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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5] "갈등.. 혼란.." 조·중·동의 노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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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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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주소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no=188122&rel_no=1
[국보법 보도비평5] 9월 17일자 보도분석
"갈등... 혼란..." 조·중·동의 노림수
오마이뉴스(news)
<오마이뉴스>는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과 관련, 국민 여러분의 판단을 돕고자 '국가보안법 보도비평'을 연재합니다. 연재는 5명의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언론대책팀' 소속의 대책위원이 맡습니다. 다섯번째 비평은 박성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간사가 작성했습니다.... 편집자 주
▲ <동아일보> 17일자 2면.
ⓒ2004 동아일보 PDF
자사 입맛에 따라 달라지는 '원로' 대접
반민주적 독재정권에 평생을 걸고 싸워온 각계 민주화 원로인사 71명이 지난 16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폐지 결사반대를 성토했던 보수원로들의 9일 성명을 1면 톱과 사설로 비중있게 다뤘던 조·중·동 등 주요 신문들은 이번 민주화 원로인사들의 선언에 대해서는 갈등양상으로 부각하거나 폄하했다.
<조선일보>는 17일「이념·정략 몰두말라-240만명 교인 예장통합측, 정부비판 시국성명」이라는 기사와 「국보법 폐지하라-백기완씨 등 진보원로 70여명 공동선언」이라는 상자기사를 나란히 싣고 원로선언을 간단한 스트레이트 기사로 처리했다(A2면).
조선일보는 두개의 상자기사를 「한쪽에선 반대, 한쪽에선 찬성…'정부정책' 시국선언 잇달아」라는 제목으로 함께 묶어 원로선언을 갈등양상의 한축으로 보여줬다.
조선일보는 또 원로선언에 대한 비중만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시국성명을 다뤘는데, 특히 선언자가 240만명이라는 수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240만 교인 모두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다고 주장할 만큼 대한예수교장로회 내부에서 의견수렴이 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240만 교인 모두의 폐지반대라는 입장을 모은다는 게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일부 의견이라도 제대로 모으는 수순을 가졌는지 의문이다.
<동아일보>도 민주화 원로들의 성명을 갈등양상으로 폄하하며, 이전 보수 원로인사 선언과 다른 보도태도를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2면에 사설 「국보법 놓고 원로들까지 갈려서야」와 「예수교장로회, 정부비판 시국선언」 기사를 상단에 나란히 배치하고, 하단에 「국보법 폐지해 인권사회 만들자 -진보성향 원로 70여명 공동선언 발표」를 함께 실어 갈등상황으로 비췄다.
지난 10일 「'원로 시국선언' 외면하지 말라」(A2면 사설)며 보수원로 선언을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충정어린 고언"이라며 치켜올릴 때와 달리, 이번 민주화 원로들의 선언은 "상호적대감과 증오심만 확대재생산할 것"이라며 마치 원로들이 갈등을 가속화시킨 것처럼 부각했다.
<중앙일보>의 '원로에 대한 대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설 「원로들도 보수-진보 세 대결 하나」에서 보수, 진보 원로들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을 "본격적인 세불리기와 국민 편가르기"라며 싸잡아서 비난하고 갈등으로 치부했다. "세계 11위의 경제를 만들어낸 공로자들의 충고를 충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던 10일 사설과 대비를 이루는 태도다.
국보법 폐지 의미 왜곡... 갈등·혼란조장으로 본질 회피
▲ 전체가 '국보법 폐지되면’이라는 특집면으로 구성된 <조선일보> 17일자 A4면.
ⓒ2004 조선일보 PDF
국보법 폐지의 관심을 축소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동아일보는 17일 A6면에서 「바깥세상을 보자」(이수훈 경남대 교수)라는 칼럼을 통해 국보법 논쟁을 포함한 과거사 관련 논의를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더욱이 내부 필진이 아닌 외부 칼럼진을 통한 이같은 발언은 객관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확인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주장에 관심을 돌리게 함으로써 국보법 폐지 주장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흔적도 발견된다. 동아일보는 이날 「여 386주사파 출신들 아직 전향 안해」(A9면)라는 기사에서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의 당직자 회의석상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아직도 이런 '카더라' 식 발언이 기사화가 된다니 할 말이 없다. 사회변화의 흐름조차 쫓아가지 못하는 발언을 옮겨 기사화하는 동아일보의 의도는 무엇일까?
조선일보는 A29면 문화면 상단에 「종교계 대 정부 여당 '갈등'」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여당이 추진 중인 국보법폐지와 사립학교법 개정을 두고 종교계 지도부가 반대하고 있다며, 반대논리를 나열한 채 정부여당과 종교계의 갈등전선을 부각시킨 보도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갈등이 무엇이고 이에 대해 서로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안정 희구심리를 이용, 현행 법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는 A4면을 '국보법 폐지되면'이라는 특집면으로 구성, 폐지 이후 상황에 대한 가정을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조장했다. 물론 있을 수 있는 일도 있고, 꼭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가령 국보법 폐지 이후 피해자들의 재심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대통령 사면 등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그렇다. 아직 이런 주장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필요하다면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같은 신선한 주장에 대해 해법을 찾기보다 국보법 폐지 이후 우리사회가 180도 다르게 바뀔 것이라는 가정 아래 안정과 혼란이라는 이분구도로 보고 있다. '불의로부터 정의로'라는 대립구도를 안정과 혼란으로 대치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마도 일부 신문들은 지금의 법체제가 유지되기를 원할지 모른다. 하지만 묻고 싶다. 언론의 자유를 옥죄어 왔다고 비판받는 국가보안법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언론사는 어떤 성격의 언론사인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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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언론대책팀 대책위원은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은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오동석(민주주의법학연구회) 아주대 법학과 교수, 김진(민변) 변호사, 박성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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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