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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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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초점] 핀란드처럼 선진국 되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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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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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지난 15년간 여름마다 핀란드의 헬싱키 경제대학원에서 3주일씩 강의를 하다 보니 어느덧
핀란드가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 유달리 핀란드를 친근하게 느끼는 이유는 또 있다.
핀란드 사람 상당수에게 몽고반점이 있다고 한다. 또 핀란드어(語)는 우리와 같은 우랄·알
타이 어족에 속한다.
지정학적인 모습도 우리와 유사하다. 한국이 중국·일본·러시아 등 강대국들 사이에서 치
열한 생존의 길을 걸어왔듯이, 핀란드 역시 스웨덴·러시아·독일 등 주변 강국들로부터 끊
임없는 침략을 받아왔다.
13세기부터 스웨덴의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1809년부터는 러시아의 압제에 시달렸다. 1917
년 러시아 혁명을 계기로 독립을 이루었다가 1939년 다시 소련의 속국이 된 핀란드는 20여
만명이 죽는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소련은 치열하게 항거하는 핀란드 국민에게 외경심을 느끼고 1944년 독립을 허용해주면서
그 대가로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했다.
그때까지도 전형적인 자급자족형 농업국가였던 핀란드는 배상금을 내기 위해 제지·기계·
조선 등 중공업을 일으켰고, 배상금을 1952년에 모두 갚은 후 꾸준한 성장을 지속했다.
당시 세계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대
립하며 서로 무역을 거부하는 냉전 체제였다. 핀란드는 중립국을 선언한 후 주로 소련에서
나오는 석유 등 천연자원을 수입하여 유럽에 되팔고, 서유럽의 생활용품을 수입하여 소련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시작했다. 1980년대에 핀란드는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넘는 선진국 대
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1990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냉전이 사라졌고, 핀란드의 중계무역도 막을 내리게 됐다.
핀란드 경제는 1990년 한 해에 40%가 줄어들었다. 화폐가치는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실업
률도 20% 수준에 이르렀다.
핀란드의 진정한 저력은 이 위기에 발휘되었다. 정부의 솔선수범 아래 경제 각 부문은 본격
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990년 33개에 달하던 시중은행은 1995년 하나로 합병되었고,
1996년에는 스웨덴에 단 하나 남은 은행과, 1997년에는 덴마크에 단 하나 남은 은행을 합쳐,
현재는 세 나라 전역에 노르데아라는 1개 은행으로 통합되었다.
이 과정에서 실업자의 대열에 선 핀란드인들은 공대(工大), 경영대로 발길을 향했다. 정부는
실업자 재교육 대학에 과감한 지원을 했고, 이들은 철저한 직업교육을 통해 엔지니어, 컨설
턴트로 거듭났다.
오늘날 핀란드에는 노키아 등 몇 개를 빼고는 큰 기업이 별로 없다. 대신 국민들은 삼삼오
오 짝을 지어 엔지니어링 회사를 차려, 콜레스트롤이 없는 버터, 염화나트륨이 없는 소금을
만들어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어떤 이는 컨설팅 회사를 차려 세계적인 제약회사에 신물질을 개발해주는 R&D(연구·개
발) 아웃소싱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개개인의 변신이 결과적으로 핀란드를 불과 500만 인구로 오늘날 국제투명성기구
(TI: 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2003년 133개 조사대
상국 중 1등,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에서 102개 국가 중 1등을 차지하
는 최선진 국가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도 핀란드처럼 국가 지도자들이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을 갖고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그리고 국민들이 재교육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탈바
꿈한다면, 한국은 능히 국가경쟁력 세계 1등으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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