야 하느냐는 고민을 하게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국가보안법 문제와 관련, "국보법 폐지는 6.25 이후 한 사회가 반세기만에 어떤 고비를 넘어가는 일인만큼 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따라서 집권당이 의석수가 많다고 해서 당론을 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민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수도 이전반대를 위한 `관제데모' 논란에 대해 이 의장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예산을 오남용하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전제한뒤 "이 시장은 먼저 신행정수도 건설법을 다수당으로 통과시켰던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세차단뒤 보안법폐지 등 역공
■ 각당 전략 점검
민생 추궁 '과거사' 입법은 불로킹
민노당 국감센터 구성
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오는 10월4일부터 22일까지 3주 동안 실시된다. 이번 국감은 경기침체에다 행정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개폐, 북한핵 문제 등 대형 쟁점들이 즐비하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국감에서 ꡐ집권당의 면모ꡑ를 보인다는 게 첫째 목표다. 피감기관 보호에 급급한 ꡐ방패국감ꡑ이 되지 않도록 짚을 것은 짚되, 폭로보다는 대안 제시에 주력하겠다는 ꡐ정책국감ꡑ 전략이다. 열린우리당은 야당의 무책임한 폭로나 국가적 정책사안에 대한 ꡐ물타기 시도ꡑ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ꡒ따질 것은 따지고 정책대안도 제시하겠지만 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는 적극 차단하겠다ꡓ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규명 등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는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제기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체제 훼손 △민생경제 파탄 △사회안전망 붕괴 △수도이전 졸속 추진 등을 이번 국감의 ꡐ4대 집중 분야ꡑ로 잡았다. 이 가운데 초점은 ꡐ경제․민생ꡑ이다. 박근혜 대표는 30일 상임운영위에서 ꡒ폭발 직전인 민심, 파탄지경인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당력을 집중할 것ꡓ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생과 경제 문제가 국감의 핵심 화두로 부각되면,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나 과거사 진상규명 등 ꡐ개혁과제ꡑ는 자연스레 덮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가계부채 증가와 신용불량자 급증,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실업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구상이다.
민주노동당은 원내 진입 뒤 처음인 이번 국감의 목표를 ꡐ참여․민생․정책 국감ꡑ으로 정하고, 천영세 의원단 대표를 책임자로 한 국감센터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에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여성민우회 등 4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20여가지 현안에 대한 워크숍을 열어 대안을 마련해 왔다.
허종식 정재권 임석규 기자 jjk@hani.co.kr
등돌린 추석민심은 대정부투쟁을 주문했나?
[현장]한나라당 상임운영위
박근혜 ꡒ국보법 폐지강행땐 총력 저항ꡓ
한가위 민심은 한나라당에 ꡐ강력한 대정부 투쟁ꡑ을 주문했는가?
추석 연휴에 각 지역구 현장을 누비고온 한나라당 지도부는 연휴 이후 첫 목소리로 ꡒ국가보안법 사수에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ꡓ며 대정부 투쟁방침을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0일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ꡒ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하면 야당은 국가체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ꡓ고 말했다.
박 대표는 ꡒ이 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국보법 폐지란 오판을 하지 않기를 경고한다ꡓ고 덧붙였다. 그는 또 ꡒ한나라당이 국보법과 관련, 문제되는 점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론분열을 막고 여당이 개정의 장에 들어오게 하자는 생각이었다ꡓ며 ꡒ그런데도 여당이 굳이 폐지하겠다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ꡓ고 국보법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국민청원운동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김덕룡 원내대표도 ꡒ이 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야당은 정치적 약자여서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ꡓ며 ꡒ의회 민주주의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싸우겠다ꡓ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는 박근혜․김덕룡 등 기존 참석자 외에 정형근․송영선․김을동․이성권․김희정 의원 등이 새로운 멤버로 참석했다. 한나라당 중앙위 의장에 선출된 정형근 의원은 복귀한 중앙당직 무대에서 특별한 발언이 없었다. 이날 상임운영위에서는 석연찮은 현금 굴비상자 로비에 연루된 안상수 인천시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방침에 대해 ꡒ전형적인 야당 탄압ꡓ이라는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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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한겨레> 정치부 류이근 기자가 메모 형태로 기록한 30일 오전 한나라당 상임운영위 발언록이다.
△박근혜 = 추석 때 어느 곳 가나 민생경제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국감․예산 심의를 두고 한나라당은 폭발 직전인 민심, 파탄지경을 살리는 데 당력 집중하겠다.
며칠전 보도를 보니, 화학무기 전용가능한 독가스 원료가 북한으로 유입됐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거다. 국가체제 수호와 안보, 파탄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한나라당은 국감과 예산심의에 당력 집중하겠다.
