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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권오헌]국가 보안법 폐지, 수구냉전 체제 청산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2005/02/11
국가 보안법 폐지, 수구냉전 체제 청산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권오헌 / 양심수 후원회      

  
  2004년 세밑 여의도 국회 앞 국민 농성장은 참으로 참담하고 비통했었습니다.
   국가 보안법 없는 희망 새해의 벅찬 꿈이 물거품이 되고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겨울 찬바람 속에서 1,300여명의 삭발, 단식 농성단이 결사 의지로 ‘끝장 단식’까지 했었지만, 역사의 무덤으로 보냈어야 할 국가보안법은 정치권의 국민 배신으로 죽음 바로 눈앞에서 되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수구, 냉전 집단 한나라당의 반역사적 행패는 입에 올릴 가치조차 없겠지만,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 폐지당론 결정과 민주노동당, 민주당과의 3당 합의까지 깨면서 개혁법안 처리를 미룬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2004년으로 역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파행과 야합으로 국회가 입법기구로서의 제 역할을 방기한 것과는 관계없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온 겨레의 열망과 투쟁은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연내 폐지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60년 이어온, 폐지 투쟁은 결코 좌절할 수도 중단할 수도 없었습니다. 한평생을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을 하면서 국가보안법으로 숱한 고난을 겪었던 사회 원로들로부터 잘못된 법을 없애야 한다는 소박한 정의감으로 달려온 청소년들까지 젖먹이를 떼어 놓고 울산, 부산, 마산, 진구, 광주, 인천 등 전국에서 달려온 젊은 어머니들로부터 하루 일을 서둘러 끝내고 농성장으로 곧장 달려와 함께 했던 직장인들까지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 일반 시민에 이르는 국민농성단은 단식농성과 선전 홍보, 촛불 한마당 문예 공연을 하면서 이루어진 공동체 의식과 동지적 연대감으로 똘똘 뭉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대열은 해를 넘긴 것과 관계 없이 지역과 부문으로 더욱 지평을 넓히면서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할 굳건한 초석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밑 그날 밤의 그 참담함과 분노를 딛고 2월 임시국회를 압박하는 결의 결심으로 다시 촛불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4일 ‘국가보안법 폐지 2월 투쟁 선포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25일부터는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와 수구 청산을 위한 전국 릴레이 촛불 대행진’에 들어갔으며, 29일엔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수구청산 2월 투쟁 선포 대회‘를 열어 2월 20일 광화문에서 10만이 모이는 촛불 대회를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법 하나를 없애는 이상의 역사적, 정치사회적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일제 잔재와 반민족 친일 세력에 대한 과거 청산의 의미가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자체가 일제가 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 수단으로 만들어진 치안유지법에 뿌리를 두었다는 데서 그렇고, 해방과 함께 처단되었어야 할 친일 민족 반역자들이 새로운 지배세력으로 둔갑하여 오늘까지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는 의미가 그것입니다. 해방공간 새로 들어온 점령군은 국토와 민족을 분단, 분열시켰고 일제의 법령, 제도, 관행을 존속시키면서 친일 부역자들을 권력 상층에 앉히고 민족자주, 애국 세력을 오히려 탄압, 투옥 테러를 자행하였습니다. 친일세력들은 미국의 비호 아래 반공, 반북의 이념 공세로 그 자리를 굳건히 하는 국가보안법 체제에서 기생된 반드시 청산될 집단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는 수구냉전 세력의 청산으로 이어져야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맞서 싸워 연합국 승리와 함께 조국 광복과 민족 해방을 이루었지만, 자주독립 통일정부 수립이란 민족적 과제를 다 하지 못했습니다. 해방된 조국은 새로운 점령군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되고 강대국의 패권적 세계 전략에 강제 편입되면서 동족상잔의 비극마저 겪어야 했습니다. 동, 서 냉전 체제는 더욱 심화되고 분단대치가 고착되면서 역대 독재정권은 반공, 반북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하여 외세를 등에 업고 분단을 악용 독재를 강화하면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였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이러한 냉전 체제의 산물이기도 하였습니다. 민족 자주세력과 평화통일 주장은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이 법이 제정되고 한 해 동안 118,000여명이 입건, 투옥되고 132개 정당 사회단체가 해산 당했습니다. 조봉암 진보당 위원장이 평화통일을 주장 했다가 사법 살인 당했고, 4월 혁명 뒤에는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최백근 사회당 중앙간부 등이 그리고 유신 독재에서는 도예종씨 등 8명을 , 전두환 신군부독재에서도 남민전 사건의 신향식씨 등이 사법 살인을 당하는 것을 비롯 수천 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수만 명이 구속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법 살인 말고도 수십만 명을 좌익으로 몰아 재판 없이 학살하는 만행이 냉전 체제 아래에서 벌어졌습니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 정권은 반공을 국시의 제1의로 한다며 남북 대결정책을 강화했고, 반공법까지 따로 만들어 자주 통일 운동은 물론 사상, 양심의 자유, 집회, 결사, 학문, 예술 표현의 자유를 짓밟았습니다. 이렇게 수구냉전 체제(세력)은 사상 탄압, 분단고착, 남북 대치를 가속화했었습니다.
  
   또한 국가보안법 폐지는 외세 의존의 사대매국 세력 청산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려는 것을 사대매국 세력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외세에 의존하려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주, 평화통일, 민족 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천명한 7.4 남북 공동성명이나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하려는 6.15 공동선언을 파탄 내려 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자주성을 외면하는 그들은 민족의 존엄과 이익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60년의 부당한 강점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군의 영구 주둔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제 땅을 공짜로 내주고 군사시설비도 부담하며 첨단무기를 들여와, 동족을 죽이려는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와 전쟁 책동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북에 대한 정권 붕괴를 노린 미국의 이른바 ‘북인권법’을 맹목적으로 환영하며 일부 사대매국 세력은 2400만 달러의 대북 정권 붕괴 자금을 끌어들여 미국의 이익과 의지에 맞춰 동조 추종 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대북 적대 집회 등에서 언제나 성조기를 흔들며 마치 미국이 그들의 조국인양 발광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친일 잔재, 수구 냉전, 사대 매국 세력은 다같이 국가보안법의 보호 속에 성장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북을 반국가 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을 결사 사수하겠다는 이들의 주장은 남북 사이의 반목 대결과 분단 고착만이 그들이 살아남을 조건이고 자양분이기 때문입니다.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고 인간의 기본인권을 지키며 이들 반역사적이고 반민족적 집단을 청산하기 위해서도 국가보안법은 완전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그리고 올바른 과거 청산을 위한 대국회 투쟁과 대국민 선전 홍보의 2월 투쟁이 본격화 될 것입니다. 대국회 투쟁에서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일은 정치권의 또 다른 야합으로 완전 폐지가 아닌 대체 입법 또는 형법 개정론 등이라 하겠습니다. 이미 일부 언론에 흘러나오는, 이름만 바뀌어 놓은 채 반국가 단체 규정을 그대로 두고 있는 대체입법이나 형법개정론은 결사 저지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완전 폐지만이 이 땅에서 인권 침해를 막고, 자주 통일을 이루며 전쟁을 막아내고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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