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대학언론인들이 14일 오전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와 조중동 왜곡보도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경비 담당 직원들이 불허방침을 전달한 뒤 플래카드를 빼앗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남의 집 안방에 와서 난리야!"
"여기가 동아일보 안방이야? 여긴 도로야!"
"우리 땅이니까 저 건너편(동화면세점 앞)에 가서 하라고!"
"동아일보는 조폭을 고용하나, 왜 학생들에게 폭력을 쓰나?"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가보안법 폐지촉구와 조·중·동 왜곡보도 중단을 요구하는 대학언론인 기자회견'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명순 민언련 이사장은 "동아일보는 조폭 집단이냐"며 "동아일보 앞은 엄연한 도로인데 그 땅도 밟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고,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동아일보 사업관리본부 직원은 "이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남의 집 안방에 와서 이런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에스텍 직원들 출동해 플래카드 철거 시도
경비업체 에스텍 직원들은 동아일보 앞 도로에 몰려와 "동아일보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며 학생들이 마련한 탁자와 플래카드를 동의 없이 걷어내려 했다. 학생들은 에스텍 직원들을 막아서면서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라"며 대응했다.
학생들과 에스텍 직원들은 한동안 몸싸움과 실랑이를 벌였다.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춰 에스텍 직원들과 대학생들의 몸싸움을 지켜봤다. 이들의 충돌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반응은 "국보법을 없애라니 제정신이냐, 미친 것들!"부터 "국보법은 없어져야할 구시대 악법"까지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기자회견은 경찰의 출동으로 양측이 떨어진 후에야 시작할 수 있었다. 김성란 국보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장이 어느새 투쟁의 현장이 돼버렸다"며 "국보법을 폐지해서 왜곡보도 일삼는 조·중·동과 수구정치세력인 한나라당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24일부터 국보법폐지국민연대에서는 국보법 폐지를 위한 고난의 행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국제망신을 끼쳤다"
학생들은 '국보법 폐지촉구와 조·중·동 왜곡보도 중단을 요구하는 대학언론인 성명'을 통해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며 반민주의 표본인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촉구한다"며 "국보법은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적 비극을 빙자한 독재정권의 권력유지 수단이며 민주주의와 인권에 해독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대착오적 색깔론 공세로 국민에게 잘못된 위기의식만 조장하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냉전수구언론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조·중·동 등 수구언론은 안보에 대한 국민불안을 부추기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들은 "수구언론들이 연일 개정을 빙자해 국보법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적표현물이 범람한다, 우리만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냉전논리로 남침과 서울함락, 친북좌파 이야기로 때아닌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특이 이들은 "동아일보는 최근 국보법에 대한 국제 앰네스티 관계자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보도해 언론인의 기본적인 양심까지 팔았다"며 "동아일보는 의도적 편향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망신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