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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 교사]짝퉁! 국가보안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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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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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 국가보안법
유동걸(교사)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 세번째 터미네이터는 죽었지만. 핵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유예되었을 뿐이다. 아니 또 다른 전쟁이 미래를 장악하려는 기계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시간을 둘러싼 인간과 기계의 전쟁은 핵전쟁이라는 알 수 없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전편의 줄거리를 보자. 미래를 장악하려는 기계들(한나라당의 박근혜가 왜 그렇게 미래에 집착하는가를 보라, 그들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현재를 지배하고, 과거에 대한 반성없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조지 오웰의 암울한 묵시록을 그대로 실현하고자 한다)에 맞서는 정의의 존 코너는 과거로 돌아가 새롭게 태어난다.(파병과 노동탄압, 쌀시장개방으로 위기에 몰려 있는 노무현이 과거사를 들고 나온 이유가 뭘까? 그도 아직은 기계-한나라당과 덜 친해졌기 때문일까?) 그리고 시공간을 오가는 치열한 전쟁 속에서 적과 아군을 넘나들면서 싸우던 기계와 인간들이 어느덧, 기계는 인간의 눈물을 느끼고 인간은 기계의 장엄을 본다. 흥미롭지만 환상일 뿐인 영화 속의 스토리다.
식민과 종속의 세월을 끊은 1945년, 민족의 해방과 동시에 찾아온 분단이라는 괴물을 고착시킨 최대의 터미네이터인 ‘국가보안법’도 영화를 재현할 것인가?(요즘은 예술이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정치가 영화를, 그림을 모방한다!)
때는 2005년. 남과 북은 드디어 역사적인 통일원년을 실현한다. 아직 통일방안과 군축 등에 합의하지 못한 이 단계의 통일이란 서로간의 화해평화와 공존 그리고 경제협력이 상시적으로 원활하게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공기를 흔들며 북을 고무찬양하는 일도 없고 폭력혁명 노선에 기초한 이적단체 따위는 한반도에서 깨끗이 사라진지 오래다. 금강산에 이어 백두산 관광이 활발해지고 북측 사람들도 한라산 백록담에서 점심을 먹는다. 전쟁의 공포는 사라지고 행복과 희망이 일상을 채운다.
그동안 분단의 기득권에 기대어 권력을 탐욕을 누려오다 국가보안법과 함께 박물관으로 들어갈 위기에 몰린 수구세력의 총수는 급기야 과거를 지배하기 위해, 더 강력한 터미네이터를 코앞의 과거 2004년으로 보낸다. 첫 번째 터미네이터(T-800=이승만)의 임무가 ‘반민특위’ 와해와 ‘국가보안법’ 제정이었다면 두 번째 더 강력한 터미네이터(T-1000=박정희)의 임무는 ‘5·16군사쿠테타’와 ‘유신체제 치하의 반공법’ 제정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2004년의 국보법폐지연대가 보낸 김재규의 총알 한발에 허무하게 무너진다. 그리고도 25년의 세월 동안 보이지 않는 싸움 끝에 도달한 2004년. 두 번의 강력한 터미네이터로도 막을 수 없었던 저 ‘보이지 않는 손’은 마지막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보낸다. 인터넷과 키치(혼성모방)이 보편화된 시대답게 그 모습도 퍽이나 우스꽝스럽다. 이름하여 ‘짝! 퉁, 국가보안법’. 바로 '보완형법'이나 '파괴활동금지법'이라는 대체입법이다.
짝퉁이라설까, 터미네이터가 재림하는 장소도 수상쩍다. 수구의 아성인 한나라당이 아니라 폐지를 외친 노무현 진영의 핵심 열린우리당의 법사위쪽이다. 전선도 이미 어지러울대로 어지러운 터라 무늬만 개혁세력인 열린우리당을 통해 ‘형법 보완’이다, ‘파괴활동금지법안’이다 하는 복제품을 생산해낸다. 열린우리랑과 노무현, 가히 ‘짝퉁의 제왕’인 셈이다.
1949-50년. 반민특위 활동을 하고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국회프락치사건’이라는 미제(未濟)사건으로 징역살이를 하고 월북과 실종의 고통을 겪었던 역사의 교훈을 그들은 망각하고 있다. 2005년 ‘국회인공기사건’이나 ‘국회조문단사건’이 ‘국회프락치사건’의 짝퉁이 되어 형법보완론이나 대체입법론자들의 목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북핵을 둘러싼 6자 회담의 구도를 보라. 서로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속고 속이며 협박하고 을러대는 치열한 외교전쟁터에서 누가 우리의 우방이고 누가 우리의 적인가! 이제 민족공조로 화해평화를 기틀을 마련하고 적어도 한반도에서만큼은 비핵평화의 주춧돌을 놓음과 동시에 경제번영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마당에 누가 적국이고 누가 준적국이란 말인가! 적어도 지금의 형법체계를 보완한다면 이라크파병 와중에 불거져나온 김선일씨 사망 사건에서 보듯이 허술한 외교안보체제의 근본적 수술과 함께 21세기 국제시대에 맞는 획기적인 발상이전화이 필요하다. 그동안 조선일보 안보상업주의 논리로 극대화시킨 공포의 장난 때문에(당신들은 평화의 댐을 기억하시는지!) 공포의 실체를 제대로 모르는 국민의 다수가 고작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하여 그 진실을 제대로 홍! 보하려하지 않고 막연히 국가보안법의 이름만 바꾸고자 한다면 탄핵에 이어서 국민을 이간질하고 진보세력으로부터 인기를 만회해보려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정략적 선택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 사회원로를 가장한 독재와 친일의 망령들이 회칠한 무덤에서 일어나 거리로 나서고 있다. 반북반김을 외치던 예수의 제자들이 합세하고, 만약 철부지 군인들마저 노회한 정치인들의 술수에 말려 꿈틀거린다면 제2의 탄핵은 또 다른 악몽으로 국가를 수렁에 빠뜨릴 것이다. 하여 열린우리당은 입장을 명확히 해야한다. 지금의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북은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의 동반자인지 아닌지 온 국민 앞에 명확히 하라. 나아가 국가원수를 모목하고 작금의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며 국헌을 문란하게 하는 저 거리의 망령들을 어떤 법령에 따라 처벌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지난 56년 동안 이 나라의 통일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영령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 타는 목마름으로, 숨 죽여 흐느끼며 신새벽을 열고자 했던 저 민주화열사의 간정한 호소에 ! 한갓 정치쇼가 아닌 진심으로 대답하라.
4·19를 거치고 5·18과 87년 민주항쟁의 주역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짝퉁의로서의 얄팍한 술수를 버리고 다른 악마의 유혹과 환상에 빠지지 말고 과감하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 당신들을 지켜보는 수천만의 눈이 열린우리당을 ‘짝퉁 한나라당’으로 심판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다시 한 번 반복하건대 왜곡된 안보의 논리는 바로 당신을 심장과 영혼을 가두는 철장으로 언제든지 당신곁에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는 완전히 끝장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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