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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펌]최병모변호사 "국론분열? 조중동의 선동이 횡행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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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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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분열? 조중동의 선동이 횡행할 뿐"
[인터뷰] 최병모 변호사·전 옷로비사건 특별검사
장윤선(sunnijang) 기자
▲ 최병모 변호사는 "국보법 존치여론이 높은 것은 보수언론의 선동 때문"이라며 "지금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의 부풀리기, 선동, 불안감에 지배된 여론"이라고 분석했다. ⓒ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론분열? 조중동의 선동이 횡행할 뿐"
[인터뷰] 최병모 변호사·전 옷로비사건 특별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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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모 변호사는 "국보법 존치여론이 높은 것은 보수언론의 선동 때문"이라며 "지금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의 부풀리기, 선동, 불안감에 지배된 여론"이라고 분석했다.
ⓒ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싼 논쟁이 극에 달했다. 최근 <조중동>은 체제전복, 안보공백 등을 우려하면서 국보법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국내 주류언론들이 합동으로 국보법이 폐지되면 당장 나라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처럼 위기론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최병모(전 옷로비사건 특별검사) 변호사가 "조중동의 선동에 말려들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병모 변호사는 1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국론분열이 아니다"라며 "보수극우세력의 선동이 횡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
이날 인터뷰에서 최 변호사는 "국보법 폐지 반대여론이 높은 것은 보수언론의 선동 때문"이라며 "지금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의 부풀리기, 선동, 불안감에 지배된 여론"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최 변호사는 "중앙일보가 '우리나라 인사들이 북한에 들어가 각종 정치행사에 참석하더라도 북한측 인사들과 남한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키기 위해 논의했다는 사실 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한 점에 대해 형사법의 원리에 비추어 볼 때 범죄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신문에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은 그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변호사는 "김정일과 북한에 대한 관계에서만 단순한 의견표명에 지나지 않는 것까지도 유독 처벌하려는 것은 50년간에 걸친 편향된 반공교육의 결과"라며 "과거 독재정권들이 우리 안의 레드 콤플렉스, 남북 분단상황을 최대한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최병모 변호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최근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논점도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이는 것은 논쟁이 아니다. 국보법 조항의 구체적인 규정형식 및 내용과 현실적인 적용실태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어떻게 논쟁이 가능한가. 법률은 현실사회에서 벌어지는 개개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다. 조중동의 문제제기방식은 논쟁이 아니라 선동이다. 이런 조중동의 선동에 말려들면 안 된다. 지금 상황은 국론분열이 아니다. 논쟁도 아니다. 보수극우세력의 선동이 횡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 우리사회 이른바 주류언론들은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흔들어도 처벌할 길이 없다는 점에 대해 무척 우려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흔들고, 북한과 김정일을 찬양하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건 두 가지 접근이 가능하다. 하나는 우리 법률상 내란죄, 외환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반하는 행위까지 나갈 경우 그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 다른 하나는 처벌의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광화문에서 한국정부를 폐지하고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자고 주장하면 이것을 처벌할 것인가 말 것인가. 폭동을 수반한 내란행위까지 나가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한 문건 배포나 구호, 주장에 그친다면 '정신나간 소리'라고 치부할 것이다. '김일성 만세'도 마찬가지다. 정신나간 짓이라고 생각하고 웃어버리면 될 일이다. 국가보안법이 문제인 것은 이와 같은 처벌가치가 없는 행위까지도 처벌하려 하기 때문에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국보법이 문제인 것은 처벌가치 없는 행위까지 처벌하려 하기 때문"
- '미국 만세'에는 관대한데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처벌하려는 이유는.
"정확히 말하면 국가보안법은 북한에 대해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개개인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처벌하려는 것이다. 김정일과 북한에 대한 개개인의 태도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려는 것은 50년간에 걸친 편향된 반공교육의 결과다. 우리 안의 레드 콤플렉스 때문이다. 독재정권들은 분단상황과 휴전으로 인한 준 전시상태라는 점을 최대한 이용해왔다. 그 점이 크다."
-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처럼 위기조장을 하는데.
"국가안보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 UN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다. 형법상 내란의 죄, 외환의 죄로 충분하다. 국가보안법은 잘 아는 것처럼 국내 인권침해에 악용되어 왔다. 법조문 형식 자체가 인권침해에 용이하도록 되어 있다. 국가안보는 어떤 사상을 억압하고 토론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지켜지는 게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우월성을 확보함으로써 지켜진다고 생각한다."
-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를 비롯 전·현직 법조인들도 국가보안법의 존치를 주장한다.
"이회창 전 총재의 국보법 존치 발언은 법조인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인의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법조인들이 국보법 폐지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생각으로는 국가보안법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무리하게 인권탄압을 위해 악용되어 왔는지, 악용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안다면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국보법이 어떤 범죄사실에 대해, 어떤 양태로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하는 얘기다. 물론 반대의견은 존중할 수 있다.
