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단식 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이젠 제법 기운도 빠지고 물건을 드는 것도 부담스러워 집니다. 구호소리도 의도완 다르게 점점 작아지고, 깊은 잠을 못 들면서 졸음은 계속됩니다.
15개월된 딸을 어머니께 맡기고 우리 부부가 모두 단식농성단에 결합한 결심을 할때는 비장함이 있었습니다.
울산이 점점 멀어지고 ‘다솔’이와 거리가 떨어질 때 애기 엄마의 눈물을 저는 보았습니다. 가끔씩 집에 통화를 하면서 전화기 멀리 다솔이 목소리를 들을 때도 자꾸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아픔을 이기고 반드시 승리하고야 말겁니다.
울산을 떠나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애기 엄마는 그냥 있으면 안되겠냐?”
“안됩니다”
“그래도 여자가, 그것도 애기가 엄마없이 어떻게 지내니?”
“자꾸 그러지 마세요. 어머니 우리가 예전처럼 또 국가보안법으로 1년 넘게 구속되고 나면 어쩝니까? 그땐 애기도 뭐고 없게 될 거예요. 그보다는 한달 농성해서 그런 걱정 없어지면 좋지 않겠어요?”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저도 편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모두 2년의 수배, 1년의 구속 생활을 하는 동안 어머니가 타들어가는 가슴을 생각하면 절대 그 기억을 헤집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제 점점 기운이 빠져가는 하루하루지만 그만큼 아니 그보다 10배 100배의 속도로 국가보안법의 명줄이 끊어져 가고, 더 많은 대오가 우리와 함께 결합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도 결심을 굳혀가고 한나라당의 내분은 점점 커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꼭 승리합니다. 어머님!
입원을 하셔야 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에 애기엄마는 울산으로 내려가려고 짐을 챙겨 공항까지 갔었습니다.
공항에서 다시 발길을 돌리며 퍽 많이 울기도 했지만 ‘다솔이야 이모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의 임무는 완수하길 바라는 어머니 마음이 더 크지 않겠는가?’ 이것이 우리의 결심이었습니다.
세상은 저절로 변하지 않고 그 변화의 중심에 많은 이의 피와 눈물이 베여있다는 것을 아시는 어머니이기에 우리는 또 한번 힘을 냅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하는 동지들의 마음이 모아져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복식이 끝나고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 국가보안법 장례식을 웃으며 함께 지낼 날을 기다리며...
다솔이 아빠! 강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