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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펌]"이 땅의 모성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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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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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성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죄"
두 아들의 엄마 김은진의 <단식농성장에서 띄우는 글>
김은진(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광장에서, 천막에서, 거리에서, 단식 4일째를 맞으며 새삼 신념과 의지를 가진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가 느끼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단식을 중단하라는 말을 들을까 하여 몸이 아픈데도 진찰을 받으러 오지 않는 단식자들이 있어 진료단의 엄중한 꾸짖음이 있었다. 우리 모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저려왔다.
이런 깨끗하고 절실한 마음을 저들이 알까? 국민도 역사도 없는 천박한 정치협상 테이블에서 밤낮 흥정이나 하고 있는 정치권들은, 인간이 이런 시련과 그만큼의 감동을 먹고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여의도 국회 앞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농성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은진씨.
[사진제공 - 김은진]
평소에도 바쁜 일정으로 다른 엄마처럼 살뜰하게 챙기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게 되니 부산에 두고 온 두 아들이 눈에 어린다.
가끔씩 아이들에게 바쁜 엄마를 변명하며 하는 말이 있다.
"너희들이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당당하고 행복하게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싶지? 그렇다면 그걸 위해 뭔가를 바쳐야 그 세상을 누릴 자격이 있단다. 너희들이 엄마가 보고 싶어도 참고, 다른 집 아이들처럼 엄마가 다 해주지 못해도 기죽지 않고 착하고 건강하게 커 주면 그게 너희들이 기여한 것으로 된단다. 너희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너희들도 뭔가 해야지?"
사실 부실한 엄마노릇을 변명하자는 반 협박.공갈(?) 같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기준이고 세상살이의 원리가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 진심이다.
무언가를 얻고 누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바쳐야 한다. 바치지 않고 얻고자 하는 것, 네가 바치고 내가 차지하는 것을 인간답다고 말 할 수 없다. 바치는 만큼 당당하게 누리고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정작, 바친 만큼 누리지 못할 지도 모를 것이 역사이고 미래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아이들, 후대가 살아갈 세상인데 무엇이 아쉽겠는가?
유래 없는 대규모 노상단식농성을 12일째 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젖먹이부터 아주 어린 아이들까지 떼놓고 지역에서 올라와 열흘이 넘게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엄마들은 피눈물을 바치는 사람들일 것이다.
다른 것은 다 용서된다 하더라도 이 땅의 모성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모두가 쓰러져도 아이들을 위해 후대를 위해 싸우는 엄마들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자랑스럽고 당당한 엄마를 둔 우리 아이들은 좋은 세상, 인간다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떳떳하게 그 세상을 누릴 자격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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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