그러나 공안수사검사들은 국보법을 앞장서서 적용해왔다. 그 점에 대한 자기확신, 자기최면에 걸려있다고 생각한다. 법원도 국보법을 적용해 유죄 판결을 해왔기 때문에 자유롭지 않다. 우파적, 보수적 가치기준을 가진 분들은 '김일성 만세'만으로도 위험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죄형법정주의와 형사법의 원리에 따라 해석하면 전혀 옳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 국가보안법상 가장 문제가 심각한 조항은 무엇인가.
"고무찬양, 이적 표현물 제작·소지·반포,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등이 포함된 국보법 7조다.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은 사건의 90% 이상이 고무찬양, 이적표현물 소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데, 그 이적표현물이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처벌대상자가 소지했기 때문에 문제됐던 것들'이다. 잘 아는 것처럼 금서목록이 있다. 서점 가에 널리 있는 책들, 동서양 막론하고 고전으로 분류된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에리히 프롬의 <건전한 사회>, <소유냐 삶이냐> 같은 책들이 여전히 이적 표현물로 규정돼 있다. 이런 이중 잣대는 없어져야 하지 않는가."
▲ 최병모 변호사.ⓒ2004 오마이뉴스 권우성
color=navy>-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이 62.8%라고 나왔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이 찬성해도 국민이 반대하면 국보법 폐지는 못하는 게 아니냐고 말한다.
"보수언론의 선동 때문이다. 언론·정치인·지식인들이 국민여론의 선도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국보법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토론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의 부풀리기, 선동, 불안감에 지배된 여론이다.
조사방법에도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여론조사는 조사방법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형법의 체계와 국보법 피해자들이 처벌받은 행위, 처벌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안보논리로 침해받은 인권문제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한 내용을 제시한 다음에 그래도 존치가 옳으냐고 물었다면 여론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아마도 그때는 폐지여론이 훨씬 앞설 것이다."
- 한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 나라가 강소국 단계에 들어섰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진정한 선진국은 경제규모만 가지고 따지는 게 아니다. 지금 우리가 새롭게 도약하려면 3가지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부정부패 척결과 공무원사회 개혁이다. 둘째는 과거사 청산문제다. 셋째는 냉전논리의 극복이다. 그래야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통일로 가는 길도 가까워질 수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뒤를 잇는 제시 잭슨 목사의 말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우파적 사고만으로 무장되는 것은 불안정하다. 좌파적 견해를 포함한 광범위한 토론을 거쳐 균형적 사고를 할 때 국가적 시스템도 강화된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60년간 완전히 그런 토론을 막아왔다. 개인적으로 좋든 싫든 20세기 중요한 사상 중 하나가 사회주의 사상이다. 우리 헌법에도 사회주의적 요소를 도입한 부분이 있다. 노동3권을 인정한 부분이나 국가에 대하여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의 의무를 부과한 조항, 적정한 소득분배 등을 규정한 경제조항 등은 자유방임주의나 자본주의 사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 중앙일보는 19일자 조간 1면 머릿기사를 통해 평양노동당 행사에 허가 안 받고 참여해도 처벌이 어렵다고 걱정하면서 '우리나라 인사들이 북한에 들어가 각종 정치행사에 참석하더라도 북한측 인사들과 남한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키기 위해 논의했다는 사실 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범죄에 해당하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처벌할 수 있다면 어느 누가 안전할 수 있는가. 만일 누군가에게 '당신은 간첩으로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할 수 있는가.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신문에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은 그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국보법 완전폐지 이외의 대안은 없다"
- 열린우리당의 국보법폐지 후 형법보완 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가보안법은 완전한 폐지 외에 다른 대안은 필요 없다. 우리 나라 형법은 53년 9월 18일 제정된 법률로 전시 형법이다. 그래서 적국을 위한 간첩행위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미국을 위한 간첩행위를 해도 처벌하지 못한다. 로버트 김은 미국에서 한국을 위해 일했다고 간첩죄로 처벌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미국을 위해 정보를 내줘도 처벌할 수 없다.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므로? 이것은 고쳐야 한다. 그러나 다른 개정은 필요 없다고 본다.
또 열린우리당은 형법 보완 조항에 국가보안법 유사조항을 끌어넣으면서 국보법을 잔존시키려고 하고 있다. 특히 형법 제87조의2(신설) 내란목적단체조직은 국보법 제2조와 닮아 있다. 이 법이 새로 만들어지면 과거 독재정권시절 툭 하면 만들어졌던 조작사건, 조직사건의 문제가 여전히 남게 된다. 사람들은 독재정권이 사라졌으므로 이 조항을 부당하게 적용 받을 리 없다고 하지만, 이 법이 있는 한 위험은 계속 남아 있게 마련이다."
- 국보법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시민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사회의 거대 언론이 이렇게 나오니까 정말 답답하다. 우선 열린우리당의 잘못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철저히 국민토론을 거쳤어야 했다. 시민사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 그러나, 이 법은 결국엔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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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