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공세는 한나라당의 자살골"
[국보법폐지 국민대회] '사상검증 표적' 김기식 처장 일갈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국민대회 마지막 순서로 참석자들이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모형관을 불태우고 있다.
ⓒ 권우성
▲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촉구하며 여의도 국회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300여명의 단식농성단들이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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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처장(자료사진)
ⓒ2004 권우성
"오늘자 한겨레신문 1면에 시민사회운동의 대표적 인물 ㄱ씨로 표시된 김기식입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연내폐지 결사관철 국민대회'에 참가한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자신을 소개하자 800여명의 참가자들도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김 처장은 열린우리당 이철우·유시민 의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한나라당 법사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재판기록 확보에 나선 80∼90년대 공안사건 연루자들중 한 명이다.
김 처장은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86년 구국학생연맹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후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94년 참여연대의 산파역을 맡은 시민운동가. 달변가로 알려진 그가 각종 토론회에 나와 '국보법 폐지'를 설파하는 것을 보고 한나라당이 그를 표적으로 삼아 본격적인 이념전을 전개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왔다.
본의와 관계없이 '색깔' 정국의 한복판에 서게 됐지만, 김 처장은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김 처장은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이 드디어 자살골을 넣었다. 이번 사건은 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지를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그들이 지금 벌이는 작태를 보면서 해방정국이 떠올랐다. 친일파들이 항일투사들을 빨갱이로 몰았던 것처럼 군부독재의 공안검사들이 민주인사들을 상대로 사상검증을 하려고 한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도 "당대표라는 사람은 공개적인 사상전향을 요구하고, 이철우 의원을 가리켜 '간첩이 암약하고 있다'고 공격한 의원은 나중에는 정치적 수사라고 둘러대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맹비난했다.
권오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회장은 "이 땅에서 학생운동·노동운동·통일운동으로 구속된 사람들이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해서 정부 곳곳에 들어가 있다"며 "공안사건으로 감옥에 다녀와도 사면 복권되면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 회장은 92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에 대해서도 "민가협이 구 안기부청사 앞에서 40일간 농성투쟁을 벌였는데, 공안당국은 이선실 등 북에서 온 실질적 주모자들은 한 사람도 잡지 못했다"며 사건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
▲ 단식농성중인 오종렬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상임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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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한나라당이 이철우 사건을 넘어 집권여당과 청와대 등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사상공세를 통해 현재의 국보법 국면을 희석시키려 한다"며 "한나라당을 해체하는 것을 우리 사회의 민주발전을 위해 지금 역사가 요구하고 있다"고 결의했다. 국민연대는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의 타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보법폐지 전면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연대는 한나라당 상징물의 화형식을 끝으로 집회를 마쳤지만,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40일째 단식중인 송현석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을 비롯해 국보법 폐지촉구 단식에 참가한 사람들도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연인원 327명으로 늘어난 상태.
박석운 국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오는 14일부터 매일 저녁 7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18일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10만 여명이 참여하는 '범국민촛불대행진'을 개최하는 등 더욱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 여의도 국회앞 천막농성장 주변에 설치된 게시판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단 300여명의 이름과 각오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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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을 든 한 참가자 뒷편으로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국가보안법 그물에 갇힌 모습으로 집회장을 에워싼 경찰버스앞에 놓여 있다.
ⓒ2004 권우성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