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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단식 중인 부경총련 의장이 어머님께 드리는 편지 200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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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들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 여의도 국회 앞엔 이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어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긴 제가 지내던 부산보다 좀 쌀쌀하긴 해서 새벽녘 추위에 잠을 깰 때도 간혹 있지만 함께 추위를 이겨내며 단식을 하고 있는 한총련 중앙상임위 동지들이 있어서 견딜만 합니다.
28일째 노숙투쟁을 하다보니 공중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세면도 하는 것과 천막의 침낭 잠자리도 제법 익숙해져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작년 총학생회장 후보를 결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총학생회장을 하면 의례히 받게 되는 국가보안법 수배를 결심하는 것은 저에겐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보안수사대 형사들이 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집에 전화도 하고 해서 가뜩이나 건강이 별로 안좋은 어머니께 해가 될까봐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 저는 자유의 몸이고 한총련 활동을 하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중 처음으로 수배를 당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세상이 많이 변해서이겠죠. 이제 70만 이상의 국민들이 금강산을 다녀오고 개성공단으로 얻어지는 순이익이 이남에만 24조 이상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10만 명 이상이란 기사가 날 만큼 우리 국민들 사이엔 어느새 이북을 적으로 보는 시각과 국가보안법이 남아있을 자리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저는 어머니를 보고 싶을 때 보고 집에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습니다.

허나 어머니, 아직까지 우리 학교엔 저처럼 총학생회장을 했다는 이유로 5년째 수배를 받고 있는 형이 있습니다. 이름은 최승환인데, 이 형은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들고 부모님 얼굴을 본지 참 오래 됐습니다.
형의 집은 고기잡이를 하는 넉넉지 않은 집입니다. 한 번은 형의 아버지가 고기잡이를 나갔다 통발에 엄지손가락이 잘려 나갔다는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만약 형이 수배가 아니고 취직을 할 수 있었다면 아버지께서 그 나이까지 배를 안타도 되셨을 것이고 아버지의 손가락도 성했을 겁니다.
형은 안타까웠지만 집에 갈 수 없는 처지였고 형은 아직까지 아버지의 손은 온전하다고 생각한답니다.

어머니! 어머니껜 이야기드리지 못했지만 저는 지금 국회 앞에서 28일째 단식 농성 중입니다. 어머니껜 당당히 이야기드리진 못했지만 전 꿋꿋하게 이 곳을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려고 합니다.
단식을 하고 있는 한총련 중앙상임위 동지들의 결심을 시민들에게 대신 전해주는 농성단원들이 있고 학교의 동지들은 단식을 하고 있는 저를 잊지 않고 더욱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단식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해온 기간보다 남은 기간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국가보안법의 목숨도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됩니다.
아들 걱정은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국가보안법 폐지에 힘을 쏟겠습니다.

2004년 11월 29일
아들 전위봉
 김병규 위봉아! 그래 반드시 폐지시키자.
젊고 건강하디 건강한 네 몸까지 갉아먹은 그놈의 악마
반드시 찢어죽이고 태워죽이고 갈아죽이자!
 x  200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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