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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펌]"우리는 간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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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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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첩이었습니다"
[기고]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오마이뉴스(news)
다음은 염동연(열린우리당·광주 서구갑) 의원이 <오마이뉴스>에 보내온 기고문이다. 염 의원은 80년 5월 '살아남은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한나라당 동료의원들에 의해 간첩으로 낙인찍힌 이철우 의원을 보면서 다시 한번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끼며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편집자주
세 분 의원에게 자백합니다.
우리는 간첩이었습니다. 80년 5월 광주 시민은 간첩이었습니다. 그것도 총을 들고 정부에 대항해 폭동을 일으킨 빨갱이 간첩이었습니다.
국회 의정단상에서 동료의원을 간첩으로 몰아붙이는 당신들의 원조 선배들은 80년 5월 광주시민을 간첩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그들은 죄 없는 시민을 학살하고 고문하고 빨갱이, 간첩 딱지를 붙였습니다.
살아남은 광주시민들은 살아남은 것을 죄스럽게 생각하며 빨갱이 딱지에 숨을 죽이며 암흑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부모형제의 죽음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살아남은 자들을 가위 눌러 왔습니다.
지난 8일 당신들에 의해 간첩으로 낙인 찍힌 이철우 의원을 보고 다시 한번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철우 의원의 아픔을 보고 안기부 지하실의 그 극심한 고문과 공포 속에서 자신이 간첩이라는 자술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던 얼마나 많은 이철우가 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안기부의 모진 고문에 더 이상 허위 자백이라도 할 동료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을 댔다는 학생운동을 했던 어느 후배의 이야기를 당신들은 믿을 수 없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세 분 의원들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세 분 의원에게 연민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자식의 불행과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져야 했던 이철우 의원 부친의 묘소에 당신들 대신 내가 용서를 빌겠습니다.
저는 잠시 얼치기 운동권이었던 적은 있지만 사상이나 이념과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러나 죽산 조봉암과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살인과 80년 5월의 진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안기부와 치안본부 대공분실 지하실에서 자행되었던 처절한 고문을 감내했던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 영원히 역사적 부채의식을 벗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 염동연 의원.
ⓒ2004 이종호
세 분 의원에게 충고합니다.
당신들이 판결문과 수사기록 따위를 증거로 이철우 의원을 매장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데 성공할지라도, 역사는 결국 고문기술자, 학살자, 거짓 고발자들을 매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당신들 선배들을 거쳐 당신들 손에까지 전해 내려오는 고문과 학살의 핏자국을 지우십시오. 그리고 역사와 국민 앞에 참다운 참회와 반성의 자세로 돌아올 것을 충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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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