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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반대] 한국민중투쟁단, WTO 반세계화 시위 홍콩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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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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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반대] 한국민중투쟁단, WTO 반세계화 시위 홍콩 소식
"칸쿤의 승리가 홍콩에서도 재현될 것"
한국민중투쟁단, WTO 반세계화 시위에 '선봉'
2005-12-13 오후 11:49:44
홍콩 = 이강호 기자(tongil@tongilnews.com)
▶WTO 각료회의가 개막한 13일, 전농과 민주노총 등 한국민중투쟁단이 세계 각국
민중들과 함께 '세계민중대회'를 갖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홍콩에서 열리는 6차 WTO 각료회의가 13일 개막한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민주노총 등 한국의 농민, 노동자들이 WTO(세계무역기구)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에 선봉으로 우뚝섰다.
이날 전세계에서 집결한 반세계화 시위대는 'WTO에서 농업을 제외할 것'(Out of Agriculture) 등을 핵심 구호로 내걸고 '세계민중대회'를 개최한 후, 홍콩 각료회의가 열리는 홍콩컨벤션센터 인근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위행렬에는 각국의 악기들이 등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세계민중대회'를 총괄하고 있는 '홍콩민중동맹'(Hong Kong Alliance On WTO)에 따르면, 이날까지 홍콩에 집결한 반세계화 시위 규모를 "전세계 20여개국, 100여개 조직, 5천여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날 각 단체에서 준비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한다는 각종 현수막과 선전물 등과 함께 'Down Down WTO', 'Junk WTO' 등의 구호가 홍콩 거리를 가득 메웠다.
특히, 전농 소속 농민 150여명은 구명복을 입고 홍콩컨벤션센터가 건너다 보이는 빅토리아항에 뛰어들어 'Down Down USA', 'Down Down 조지 부시'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위력적인 해상시위를 벌였다.
▶전농의 해상시위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이를 바라보는 반세계화 시위대는 이들과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응원을 보냈고, 일부 참가자들은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겨울 온도가 섭씨 10도 이하만 내려가도 '얼어 죽는 사람이 나온다'는 홍콩 시민에게 농민들의 해상시위는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전해졌다.
전농 해상시위대 중 일부는 홍콩컨벤션센터까지 헤엄을 쳐 상륙하기도 했으나 자진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5명이 한때 홍콩 경찰에 연행돼 억류되기도 했으나,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노동자.농민 연대 항의집회로 밤늦게 풀려날 수 있었다. 빅토리아항 앞바다에는 수십척에 달하는 홍콩경찰 선박이 떠 있으나 무리하게 '해상시위대'를 봉쇄하지는 않았다.
해상시위에 참가한 한기형(41)씨는 "전세계인들에게 농업이 결코 상품이 될 수 없고, 목숨보다도 중요하다는 절박한 심정을 알려내기 위해 참가했다"며 "회의에 참가하고 있는 통상관료들이 한국 및 각 나라 농업의 자주권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상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육지 쪽에서는 민주노총 소속 일부 노동자들이 홍콩컨벤션센터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통상관료들에게 비정규직 문제를 전하겠다며 경찰 봉쇄선 돌파를 시도해 충돌이 빚어졌다.
홍콩 경찰은 살색의 최루액을 뿌리며 이에 대응했으며, 한국 경찰과는 달리 방패를 휘두르고 진압에 나서지는 않았다. 최루액을 맞은 노동자들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한동안 눈을 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부상을 당해 긴급 후송됐으나 가벼운 부상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한국민중투쟁단을 '폭도'로 모는 등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홍콩 취재진들이 경찰과의 충돌을 집중 취재하며 노동자와 뒤엉키는 바람에 '눈총'을 받기도 했다. 홍콩 언론들은 농민들의 해상시위 당시 탈진한 2명의 농민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주권 확립을 외치고 있는 일본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한국 농민.노동자들의 선봉 투쟁을 바라본 국제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농민의 길) 전 의장 알레그리아 라파엘(Alegria Rafael, 52세, 온두라스)씨는 "한국 농민의 투쟁과 희생에 이은 위력적인 힘에 너무나 많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한국 동지들이 앞장서 무산시킨 2003년 칸쿤 회의의 승리가 홍콩에도 재현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씨는 2003년 故 이경해 열사가 숨졌을 당시 비아캄페시나 의장이었다.
