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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펌]우리당 국보법처리 ‘백가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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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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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국보법처리 ‘백가쟁명’
[내일신문 2004-11-24 11:18]
[내일신문]
“폐지 일몰제 도입” … “강행처리 불사” 주장도
‘국가보안법,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후 형법 보완’이라는 당론을 정해놓고도 구체적인 처리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의 표현대로라면 ‘당론결정 이후 한 달이 되도록 한걸음도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답답함’이 이어지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2일 ‘국가보안법,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국보법 문제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국회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현재 우리당과 국회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털어놨다.
◆“한나라당 버티면 처리 불가능” = 유 의원의 이런 고민은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상, 현실적으로 단독 처리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이 본회의 실력저지 입장을 유지할 경우 국보법은 처리할 길이 없다”고 못 박고 “지금은 처리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물을 돌파할 길을 안내하는 지도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따라서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의원 자유투표에 따라 국보법을 처리하자”고 제안하고 “내용을 절충하는 타협이 불가능할 때는 절차에 대한 타협을 통해 ‘내용의 결과적 타협’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글에서 “자신의 입장을 우리당 지도부에 제안하지 않았다”고 썼지만 실제로는 당 의장에게 ‘국보법 처리를 위한 자유투표 방안’을 보고했고, 당 의장은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유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어찌됐건 우리당 지도부는 국보법 폐지당론을 고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여야 의원들이 (자유투표 방식과 관련) 뜻을 모은다면 지도부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후 폐지한다고 선언하자” = 한나라당의 반대로 국보법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우선 개정을 하고 폐지시한을 정하는 ‘폐지 일몰제’를 도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여야합의로 개정까지만 나가고, 2년 또는 3년 후에 국보법을 폐지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하자는 제안이다.
우리당의 한 의원은 “국보법 폐지는 죽어도 안된다는 야당이 버티고 있는데, 무슨 수로 폐지안을 관철하겠느냐”면서 “우선 야당의 안보우려를 없애는 수준에서 국보법을 개정한 다음, 북핵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안정을 찾는 시기에 국보법을 폐지한다는 것을 합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개정 후 폐지를 선언하려면 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에 백보 양보해야 하는데, 현재 지도부는 ‘폐지당론’을 접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서 “ ‘ 때문에 국보법 일몰제’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국보법 일몰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대신 한나라당은 국보법과 관련한 당론을 내놓는 등 여당에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폐지 못하면 우리당 미래 없다” = 반면 국보법 폐지당론을 고수하고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국보법 폐지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어쩌면 폐지관철이라는 강경론이 우리당 내의 대세일 수도 있다.
그 동안 우리당 내에서 국보법 폐지 분위기를 주도했던 아침이슬 모임 멤버 우원식 의원은 “국보법 폐지는 한 시대를 정리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양보나 타협은 불가능하다”면서 “만일 우리당이 국보법 폐지당론을 포기한다면 정체성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 “17대 국회 들어 국보법 폐지를 위해 정치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정도로 판을 벌려놓았는데, 국보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당의 미래는 없다”고 단정했다.
그럼 강행처리라도 하겠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우 의원은 “국민들이 폐지여부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고 “현재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제안한 ‘자유투표’에 대해 우 의원은 “오랜 시간 토론을 통해 폐지당론을 정해놓고 국회에서 야당과 제대로 논의도 해보지 않고 당론을 포기하는 듯한 자유투표를 제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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