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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성탄절 전야, "4자 회담 무효, 국보법 연내폐지" 200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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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전야, "4자 회담 무효, 국보법 연내폐지"
[현장] 국보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문화제 우리당 성토

오마이뉴스 조호진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국보법 폐지 의지를 다지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국보법 연내폐지를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가 성탄절 전야인 24일 밤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광화문 동화면세점 광장에서 열렸다. 19일째 단식 중인 국민농성단과 시민 등 1200여명은 이날 문화제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4자 회담을 '야합'으로 규정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국민연대)' 가입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명동, 인사동, 서울역 등지에서 출발, 촛불대행진을 펼치면서 촛불문화제 행사장인 광화문 동화면세점에 도착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국보법폐지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홍보하며 "국보법 없는 2005년을 맞이하자"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다짐했다.

국민연대는 성탄절 분위기에 맞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민주노동당원들은 '국보법폐지촉구' 피켓을 들고 홍보에 나섰으며 무대차량 왼쪽에 설치된 중형 트리에는 국보법 폐지를 소망하는 노란색의 쪽지들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쪽지에는 "배고파 못살겠다. 국보법 철폐", "국보법 없는 새해는 우리 민족 모두의 소망입니다. 아!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기만 한다면 우리의 가슴이 얼마나 벅찰까요", "이틀 단식하고 내려갑니다. 남아계신 분들 힘내시고 열심히 투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내려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겠습니다" 등의 국보법 철폐에 대한 염원을 담았다.

또한 국보법에 의한 간첩 고문조작을 풍자하고, 열린우리당의 태도를 비하하는 내용의 캐롤송 개사곡을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들은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을 겨냥해 "나쁘다 형근 오셨네 다 고문 받아라/ 이놈 저놈 다 족쳐서 다 간첩 만들자(기쁘다 구주오셨네 개사)", "열우당 의원들 다수당이 되었네/ 하지만 열우당은 오락가락 하였네/ 딴나라당 무서워 보안법 양보했네/ 그 후로 국민들은 그를 매우 싫어했네(루돌프 사슴코 개사)"라고 불렀다.

국민연대는 150개의 찜질용 팩을 준비해 나이 든 농성자들에게 제공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지원단 차량과 구급차를 대기시켰으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임종인 의원 "지도부 비판받아 마땅 ... 과반수 국보법 폐지하라 만들어준 것"



▲ 24일 저녁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집회'에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왼쪽)과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참석해 연대사를 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4자회담 원천무효", "국보법 연내폐지", "밀실야합 천정배, 이부영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린우리당을 규탄했다. 이날도 민주노동당 천영세, 조승수, 이영순 의원 등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국보법 폐지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무대 발언에서 "천정배 대표와 이부영 의장을 규탄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봐서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며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국보법 폐지를 연내에 처리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연내 폐지하겠다고 했다가 4자 회담에 합의하는 등 지나치게 갈팡질팡했는데 이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천 대표와 이 의장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임 의원은 또한 "국회 농성장에 찾아온 시민이 '배고픔과 추위보다 가슴 아픈 것은 열린우리당이 갈팡질팡 하는 게 더 가슴아프다'고 한 말이 가슴을 찔렀다"며 "국보법 유지 세력은 친일, 분단, 반독재 세력이며 국보법 폐지 세력은 독립, 통일, 민주세력이다. 국민이 민주세력을 과반수로 만들어 준 것은 악의 상징인 국보법을 폐지하라고 만들어 준 것"이라며 국회의장을 압박해 국보법 폐지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임 의원을 "임 의원 스스로 열린노동당원이라고 말한다"고 지칭해 참석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 의원은 "김원기 의장이 별명이 '지둘러'인데 이러다 굶어죽겠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수배자들이 떠오른다. 다시는 국보법에 의한 희생자가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이 의원은 또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들이 신뢰받을 수 없는 행동으로 국민에게 사기 쳤는데 더 이상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은 국민권리를 빼앗고 국회법을 초월하는 4자 회담으로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4자 회담을 때려치우고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경순 민가협 전 회장은 "국보법을 다루는 중요한 자리인 법사위원장을 공안검사인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에게 맡긴 열린우리당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며 "청년 학생들이 19일째 밥을 굶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진다. 국보법을 철폐시켜 청년 학생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자"고 호소하며 국보법 철폐로 모든 양심수를 석방시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가수 김원중 "남과 북은 남이 아니며 이별의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열창



▲ 24일 저녁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국보법 폐지를 염원하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위한 촛불집회'에 이색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광주에서 활동 중인 가수 김원중씨가 촛불문화제에 참석, 분단의 아픔을 다룬 '직녀에게'를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재청을 요구받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김씨는 노래에 앞서 "학교에서 민주주의는 대의정치라고 배웠는데 우리 스스로 길거리에서 직접 민주정치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을 보니 국회의원이 소용없는 것 아니냐"며 "능력 없는 의원들을 우리가 뽑았으니 우리가 나서야하지 않겠는가"라며 국보법 폐지를 외면하는 국회를 성토했다.

김씨는 또한 "남녘의 아들과 북녘의 어머니가 만날 수 없는 나라가 21세기에 존재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남과 북은 남이 아니며 이별의 슬픔은 끝나야 한다. 우리는 서로 만나야 한다"면서 대표 곡인 '직녀에게'를 불러 큰 호응을 받았다.

촛불문화제가 끝날 무렵 통일광장 회원인 나경순(77)씨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국보법 폐지 염원을 담은 글을 건넸다. 12일째 단식 농성 중인 나씨는 자필로 쓴 글에서 "8·15 해방을 맞은 18세부터 77세의 지금까지 국보법에 위협받으며 살고 있다"고 국보법에 의한 피해를 호소했다.

나씨는 이승만 대통령 당시 특별조치 1호에 의해 징역 15년, 반공법 고무찬양죄로 징역 3년, 사회안정법에 의한 보호감호로 2년 9개월을 감옥살이 한 것은 물론 3개월마다 신원확인 생활보고서와 2년마다 공안검사에게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의 고초를 겪어 왔다고 밝혔다.

나씨는 "국보법에 가혹하게 탄압 받으며 일생을 살아왔기에 지겹기도 하고 원한스럽기도 하다"며 "국보법폐지 반대자들은 민족적 양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국보법에 의한 희생자들에게 명예를 회복시키고 충분한 보상할 수 있는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보법 폐지를 간절히 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수 백 개의 촛불로 '야합무효 연내폐지'라는 글을 만든 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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