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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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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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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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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은 망국적인 ‘친미-반미’ 소동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16일 터키를 방문중이던 노 대통령이 “한국 국민들 중 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내게는 걱정스럽고 제일 힘들다”라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조선, 중앙, 동아 등 일부 신문들의 악의적인 왜곡과 부풀리기가 거듭되고 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수구보수 신문들의 보도행태는 이에 대한 이견 표출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친미-반미’로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동맹국인 미국과 ‘친한 것’을 문제삼음으로써 외교 정책에 대한 여러 의견을 봉쇄하는 것이며,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왜곡하고 나섰다. 또 외교부가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사람 보다 친미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서자 ‘외교부에 동맹국과 친한 사람이 없다니 기가 막한다’는 식으로 거듭 왜곡했다.
한마디로 이들 신문은 ‘미국사람보다 친미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의미를 ‘미국과 친한 사람들’로 규정하고 ‘동맹국과 친한 게 문제라니 이 정권의 동맹관이 우려스럽다’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는 동북아균형자론 등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과 연결되면서 ‘노무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깨뜨리고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앞장서 비난하고 나선 것은 조선일보다. 18일 조선일보는 <‘親美’·‘反美’를 가르는 대통령을 걱정한다>는 사설에서 “친미는 외세 의존이고, 반미는 자주라는 이분법적 단순 사고”, “특정 국가에 대한 태도를 ‘親친’과 ‘反반’ 둘 중 하나로 가르는 구분법은 과거 식민지 시대의 기억에 얽매여 있는 이념적 운동가들의 낡은 습벽”이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또한 “장기적 국익의 관점에서 좀처럼 바꾸기 힘들고 경솔하게 바꾸려 하다가는 나라에 害해가 되는 對外대외관계의 기본 골격이란 것이 있다”며 ‘한미동맹’이 바뀌면 ‘나라에 해가 된다’고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20일자 사설 <외교부에 親美派가 없다>에서는 18일 외교통상부 공보담당자가 ‘외교부에는 친미파가 없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한 것에 대해 “외교부에서 미국 담당 전문 인력을 육성해도 모자랄 판국에 50년간 동맹을 맺어온 국가에 대해 ‘그 나라와 가까운 사람은 외교부에 없다’고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사실 호도에 나섰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문화혁명 때 중국 외교부 사람 가운데 일부가 親美친미, 親英친영으로 몰려 수난을 당했던 경우를 제외하곤 현대세계에선 前例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며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친미 진영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몰아부쳤다.
21일에도 조선일보는 사설 <‘반미장사’로 또 재미보겠다는 것인가>을 싣고 19일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때 아닌 반미·친미소동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 언론을 향해 ‘안보장사를 한다’고 거꾸로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정부가 “국내 정치에 써먹으려고 국가 장래가 걸린 외교문제를 갖고 불장난을 한다”며 “국제사회의 상식적인 외교 감각으로는 ‘한·미동맹관계가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접어들었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한미동맹의 균열을 ‘한탄’했다.
특히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전직 주한 미 대사의 “극단적으로 추구해 나간다면 동맹관계를 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는데, 이는 한국의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위협하는 미국 관리에 대해 비판은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써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사고방식’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문제의 ‘전직 주한 미 대사’의 발언에 대해 조선일보는 19일에도 띄워주기에만 급급했다. 보즈워스 전 미국대사와 김기환 서울파이낸셜 포럼 회장 사이의 ‘한미관계 대담’ 기사에서 보즈워스는 “‘동북아균형자론’은 권투로 말하자면 한국의 체급을 넘어선 일”이라며 한국을 노골적으로 모욕한 뒤, “동맹국에 대한 부정적 언급이나 친·반미의 편가르기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극단적으로 추구해 나간다면 동맹관계를 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등 대담 내내 한국을 비하하고 위협하는 ‘망언’으로 일관한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당일 기사 제목부터 “親·反美 편가름 파괴적 결과 올 수도”라고 붙이며 보즈워스 전 대사의 발언을 별다른 비판 없이 부각시키는 데에만 급급했다.
