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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펌]여·야 대표, 연기 합의…과거사법·언론법은 30일밤 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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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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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5신] 여·야 대표, 연기 합의…과거사법·언론법은 30일밤 처리
4대 법안 가운데 최대 쟁점이었던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가 내년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보안법 철폐를 요구하며 2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온 시민사회 진영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0일 밤 다시 연 원내대표 회담에서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처리를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또, 과거사법과 신문법은 연내에 처리하고, 한국형 뉴딜 관련 3개 법안 가운데 기금관리법, 민간투자법도 연내에 처리하기로 했다. 새해 예산안과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도 함께 처리된다.
두 대표는 이날 밤 10시20분께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곧바로 예결위(새해 예산안), 행자위(과거사법), 문광위(신문법), 운영위(기금관리법 등) 등 상임위를 거쳐 밤 11시부터 본회의를 연 뒤 차수변경을 해서라도 밤 사이에 이들 법안을 모두 처리하기로 했다.
내년 2월 처리 가능성도 미지수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새해부터 민생경제 챙기기에 전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당선 무효형이 줄줄이 확정돼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잃을 것으로 보여,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미뤄진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내년 4월 대규모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국회는 연초부터 선거 국면으로 빠르게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당이 보안법 처리를 내년 2월 임시국회로 미루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앞에서 25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농성단은 두 당의 합의 내용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보안법폐지국민연대 “분노…실망…심판” 반발
김성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보안법의 연내 폐지가 무산된 데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정치권 전체, 특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합의처리할 것인지 명확한 방침을 밝히지 않는 한 두 당의 합의 내용은 믿을 수 없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두 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문 전문이다.
여야 원내대표회담 합의문
1. 국군의 이라크 파병기간 연장동의안과 2005년 예산안을 처리한다.
2. 기금관리기본법, 민간투자법, 과거사법, 신문법 및 피해구제법을 처리한다.
3. 12월 말로 종료되는 6개 특위의 활동기간을 6개월 연장한다.
4. 정치개혁과 국회개혁을 위해 정치개혁 특위, 국회개혁특위를 즉각 가동시킨다.
국회개혁특위에서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를 다룬다.
5. 장애인특위와 기후협약특위를 설치한다.
6.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국민연금법, 방송법은 2005년 2월 임시국회에서 다룬다.
7. 251회 임시국회 회기는 2004년 12월 31일까지로 한다.
2004년 12월30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한나라당 김덕룡
[현장4신] 우리당 “대체입법 안된다” 결정…한나라 “여당이 합의 깼다” 비난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등 4대입법안 처리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으나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기존 당론을 바꾸지 않고 연내 처리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때 점쳐졌던 두 교섭단체 대표회담을 통한 국가보안법 대체입법 합의 타결 가능성은 사라졌으며, 이미 양쪽이 합의한 과거사진상규명법·언론법 등 나머지 법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새해 예산안 등의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해졌다.
열린우리당은 애초 이날 오후 의총에서 △직권상정 연내 강행 처리 △대체입법 합의안으로 연내 처리 △연내 처리 유보하고 내년 2월 다시 논의 등 3가지 안을 놓고 표결처리하기로 했으나, 격론 끝에 표결 없이 당론을 유지하고 연내 처리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나” 대체입법안 맹비난
또, 연내처리를 위한 의회운영과 과거사법, 언론법 등 나머지 개혁입법에 대한 처리도 천정배 원내대표에 일임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의총 뒤 “보안법 개정과 관련한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으며 표결처리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토론 끝에 천 대표가 당론 변경 불가라는 결론으로 정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시민 의원도 “한나라당이 내놓은 것은 미세한 개정안에 불과하고 호박에 줄 그어 놓고 수박이라고 우기는 꼴”이라며 “쪽수로 보면 대체입법론이 우세할 수 있으나 당론을 변경할 수 없고 투표할 가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욕먹고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국민들도 다 안다. 이상한 절충안으로 개선이 이뤄지는 것처럼 하는 것은 사기극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권 중진들 일부는 의총에서 “당론 변경 불가는 결론이 아니다”며 “이런 의총을 왜 하느냐. 왜 (한나라당 주장을) 하나도 안 받느냐”고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대표 “대체입법 합의한 적 없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의총은 마지막 순간에 확인된 정보와 상황에 기초로 해 최종적인 전략을 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기존 당론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옳겠다고 판단이 들어 당론유지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지도부로서 당론 변경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당 내부의 보안법 처리를 둘러싸고 다른 견해가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정리한 것”이라며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대표회담 합의와 관련해 “그런 합의를 한적이 없고 합의문도 쓰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이 개정안을 제시해서 그것을 놓고 (양당 의총에서) 얼마나 더 후퇴할 수 있는지, 양보할 수 있는지를 탐색해본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나라당도 의총 중단하고 대응책 논의