한편, 이날 거리행진에는 전세계에 모인 각양각색의 다양한 홍보전과 요구안들이 홍콩시민들의 이목을 모았다. 주된 구호는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내리며 외치는 'Down Down WTO'였다. 다양한 나라에서 각자의 말로 개사된 '임을 위한 행진곡'도 귀에 익숙하게 들렸다.
또 각국에서는 특색있는 전통 악기와 리듬을 이용한 노래, 구호 등이 주위를 흥겹게 해 거리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거대한 공연장 같았다. 거리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된 유인물들이 끊임없이 배포됐다.
▶한국민중투쟁단의 11월 15일 여의도 농민대회 당시 경찰폭력 장면 펼침막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한국민중투쟁단의 경우 홍콩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한 중국어 구호 '꽁이 싸이 무'(抗議世貿, WTO 반대한다), 'I Love Hong Kong' 등의 구호도 외쳤다. 전농은 지난 11월 15일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물의를 빚었던 경찰의 폭력진압을 대형 펼침막으로 인쇄해 왔으며, 이를 충격적으로 바라보는 홍콩 시민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국농업경영인단체연합(한농연)의 경우 2003년 칸쿤에서 산화한 이경해 열사를 기려 대형 상여를 등장시켰다. 이 상여는 행진을 마친 후 빅토리아 항 근처에서 불태워졌다.
홍콩 각료회의를 관련해 각계의 다양한 요구도 제기됐다.
전농 서정길 부의장은 "WTO 때문에 도시빈민, 농민, 노동자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소수의 재벌은 더더욱 부자가 되고 있다. 전세계 민중들과 함께 WTO를 막아내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박태만 정치위원회대표는 "WTO의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으며, 공공.의료.교육 부문의 상품화가 초래되고 있다"면서 "신자주의 세계화의 첨병인 WTO는 해체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130여명이 홍콩으로 건너왔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소속 이주노동자 등 13명을 이끌고 홍콩에 왔다는 최의팔 목사는 "농산물 수입개방 문제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 문제도 심각하다"며 "홍콩 각료회의에서 다뤄질 서비스 분야협상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는 굉장히 불리한 조건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더 이상 상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펼침막도 등장했다. 2주전 한 외국인 참가자가 평택
에서 홍콩까지 가져온 것이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거리행진 중간에서 마노엘라 소자(Manoela Souza, 31세)씨 등 브라질 'Culture & Education' 소속 회원들은 노란색 바탕천에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라는 구호를 적은 펼침막을 들고 서 있어 한국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국민중투쟁단은 오전 10시경(현지시각)부터 빅토리아공원에서 민중투쟁단 발대식, 아시아농민대회 등에 참가했으며, 홍콩컨벤션센터 앞에서 오후 6시 20분경 자진 해산했다. 농민단체들 일부는 인근 '코오즈웨이 베이'(Causeway Bay) 근처에서 이경해 열사 추모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전농과 전여농, 비아캄페시나가 오전 9시 50분경 빅토리아공원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홍콩각료회의에서 연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전농과 전여농, 비아캄페시나가 공동으로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이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농민연대 소속 알베르트 고메즈(Albert Gomez) 씨는 "WTO는 농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개입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가 우리 농업을 보호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방침을 천명한 것과 관련해 전농 박민웅 사무총장은 "한국 투쟁단은 한국의 문제만으로 투쟁하지 않는다"며 "세계 민중이 공동의 삶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택하도록 한국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민주노총과 국제 노동단체 등이 각국의 대사.영사관 등이 모여있는 '어드미럴시티역'에서 홍콩 각료회의의 주요 의제인 GATs(서비스 분야) 반대 시위 등을 벌일 예정이다. 또 한국민중투쟁단 대표단들은 홍콩컨벤션센터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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