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영만 위원장)은 10일 저녁 7시 여의도 국회앞 국가보안법폐지 농성장에서 수도권지역 교사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적극 나서자고 다짐했다.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저녁이 되자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지만 참가자들은 우산과 촛불을 치켜들고 앉아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고등학교 과학선생님이기도 했던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전교조 초창기만 해도 정권과 학교측에서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빨갱이라 했다며 '헌신적으로 아이들 교육에 임하는 교사', '촌지를 안 받는 교사', '아이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교사'들은 전교조 교사라는 식으로 구분하는 이른바 '전교조 교사 식별법'을 만들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빗속에서도 열기가 식을 줄 모른 국가보안법폐지 전교조 촛불문화제 ⓒ민중의소리 김철수
오 의장은 또 "족벌사학, 족벌언론들도 국가보안법의 틀속에서 자라왔다며 사립학교법 개정하려 하면 학교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제발 좀 닫았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전교조 선생님들이 진짜 참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오종렬 의장은 "우리의 촛불로 국가보안법을 싹 쓸어버리자"고 밝히고 "그 길에 교사들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자"고 호소했다.
가극단 미래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일제로부터 해방을 이뤄낸 민족의 기쁨을 노래한 '새날이 온다'가 흘러나오자 참가자들은 어깨춤을 추었고 출연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지난 9월 원로교사 반공교육 참회선언을 하기도 했던 홍대부고의 한 원로교사 교사는 "그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보다는 회한과 자책을 느낀 때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촛불을 밝혀든 참가자. 뒤로는 모형감옥에서 농성중인 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이 교사는 "동갑내기 친구들을 만날 때면 어쩌면 저렇게 반공의식이 투철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며 "청소년 시기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또 "시청앞 광장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자들이야 말로 국헌을 문란케하는 세력들"이라며 "이들은 국가보안법 적용 0순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100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도전 골든벨, 폐지 국가보안법'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신정보람(광남고 3년)양이 마이크를 잡았다.
보람양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기본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은 북에 대해서는 철저히 사상을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밝히고 미래사회, 통일사회의 주역으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도전 골든벨, 폐지 국가보안법'행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신정보람양(왼쪽) ⓒ민중의소리 김철수
이날 문화제에서는 참석한 선생님들에게 도전골든벨 행사때 출제되었던 문제가 다시 던져지기도 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성옥규 교사는 정리발언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는 싸움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이 시기를 우리의 노력 부족으로 넘기게 된다면 다음에는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이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사무국장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싸우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전교조 인천지역 노래패 '파란'의 노래 '평화만들기'에 맞춰 촛불을 흔들고 신명나는 율동을 따라하며 문화제를 마감했다.
△0.75평 모형감옥을 설치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청년들 ⓒ민중의소리 김철수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