추석전 정부여당에 대해 보안법 입장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답이 없다. 한나라당은 보안법 관련해 문제에 대한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여당은 폐지 고집. 폐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
대화로 논의해보자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민생에 국론분열 말고, 빨리 개정의 장으로 들어오라는 것이였다.
정부 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하면 체제와 안보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 동원하겠다. 파생되는 문제점은 전적으로 여당의 책임이다. 여당은 절대 보안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경고를 분명히 한다.
△ 김덕룡 = 오늘 일제히 언론에서 여야 의원이 전하는 민심을 실었다. 여당의원들도 나름대로 정확히 ꡒ민생경제 살리라ꡓ는 추석 민심을 파악했을 것이다.
추석을 계기로 여당 정권이 바뀌길 바란다. 이런 민심을 과감히 청와대에 전달해라. 노대통령은 청와대 바로 앞에 있는 효자동 시장, 삼청동 공원에 나가봐라, 민심이 뭔지 알 수 있을 걸. 노대통령에게 민심현장 뛰어들라고 권고하고 싶다.
계속 국민의 뜻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야당은 정치적 약자이니까, 국민과 함께 의회민주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저항하는 투쟁방식을 강구하겠다.
△ 이한구 = 북한인권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대량 탈북사태 곧 열린다. 정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탈북자 처리 문제와 예산 문제 준비해야 한다.
유가 50달러 육박하는 고유가 지속되어, 서민가계와 산업기반 타격이다. 세금을 낮춰야 하는데 정부 여당의 반대로 안되고 있다. 특소세, 교통세 관세 인하, 석유수입 부담금 인하에 전향적 자세를 보여라.
중국과의 핵심기술 격차 2년으로 줄어, 매우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규제와 세금이 많고, 반기업 정서 심각해 뒤집히는 거 시간 문제다. 기술 경쟁력 확대해나가야. 기술개발투자(R&D) 적극 나서야,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나설 수 있도록 기술개발투자 확대해야 한다. 대구 광주 강릉에 기술개발투자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
△정형근 = 앞으로 진행과정 봐가면서 현안에 대해 아는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겠다. 첫날이어서...배우는 자세로 하겠다.
△김희정 = 군주의 칼은 국민을 위해 쓰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군주의 칼이 국민을 향햐 칼끝을 겨누고 있다. 우리 한나라당만이라도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남경필 = 국감증인 채택 문제 있다. 대표적인 게 정무위다. 야당 공조로 카드대란 국감 하려는데, 여당은 국감 이후에 따져볼 게 있으면 따져보자는 태도다. 이헌재 등 증인채택 문제 전혀 협조가 안되고 있다.
이렇게 증인선정 안되면, 국감증인 채택문제를 여당이 정치공세로 일관하면 한나라당이 국감에 크게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전여옥 대변인이 전한 상임운영위 비공개 내용
비공개에서 국감 질책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국감대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국감에서 증인채택 문제다. 카드대란에서 있어서 이헌재 총리나 감사원장이 반드시 국감증인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우리 입장과 열린우리당 입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무분별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증인 요청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국감에 대해 잠재적 보이코트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든다. 상임위별로 최대한 자율권 갖고 국민의 이익과 생각을 담는 원래의 국감 의미 살리는 길로 갈 계획이다.
△안상수 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발언자 별로 내용을 전해드린다
-남경필 :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진실을 파헤치는 거 방해할 경우 중대한 결심할 수도 있다. 내일 국감 대책회의를 갖고, 경제 살리는, 진실 파헤치는, 국민 먹고 사는 문제를 3대 국감 과제로 삼겠다. 한 사람 한 사람 스타가 되는 올스타 국감 만들겠다.
-김덕룡 : 서울시장과 인천시장에 대한 탄압이다. 박계동 진상조사단장이 경찰서 등을 방문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관제데모 운운하며 이렇게 몰아가는 거 할 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야당 탄압책이다. 특히, 3대 정략사업 수도이전 국가보안법 등에 이명박 안상수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김영선 : 이명박 안상수 문제는 미시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당이 확고한 입장 밝혀야 할 사안이다.
-박근혜 : 스스로 뇌물을 밝힌 안상수 문제를 이렇게 몰아가서야 되겠느냐. 국감에서 선택과 집중에 따라 이 문제 다뤄야 한다.
