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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비    <펌> "국보법 사수"에서 언뜻 보이는 '유신의 망령' 2004/09/09

[고태진 칼럼] "국보법 사수"에서 언뜻 보이는 '유신의 망령'

국보법 사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기자회견을 본 느낌은 바로 '환생 박정희' 그 자체라고 할 만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인 국가보안법을 그 딸이 모든 것을 걸고 지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환생 박정희?

박 대표는 회견문을 시작하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했다. 과연 박근혜 대표는 진정으로 국민을 존경하는 것일까? 국가보안법은 국민을 존경하는 것과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다. 국민을 감시하고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구시대의 악법이다.

잠입 탈출에 관한 처벌은 국민의 거주 이동의 자유를, 고무 찬양에 관한 처벌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회합 통신에 관한 처벌은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억압할 가능성이 많다. 또한 불고지에 관한 처벌은 인륜마저 저버리게 만들었다. 정말 안보를 지키고 간첩을 잡자고 한다면 형법상의 내란죄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

도둑 잡으라고 들여놓은 사나운 개가 멀쩡한 이웃주민을 물어뜯는 일이 많다면 개를 없애야지, "그래도 도둑은 못 들어오지 않느냐"며 개를 없애지 못하게 할 것인가? 진정 국민을 존경한다면 간첩이나 좌익 사범을 잡자고 온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왔고 현재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사수하겠다고 나설 것이 아니다. 국민을 감시의 대상으로 삼고 인권을 억압하여 국가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것은 유신독재의 시대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이다.

1970년대에 무허가 주택을 철거하러온 철거반원에게 "이 김일성보다 나쁜놈아!"라고 외쳤던 사람이 국가보안법의 고무찬양죄로 잡혀들어 갔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고무찬양이 되느냐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이유인즉슨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인 김일성을 두번째로 나쁜 놈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한홍구의 역사이야기 중)

이웃 물어뜯는 개

웃고 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국가보안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누구에게나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가혹한 고문이 동원되고 증거가 만들어지고 조작되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인권의 마지막 보루인 대법원조차도 억울한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하고 사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그 대법원도 과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인지 국가보안법 존치를 주장한다. 결국 국가보안법을 없애는 것만이 근원적인 해결책이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우리나라의 안보가 위태롭게 된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국군이 지킬 것이고, 간첩은 잡으면 될 것이고, 국민들은 생업에 열심히 종사할 것이다. <조선일보>나 한나라당이 자주 상상하듯 광화문 네거리에서 인공기를 휘날리며 김정일을 찬양하는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할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런 사람이 만약 있다해도 호기심이나 비웃음의 대상이 될지언정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또한 그들은 북한을 '정부를 참칭하는 단체'로 국가로조차 인정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법 체계와 비교해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모순을 당당히 주장하고 있다. 폐쇄된 독재국가인 북한과 비교할 만큼 그렇게 우리나라가 당당하지 못하고 우리 국민의 성숙된 역량을 믿지 못하는가? 도대체 국민을 존경하기나 하나?

이제껏 우리 현대사의 불행했던 시기에 불쑥 등장했다가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이 적지 않다. 5.16 쿠데타가 그랬고 유신 독재, 긴급 조치가 그랬고 삼청교육대, 통일주체국민회의, 간접선거, 야간 통행금지 등이 또한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모두다 민주주의가 성숙되고 세상이 달라지면서 사라진 것들이다.

이제 드디어 국가보안법이 박물관의 유물로 보내질 운명의 시기에 왔다. 숱한 인권 유린과 피해자를 양산해온 국가보안법이 이제껏 질긴 생명력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안보상업주의와 안보기득권으로 살아온 수구 신문과 정치인들의 이해 관계에 힘입어서이다.

이제 국가보안법의 질긴 생명을 끝낼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본인은…" 하는 말과 박근혜 대표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하는 말의 간극만큼이나 예전 유신독재시절과는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을 감시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법으로만이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강변하는 박 대표의 모습에서 언뜻언뜻 '유신'의 망령이 보인다.

다른 사람도 아닌 북한에 가서 김정일과 만나 사진도 찍고온, 바뀐 남북한 시대의 혜택을 맛본 박 대표가 이렇듯 국가안보를 외치며 국보법 폐지반대에 나서는 것이야 말로 정략적인 것이 아닌가?


고태진(ktjmm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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