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2일째인 3일, 국보법폐지 국민농성단이 국회순례를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농성단이 3일 농성 첫날 아침을 맞았다. 밤새 추위와 싸우며 잠을 설치다 아침을 맞이한 농성단 30여명의 얼굴에선 피로감이 뚝뚝 묻어났다. 간밤에 내린 비로 기온이 많이 떨어진데다가 난방시설 없이 비닐 몇 장으로 바람을 막고 침낭 한 장으로 체온을 유지하며 긴 밤을 보낸 농성단은 새벽 6시에 일어나 체조를 한 뒤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전을 벌이고 아침 10시 경 국회순례를 위해 다시 농성장에 모였다.
서울지역청년단체협의회 김용연 사무차장은 간밤의 추위에 대해 "감기도 추워 도망갈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진 탓에 원로들은 농성장에서 밤을 보내지 못했으며 청년, 학생 30여명이 농성장을 지켰다. 이중 여성 농성단원은 추운 천막에서 자기가 어려워 민주노동당사 휴게실에서 쪽잠을 잤다.
▶국회담장을 따라 구호를 외치며 국회순례를 진행하고 있는 청년.학생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식사는 농성장 주변 식당에 한달치를 미리 예약해 3000원 가격으로 아침과 저녁을 해결하고 1일 농성결합자는 농성회비를 가져와 식사를 해야 한다. 세면 등은 국민은행 화장실과 민주노동당사 화장실등을 이용한다. 천막 한 동에서는 보통 14~15명이 자며 천막 두 동을 이용한다.
원로들은 매일 아침 10시 농성장을 찾아 농성단과 함께 국회 도보순례를 진행하며 점심시간 대국민 홍보전, 6시 촛불시위까지 함께 한다. 1일 농성결합자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주로 각 학교에서 선거를 진행하느라 꾸준한 결합이 어려운 학생들이 1일 릴레이 농성결합을 준비중이다.
▶이종린 범민련 명예의장이 전경들을 꾸짖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오전 10시, 까칠한 모습으로 농성장에 모인 농성단 50여명은 11시 30분까지 국회순례를 진행했다. 초반에 경찰이 국회순례를 막아서자 농성단은 "우릴 막아설 어떤 법적인 근거도 없다"며 민주노동당사쪽 골목을 향해 한 사람씩 떨어져 행진했다. 그러나 경찰이 농성단을 계속 따라오며 막아서자 유선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여길 왜 막아"라며 저지선을 펴려는 경찰을 몸으로 제지했다.
저지선을 빠져나온 농성단은 한줄로 길게 늘어서 국회 담장을 둘러싸며 국회순례를 진행했으며 3차례 도로까지 나와 길을 막아서던 경찰도 결국에는 각각 거리를 2m씩 두고 걸어 행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순례를 진행한다면 더이상 막지 않겠다고 손을 내저었다.
농성단은 국회 도서관쪽 돌담길을 지나 국회 주위를 한 바퀴 돌아 1시간 30분 만에 국회순례를 마무리했다. 농성단 신건수 상황실장은 국회순례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기원하고 국회에 압력을 가하는 탑돌이"라고 표현했다.
▶국회 인근은 가을정취가 물신 풍겼다. 김선분.박정숙 선생이 국회순례에 함께하고
있는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어제 농성장에서 밤을 지새고 국회순례까지 참여한 1일 농성체험자 박승환(20)씨는 어제밤에 대해 "너무 추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비록 하루밖에 결합하지 않았지만 농성단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는데 의의를 두며 앞으로는 이런 힘든 일이 없도록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야 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농성장에 상주할 예정인 서청 김용연 사무차장은 "각 단체 상근자들이 생활은 이곳 농성장에 와서 하고 업무가 있을 때는 잠깐씩 나갔다 오는 식으로 농성단에 결합해 농성장을 중심으로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고 "청년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순례를 마친 농성단은 농성장에 도착해 짤막한 정리집회를 진행했으며 곧 2시부터 5시까지 지하철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대국민 홍보전을 진행한 뒤 저녁 6시부터 첫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회를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국회를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편, 국가보안법폐지여성행동은 잠시 뒤 낮 12시부터 농성장 주변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퍼레이드'를 열고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노래, 글 등을 발표한다. 특히 이 자리에는 국가보안법 상 간첩죄로 수감중인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의 부인 김혜정 씨가 참석해 국가보안법 피해 사례를 증언할 예정이다.
또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각 여성단체 대표들은 보안법 폐지 퍼레이드를 마친 뒤 오후 3시경, 국회로 가 여성의원들을 면담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것을 설득할 예정이다.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