-이규택 : 안상수 시장이 스스로 밝혔는데, 정략적 음모에 의해 덫에 걸리는 실례를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 121명의 의원이 막아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박계동 단장이 진상조사를 맡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력히 조사한 이후 경찰청 활동과 대처를 예의 주시한다. 조사단장의 보고를 받은 후 당의 대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오늘 회의에서 정리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서울신문>
[시론] 국보법, 보안에서 평화로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부터 소폭 또는 대폭 개정, 그리고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각각의 입장에 따른 논리와 정당화 주장은 이미 오래전 제기되어 잘 알고 있는 사안이다. 이렇게 국보법 개폐를 둘러싸고 각각의 입장이 조정되지 않고 평행선을 긋게 된 까닭에는,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과 인권신장의 가치에 대한 판단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견해가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1953년 국보법 제정 이후 50여년간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우리의 생각이나 입장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이 때문에 국보법에 대해 오랫동안 의견을 달리해 왔던 두 입장을 조정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여야가 홍보전을 펼치고 원로들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설전을 벌이는 것으로는 이렇게 해묵은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국보법 개폐와 관련해 여야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간의 견해도 엇갈려 입장 조정이 더욱 어려워 보인다. 인권위원회의 국보법 폐지론, 헌법재판소․대법원의 국보법 존치론은 각 기관의 존재이유와 기본적 성향에 비추어 예견된 것이다.
만약 인권위원회가 인권신장이라는 목표에 비추어서 인권침해법인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권고를 하지 않는다면, 인권위는 주어진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이에 반해 헌재․대법원의 국보법 폐지 반대 입장은 헌정질서 보위에 대한 사법부의 막중한 책임감의 표시일 것이다. 그렇지만 헌재․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해 집단적으로 의사 표명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법부가 인권신장보다는 국가보위에 치우치는 편향성을 보임으로써 결국은 운신의 폭을 줄이고 조정자적 역할을 맡기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대법원의 위상을 존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보기 때문에, 국보법 논쟁은 소폭 개정이냐 대폭 개정이냐로 축소되는 듯싶었다.
국보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이냐로 흘러가던 논쟁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 당위성을 언명하면서 방향을 바꾸게 되었다. 소폭개정이냐 대폭개정이냐의 논의에서 대폭개정이냐 폐지(대체입법 내지는 형법 보완)냐의 논의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이다. 국가안보를 책임진 노 대통령의 의중이 국보법 폐기로 전해지면서 이제 국보법 폐기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국회 의석 판도로만 보면 열린우리당-민노당-민주당의 폐지론이 한나라당-자민련의 개정론보다 수적 우위에 있어서 결국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결심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패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과 보수 원로들의 반대 입장 개진이 잇따르고 있다. 국보법 논쟁은 이렇게 2004년 가을 정국에서 인권신장이라는 대의와 국가보안이라는 전통적 정서 사이의 첨예한 의견 차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해결책은 국회에서의 정치적 결단이다. 인권신장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중요하다. 다만 헌재․대법원의 위상과 한나라당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의 조정을 위해서 단계적 접근은 어떤가. 첫 단계는 인권신장을 위해 일단 국보법은 폐지하는 것이다. 그러고는 다음 단계에서 헌재․대법원․한나라당 등의 정서적 우려를 부분적으로 반영하면서 남북화해라는 21세기적 정세 변화에 적극적으로 조응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면 ꡐ평화촉진법ꡑ(가칭) 등 새로운 이름의 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안보는, 국보법보다는 평화를 창출․증대․확산시킴으로써 더욱 공고히 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양길현 제주대 정치학 교수․명예논설위원
추석민심 ꡒ국보법? 자식 일자리나 만들어ꡓ
ꡒ경기가 너무 안 좋다. 제발 먹고사는 문제에 힘써 달라.ꡓ
17대 국회의원 299명 거의 전원은 이번 추석 연휴때 국민들로부터 이런 하소연성 질책을 들었다.
29일 여야 국회의원들은 ꡐ이번 추석 연휴때 유권자들로부터 들은 민심을 전해 달라.ꡑ는 질문을 받자, 한 명도 예외없이 ꡒ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하더라.ꡓ라는 말부터 꺼냈다.
ꡐ경제를 살려 달라.ꡑ는 국민들의 주문은 정치권을 종으로 횡으로 가로막아 온 이런저런 경계선을 무의미하게 할 정도였다. 여당 의원도 야당 의원도, 동쪽 지역 의원도 서쪽 지역 의원도, 진보 이념의 의원도 보수 이념의 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이나 해법에 있어서는 정파별로, 지역별로 예의 편향된 시각을 노출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지역마다 ꡒ경제 어렵다ꡓ 아우성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민심의 현주소를 외면하기 힘들었다. 전북 전주 덕진이 지역구인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은 ꡒ지난 4월 총선때 유권자들의 요구사항이 정치권이 서로 싸우지 말 것과 경제를 살려 달라는 두 가지였다면, 지금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경제 살리기에 집약되는 것 같다.ꡓ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유일한 여당 의원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ꡒ추석 대목이 실감이 안날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고 하더라. 시민들이 다른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먹고사는 데 좀 신경을 써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ꡓ고 전했다. 이번 추석 민심의 키워드는 ꡐ민생ꡑ이었음을 반영한다.