이런 조선일보의 논조에 대해 동아일보도 편승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18일과 20일, 21일 잇따라 제호만 가리면 조선일보로 착각할만한 사설을 게재했다.
18일자 사설 <해외발언 ‘짐 안고’ 귀국하는 盧대통령>에서 동아일보는 “우리는 노 대통령의 생각과 발언 배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안보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 유지 및 강화를 중시하는 것을 ‘걱정스러운 친미’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걱정스럽다”라며 “한미 간 마찰은 우리에게 일관된 경고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20일에도 동아일보는 사설 <동맹국과 親한 사람 없다는 기막힌 외교부>를 통해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다. 세계 어느 나라 외교부가 ‘우리는 동맹국과 친한 사람이 없다’고 외치는 걸 보았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친미파가 있다고 해서 그게 무슨 문제인가. 미국을 잘 알고, 그쪽 인사들과 교분도 두터운 외교관이 많아야 대미(對美)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21일에는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기자회견이 ‘신문때리기 장사’라는 비난까지 쏟아냈다. <‘신문때리기 장사’ 再開하는 청와대>라는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신문 때리기’를 통해 실정(失政)과 실책(失策)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고 싶더라도 안보 문제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며 “홍보수석은 과연 어느 나라의 대통령 참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동아일보는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한미동맹을 흔든 것은 ‘안보 장사나 하는’ 언론이 아닌 대통령과 ‘자주(自主)로 무장된’ 주변 인사들”이라고 몰아갔다.
20일까지 비교적 언급을 자제했던 중앙일보도 21일 사설 <친미·반미 편가르기 동맹만 해친다>를 게재하며 조선·동아일보의 논조에 편승했다.
이 사설에서 중앙일보는 “정부가 앞장서서 지식인 사회와 언론, 심지어 정부 내에서마저 친미와 반미로 편가르기 한다는 말을 듣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언론과 지식인은 ‘미국인보다 더 친미적’인 인물들로 매도될 위험을 무릅써야 할 상황”, “이젠 외교부에선 미국통.일본통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또한 “혹시 언론이 한미관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제대로 이해시키려 먼저 노력하라.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편가르기식 발언이나 하니 정부가 앞장서 한.미동맹을 손상시키는 것처럼 됐다”고 단언한 뒤, “실체도 없고 증명도 안 되는 친미, 반미라는 부질없는 논쟁을 당장 끝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의 발언을 ‘친미, 반미의 부질없는 논쟁’으로 부풀리고 있는 세력은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이 아닌가?
우리는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온갖 억측을 쏟아내고 있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보수신문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친일파’가 일본 혹은 일본사람들과 단순히 ‘친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인가? 과거 일제 강점기는 물론 현재에도 일본의 국국주의화를 옹호하고 여기에 부역한 이들을 우리는 ‘친일파’라고 불렀다. 굳이 ‘친미파’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한반도의 평화가 걸린 문제 앞에서 오직 ‘미국’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미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크나큰 불행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그저 ‘미국과 친한 사람’ 또는 ‘미국을 잘 아는 외교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과 친한 사람’, ‘대미 외교 전문가’를 문제삼는 게 아님을 수구보수 신문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악의적인 왜곡으로 ‘친미-반미’ 소동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신문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신문으로서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정확한 지적에 발끈한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 평화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사익만 챙기면 된다는 ‘저질 안보상업주의’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 마디를 무조건 트집잡았던 ‘탄핵 이전의 습성’이 되살아난 것인가?
수구보수신문들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한반도의 평화가 깨어질 때에도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친미신문’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하루바삐 깨어나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위기는 이념을 떠난 ‘공존의 위기’이다.
특별히 우리는 동아일보에 덧붙이고자 한다. 얼마전 동아일보는 ‘동아일보의 위기’를 논하며 내부 쇄신을 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기사의 내용을 보건데 동아일보는 조선일보의 ‘아류’ 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진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지면에 대한 철저한 자기성찰부터 해야 할 것이다.
2005년 4월 21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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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