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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펌]정지영·김동원·황철민 감독 "국보법 이래서 폐지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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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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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김동원·황철민 감독 "국보법 이래서 폐지해야"
문화예술계도 '국보법 폐지 단식 선언'...18일에는 촛불집회도
오마이뉴스 김지은 기자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 대한 정지영·김동원·황철민 감독의 얘기다. 이들은 "국보법은 단지 일부 피해자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국보법은 당연히 속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 감독은 각각 대표작 <남부군>, <송환>, <프락치>를 통해 빨치산, 비전향장기수, 안기부 프락치에 의한 조작간첩 사건 문제를 다뤄 남북문제와 국보법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미제를 짚었던 세 명의 감독에게서 국보법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남부군> 정지영 감독 "국보법 때문에 나도 '자기검열' 해야 했다"
▲ 17일 여의도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장을 찾은 정지영 감독.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지영 감독은 17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 국보법 폐지 국민농성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국회를 보고 줄지어 앉은 500여명의 단식 농성단을 지켜보던 정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같이 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는 자성에서 였다.
정 감독은 "500명이 넘는 노상 단식단을 보니 작업을 핑계로 동참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며 "1일단식이라도 해 뜻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국보법이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 감독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여서 이젠 이 문제에 대해 말하기조차 싫은 심정"이라며 특히 열린우리당의 최근 태도를 꼬집었다.
정 감독은"최근 열린우리당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국보법 문제가 왜 절충과 타협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면서 흔히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들이대며 국민 대다수가 아직도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국민들이 국보법이 어떤 법인지 제대로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민은 국보법과 자신이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국보법으로 부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그간 자신의 작업 활동에 대해서도 "나는 이른바 '검열의 시대'인 80년대에 영화를 시작해 그 시절 동안 스스로 검열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배기도 했다는 점을 고백한다"며 "국보법은 이처럼 창작력과 상상력을 스스로 제한하게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송환> 김동원 감독 "국보법, 우리 사회 모순의 근본"
▲ 김동원 감독(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12년 간 비전향장기수 할아버지들을 만나며 이를 기록영화로 만든 영화 <송환>의 김동원 감독은 전화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김 감독 역시 "국보법 폐지 농성에 함께 하지 못하는 데 죄송한 마음"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 김 감독은 "국보법은 당연히 폐지되어야 하는 법"이라며 "이 법이 있는 한 특히 창작자로서는 자기 검열을 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못박았다.
그는 국보법의 폐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창작의 자유 침해를, 사회적으로는 뿌리깊은 모순의 시발점을 들었다.
김 감독은 "국보법이라는 제약이 있는 한 감독으로서는 '그 이상'의 얘기를 담지 못하기도 하거니와 국보법이 있는 한 통일은 힘든 것 아니냐"며 "이 모든 문제를 접어두고라도 이미 이 법으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특히 "(이제는 국보법으로 인한 인권침해가 없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자신만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괜찮다는 것인데 국보법 폐지는 우리 사회 원칙의 문제"라며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모순이 있지만 분단에서 비롯된 모순(국보법)이 가장 근본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또 "북한을 통일의 대상이 아닌 전쟁의 대상으로 보는 이 법이 있는 한 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며 "엄연한 유엔(UN) 가입국을 '(반국가)단체'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 법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락치> 황철민 감독 "국민소득 '2만불 시대' 앞당기려면 국보법 폐지해야"
▲ 역시 여의도 국회 앞 국가보안법 폐지 단식농성장을 찾은 황철민 감독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옛 안기부 프락치 백흥룡씨의 고백을 통해 이른바 '남매간첩단' 사건이 조작사건이었다는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락치>의 황철민 감독은 국보법을 우리 사회를 비도덕적으로 병들게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황 감독은 "영화 <프락치>를 통해 국보법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거짓으로 뒤덮여 있나를 말했다"며 "주요 (국보법) 사건에는 언제나 '조작'과 '거짓'이 있었고 이는 고문과 프락치에 의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국민들이 흔히 '먹고살기도 어려우니 경제 먼저 해결해달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의 통합을 해치고 공동체를 비도덕적으로 만든 국보법을 놔두고 잘 먹고 잘 살게 해달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한나라당 등 수구세력이 즐기는 '색깔론'이 통하는 이유는 바로 국보법 때문이다."
황 감독의 이 말은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이어 황 감독은 "국민들이 그렇게 말하는 '국민소득 2만불'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분별있고 도덕적인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아직 '색깔론' 공방을 벌이느라 제대로 정치를 못하는 수준의 사회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국보법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문화예술인 단식선언 기자회견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 농성장에서 미술인회의, 문화연대, 여성문화예술기획, 우리만화연대, 민예총, 독립영화협회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04 권우성
문화예술계, 오늘부터 국보법 폐지 위한 단식 농성
한편, 김정헌 문화연대 상임대표, 이희재 우리만화연대 대표, 황철민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영화감독 정지영,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김상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 등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보법 폐지 국민단식농성장에서 '국보법 완전폐지를 위한 문화예술인 선언'을 갖고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의 무기한 단식 돌입 및 문화예술인 릴레이 1인단식을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창작과 표현, 생각의 자유를 위해 우리는 총력을 다해 굶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보법의 시급하고 완전한 폐지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변화와 개혁의 열망으로 탄생한 17대 국회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대의 요구에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지연과 외면으로 오락가락하는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17대 국회는 즉각 개혁의 열망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민주 열망의 북소리를 들어라"
내일 '국보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
18일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릴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에 1000개의 북이 등장할 전망이다. 1000개의 북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623명의 시민과 릴레이 하루단식에 참여하는 400여명을 상징화한 숫자다.
김성란 국보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1000명의 단식자들이 모두 북을 하나씩 들고 나와 울릴 것"이라며 "국회가 민주의 소리, 민의를 들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진도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석달윤씨의 아들 권호씨가 나와 국보법으로 인한 피해를 증언하고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국회의원들이 연단에 올라 국보법 폐지의 당위성을 설파한다.
또한 가수 안치환씨와 노래패 <우리나라><희망새>가 출연, 축하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회는 입담 좋은 개그맨 노정렬씨가 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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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