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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펌]열린우리·민노·민주 "보안법 폐지 협상 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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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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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민노·민주 "보안법 폐지 협상 착수"
[중앙일보 2004-11-08 07:06]
[중앙일보 김정욱.김성탁.이가영 기자] 열린우리당 최재천, 민주노동당 노회찬, 민주당 이상열 의원이 지난 4일 비공개 접촉을 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은 각 당 지도부로부터 협상대표 자격을 부여받았다.
열린우리당의 당론은 '보안법 폐지→형법 보완', 민노당은 '보안법 폐지→형법 보완 등 불필요', 민주당은 '보안법 폐지→대체입법 제정'이어서 일단 보안법 폐지에 3당의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대안 마련 과정에선 진통이 예상된다. 3당은 보안법 폐지뿐 아니라 ▶과거사 진상규명법안▶언론관계법안▶사학법안 등 한나라당이 논의를 거부하고 있는 이른바 4대 법안에 대해서도 협상 창구를 지정, 법안의 조문 절충에 들어갈 방침이다.
4일의 보안법 폐지 협상에서 3당은 일단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결실이 있었다는 게 당사자들의 설명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보안법 폐지안의 일부를 수정해서라도 민노당.민주당과 접점을 찾은 뒤 한나라당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법 협상을 진행 중인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보안법의 최대 독소조항인 반국가단체와 찬양.고무죄 조항만 없어진다면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민주당의 대체입법안이 정식으로 국회에 접수될 수 있도록 열린우리당이 협조할 경우 찬양.고무죄를 존속시킨 우리 입장의 변경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1여+2소야가 한나라당의 등원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3당 논의가 탄력을 받는 것은 국회 공전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던 소수 2야당이 국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열린우리당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노당은 "국회 정상화의 공은 이제 한나라당에 넘어갔다"며 " 총리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부질없는 정치공세는 중단하라"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국회의장이 한나라당과 합의 없이는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른 정당들과 협의해 나간다면 한나라당이 없다 해서 단독국회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노당과 민주당은 국회 장기 파행을 중단시키는 캐스팅 보트의 힘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의석 수는 적지만 4대 법안에서 3당 공조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보여주면 한나라당의 등원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두 야당의 판단인 것 같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런 움직임에 고무된 듯 7일 "이번 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회를 열어 개혁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수당과 날치기하면 안돼"=한나라당은 3당의 비공개 협상에 대해 불쾌한 반응이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교섭단체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둘뿐"이라며 "주요 교섭단체가 빠진 상태에서 소수당과만 국회를 열겠다는 것이 바로 정통성 없는 날치기"라고 했다. 국회 조기 등원을 주장하고 있는 원희룡 최고위원도 "여당이 그런 생각이 있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욱.김성탁.이가영 기자 j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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