전남 장흥․영암이 지역구인 유선호 의원은 이런 얘기도 전했다.ꡒ지역에선 손님을 한 명도 만나지 못한 가게도 있더라. 그 주인은 ꡐ내 생에 이런 추석은 처음이다.ꡑ라고 했다.ꡓ
연휴때 우면산을 찾았다는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ꡒ만나는 사람마다 안보․경제․사회불안 심리가 대단해 추석 민심은 폭발 직전ꡓ이라면서 ꡒ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무관심한 여야 모두를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ꡓ고 전했다.
부산 연제구 출신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ꡒ민심이 정말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때에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다는 원성이 자자했다.ꡓ고 강조했다.
●해법은 민심 따로(?)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등 정치권에서 입장이 첨예한 현안에 대한 여론을 전하는 목소리는 평소 의원들의 입장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한나라당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의원은 ꡒ장사도 안 되는데 왜 여권은 행정수도 이전이나 과거사 문제에 매달리는지 알 수 없다는 원성이 높았다.ꡓ고 전했다. 같은 당 박세환(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의원도 ꡒ경제가 너무 어려우니까 국보법 폐지나 수도 이전 같은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제발 정치권이 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이 많더라.ꡓ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보법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ꡒ국보법에 부정적인 분들도 진상을 자세히 설명하면 이해하더라.ꡓ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춘진(전북 고창․부안) 의원은 ꡒ지역구에 있는 분들 중에 국보법에 대해 얘기하는 분들이 없다. 의외다. 민생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정치 현안에 대해선 무관심하다.ꡓ고 다른 얘기를 했다.
김상연 박지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세계일보>
국보법등 3대현안 與野 전략․대책
열린우리, 숨고르기-한나라, 고삐죄기
열린우리당은 30일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행정수도 이전 문제,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 등 3대 정국현안에 ꡐ유연하게ꡑ 대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전날 국민청원운동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한나라당은 ꡐ범국민 연대투쟁ꡑ 불사를 선언하는 등 대여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 열린우리당
국보법 개폐 문제 등 정국현안 처리에 대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국보법 등 정국 현안을 바라보는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추석 민심은 ꡒ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ꡓ과 ꡒ나라가 어려운데 제발 싸우지 말라ꡓ는 것이었다.
우리당이 당론과 민심 사이에서 호흡조절에 들어간 것은 크게 보면 정국대응 기조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날 오전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와 소속 의원들의 발언에서 고민의 흔적은 쉽게 감지된다.
이부영 의장은 상임중앙위와 연이은 기자간담회에서 ꡒ민심의 따가운 질책과 바람들을 알고 있다ꡓ며 ꡒ당도 추석 민심을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ꡓ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하고 곧바로 민생현장을 둘러 본 이미경 의원도 ꡒ러시아 방문에서 느꼈듯 국제화된 세계 속에서 여당 의원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알게 됐다ꡓ고 말했다. 추석 연휴 직전 서울시와 한나라당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추석 민심을 반영한 듯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공세도 다소 누그러뜨린 인상이다. ꡐ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ꡑ는 이날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에게 조사관련 업무를 이관했고, 이 시장의 재산형성 의혹에 대한 제보 공개 등 조사 여부도 국정감사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국민청원운동 발언에 대해 ꡒ한나라당이 욕만 먹을 것ꡓ이라며 ꡒ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ꡓ고 밝혔다.
우리당의 이같은 기조 변화는 현재 여론으로는 정국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한나라
추석 연휴 뒤 대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ꡒ정쟁은 그만두고 민생경제부터 살피라ꡓ는 ꡐ추석 민심ꡑ을 읽고는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추석 민심에서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달했고 여권의 입지도 크게 위축돼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석 전 ꡒ2조 정부참칭 조항도 논의해 볼 수 있다ꡓ는 발언으로 당내 보수파의 반발을 샀던 박근혜 대표는 이날 다시 단호한 태도로 ꡐ국보법 사수의지ꡑ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ꡒ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에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논의해 보자고 제의했는데도 여당이 이를 무시하고 폐지를 강행한다면 야당으로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ꡓ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박 대표는 ꡒ그때 파생되는 문제는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ꡓ며 ꡒ여당은 절대로 국보법 폐지라는 오판을 하지 말라ꡓ고 경고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ꡒ17대 국회 들어서 민생경제부터 챙기자고 했지만 열린우리당이 겨우 한 일은 국보법 폐지, 행정수도 이전, 과거사 들추기가 전부였다ꡓ며 ꡒ이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뛰어넘는 일ꡓ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ꡒ정권이 계속 국민의 뜻을 거역하면서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면 의회 민주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투쟁 방법을 강구할 것ꡓ이라고 강력 대응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옥영대․박은주기자
/oxygiz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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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