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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회 상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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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6일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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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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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6일째되는 울산여성회 소속 상근자입니다.
단식 4일째 되는날 엄마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니가 지금 내려와야 될 것 같은데" 하시더라구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계속 몸이 안 좋아서 병원가서 피검사를 했는데 장쪽에서 피가 새고 있는 것 같다고 입원해서 수혈도 받고 정밀검사를 해야한다고 했다더군요. 안그래도 딸래미를 맡기고 와서 손녀걱정도 되셨나봐요.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공항까지 가면서 정말 여러가지 갈등이 생겼었습니다. 자식된 도리로 지금 당장 내려가야할 것도 같고, 남아있는 동지들 생각하면 내려가서도 무지하게 걱정되고 후회할 것도 같고...
공항에 한참 앉아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먹고싶던 음식들도 모두 부질없어 보였습니다. 따뜻한 방도 부질없어 보였습니다. 나 혼자 내려가서 그렇게도 바라던 것들을 누린다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는 날 우리모두 얼싸안고 눈물흘리며 함께 끓여먹는 죽한그릇이 어느 진수성찬과 비교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많이 아프고 편찮으시죠? 엄마 근데 다솔이는 사무실 언니한테 맡기고 엄마가 우선 입원한 다음에 결과를 보고 제가 내려가면 어떨까요?"
당연히 모든 어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하시겠죠. 저희 어머니도 그렇게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전화를 끊고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제가 97년 국가보안법 때문에 3년간 수배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의 수술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도 발만 동동 구르고 가지를 못했죠.. 그 당시의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지금의 심정이 교차하면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전국에서 300명이 넘는 대오가 한자리에 모여, 그것도 각 지역에서 바쁘디 바쁜 사람들이 모여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 한사람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빠진다면 이 대오는 유지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더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딸로 엄마앞에 우뚝 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엄마는 동생결혼이니 뭐니해서 아직까지 입원하지 못하고 월요일이나 돼서 하신다네요. 걱정이 무지하게 되지만 아무 탈없이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딸래미 다솔이가 참 많이 큰 것 같애요. 15개월인데 전화를 걸면 할머니가 시키는 이런저런 말을 많이 따라해줘서 저를 참 기쁘게 하네요.. 6일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신기한 단어들도 제법 하는 걸 보면서 더욱 더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래도 나중에 다솔이가 커서 엄마, 아빠 이야기를 해주면 아주 자랑스러워하겠죠?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습니다. 지금이 바로 절호의 기회입니다. 반드시 이 지긋지긋한 국가보안법을 끝장내고 너무나도 행복한 세상에서 우리 모두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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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