한나라당은 즉각 “열린우리당이 여야 합의안을 깨뜨렸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임태희 대변인은 의총 뒤 브리핑을 통해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의 3자회담에서 합의한 것은 보안법을 개정하고 신문법과 과거사법 등 나머지 법안을 일괄타결하는 것이었다”며 “열린우리당이 의총을 통해 3자회담의 합의내용을 뒤짚고 백지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임 대변인은 “합의 가능성이 원점으로 돌아간 점은 전적으로 열린우리당 책임”이라며 “우리도 의총을 중단하고 앞으로 국회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보안법 등 합의안을 도출했던 두 당 원내대표는 의총 뒤 다시 만나 앞으로 의사일정과 관련해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구체적 의사일정에 관한 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장3신] 우리당 의원총회 ‘대체입법’ ↔ ‘직권상정’ 격론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 합의안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30일 오후 6시 현재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 당이 국가보안법을 국가안전보장특별법으로 대체입법하는 쪽으로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국회의원 등의 말을 종합해보면,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담에서 국가보안법 제2조 반국가단체를 ‘국가안전보장 침해단체’로 바꾸고 ‘정부 참칭’ 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가안전보장특별법을 입법하는 선에서 의견을 절충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인권침해 독소조항으로 지적돼온 제7조의 경우 주요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적용기준을 강화하고 처벌을 완화하는 쪽으로 타협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찬양 ·고무’ 조항은 ‘공공장소의 선전·선동’만 처벌하는 쪽으로 절충했으며, 이적단체’의 규정은 그대로 두되 형량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천 대표는 보안법 폐지 뒤 국가안전보장특볍법을 대체입법하는 방식을 주장한 반면 김 대표는 폐지안을 내지 않고 법안 이름을 바꾸고 법안 내용을 손질하는 방식을 주장해, 이 부분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런 내용의 절충안을 놓고 이날 오후 3시40분부터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직권상정 연내 강행 처리 △대체입법 합의안으로 연내 처리 △연내 처리 유보하고 내년 2월 다시 논의 등 3가지 안을 놓고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의총 분위기는 첫번째 안과 두번째 안으로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의 합의안의 구체 내용을 놓고 찬반토론을 하고 있으며, 처리 방식에 대한 토론이나 표결 절차는 밟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의총은 일부 반대 의견이 없지 않으나 열린우리당에 견줘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의 최종 합의 여부는 열린우리당 의총 표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2신] 오후 3시 회담 마친뒤 두당 협상안 보고 의총 시작
김원기 국회의장 주재로 30일 오후 속개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회담에서 국가보안법 등 4대법안의 쟁점사항에 대해 대체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두 당은 오후 3시40분 각각 협상내용을 보고하기 위한 의원총회에 들어갔다.
그러나 합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최대 쟁점법안인 국가보안법의 경우 양쪽이 명분과 실리를 놓고 쟁점을 절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오후 3시 원내대표 회담이 열리고 있는 국회의장실을 나오며 “(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각 당에 돌아가 의견을 들은 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해, 쟁점사항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국가보안법까지 타결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여운을 남겼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대표도 의장실을 나오며 “많은 얘기를 했는데, 입장차를 논의할 필요가 생겼다”고 말해, 의원총회에서 추인받을 협상안이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천 대표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이견이 좁혀졌느냐”는 질문에 “좁혀졌다기보다는…”이라고 말꼬리를 흐렸고, “당론을 변경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해, 아직 중대한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별도의 브리핑에서 “모든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해 어느정도 의견접근 이뤄졌다”며 “두 교섭단체는 이를 토대로 각자 당으로 돌아가 심의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원기 국회의장은 대표회담에 관해 희망을 가지고 있고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두 교섭단체 대표에게 필요하다면 차수변경을 해 밤을 새워서라도 오늘 본회의에서 결론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오후 원내대표 회담 속개에 앞서 “보안법 7조의 공연한 찬양·고무의 처벌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며 “(주요 독소조항을 그대로 둔 채) 사실상 이름만 바꾸는 식의 (대체입법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이 대체입법으로 합의될 경우, 법 이름을 ‘국가안전보장특별법’(가칭)으로 바꾸고, 2조 ‘반국가단체’ 부분을 삭제하고 이적단체에 대한 형량을 대폭 낮추는 한편, 7조 찬양·고무 부분은 단순 찬양·고무를 삭제하되 적극적인 찬양·고무 행위를 처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원내대표 회담의 절충안에 대해 각 당 의원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열린우리당의 경우 보안법 연내 폐지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많아 의원총회에서 극심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안법 연내 폐지와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 단식농성을 25일째 이어가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김순배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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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