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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길섭    2월 3일, 어느 실천단의 하루 2005/02/04

2005년 2월 3일 목요일  - 농성 11일째 -




어느 실천단의 하루.




#1. 눅눅한 침낭을 개고 (06:40)




아직 해가 뜨지 않았지만 중앙실천단원들은 아침 선전전을 준비하기 위해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선 잠에서 깨어나 침낭을 펼쳤더니 곳곳에 물방울들이 고여 있었다. 분명 땀을 흘리지 않았다. 아마도 농성천막 입구에서 자서 그랬나보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여의도 칼바람이 실천단을 괴롭히는 또 다른 장애물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 정돈을 마쳤다.







#2. 실천단 전용 화장실 (06:50)




수건을 둘러메고 농성천막 뒤편에 있는 여의도 공원 화장실로 향했다. 그곳은 실천단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늦은 밤과 이른 아침이면 거리를 헤매다 찾아온 아저씨들이 라지에이터를 끌어안고 휴식을 취하곤 한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찬물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찬물이 머리에 닿자마자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아침선전전에서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3. 악법을 깨트리는 역장 아저씨 (07:30)




선전물을 챙겨 신길역으로 갔다. 신길역은 지하철 1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곳으로 사람들이 아주 많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에게 국보법폐지 신문을 나눠주고 있는데 어느새 지하철 직원이 우리 곁에 다가와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했다. 철도법에 의거해 선전물 배포와 모금활동 그리고 선동이 않되며 위법시 과태료를 내야한다고 했다. 우리는 잡상인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실천단이라고 말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한 발 물러나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그곳에도 나이 지긋한 직원이 나와 있었다. 안면이 있었던 실천단원이 다가가서 선전활동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덕분에 선전물을 이용한 율동도 할 수 있었다. 뒤늦게 알아보니 역장님이란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길 바라는 마음이 철도법을 어기게 만들었다. 그것도 역장님께서 직접 어겼다. 이렇게 한 사람 한사람의 소중한 마음을 받으며 즐겁게 실천활동을 하였다.







#4. 즐거운 시간 (09:00)




아침 선전전을 마치고 바로 여의도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작년 말 단식투쟁을 할 때 일일단식단으로 참여한 분이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외상으로 먹는다. 아주 맛있게 먹는다. ^^;

하지만 앞으로는 못 먹을 수도 있다. 단식 때와는 달리 열심히 먹고 힘을 내서 실천하기 때문에 활동비가 굉장히 많이 든다. 선전전과 더불어 모금도 했지만 그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더 높여내야 할텐데 고민된다.







#5. 하루 점검 (10:00)




실천단원 전체가 모여 하루일정을 점검하는 전체회의에서 오후 일정을 나누었다. 난 사이버 실천을 하다가 6시에 수원역 집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수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일까?







#6. 여기는 사이버 실천단 사무실 (11:30)




농성장에는 컴퓨터가 없다. 그래서 한강 다리를 건너 영등포 시장에 위치한 민중연대 사무실로 다닌다. 민중연대 분들은 우리가 도착하면 하던 일을 빨리 정리하고 컴퓨터를 내준다. 다른 단체는 몰라도 중앙실천단이 쓰는데 자리를 안비워줄 수 있겠냐며 웃으신다. 그 덕분에 사이버 실천단의 사무실이 생겼다.

선배가 실천단 소식지 1호를 만들었다. 아주 조금밖에 할 줄 아는게 없는 나는 여기저기 단체 홈피에 소식지를 실었다. 이렇게 말하니 좀 멋있는 것 같다. 사실 'ctrl+v'만 열심히 반복했다. 눈 풀릴 정도로.ㅜㅜ







#7. 수원역 (16:30)




선배들은 남아서 남은 작업을 하고 난 수원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창 너머로 비추는 석양은 아름다웠다. 수원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해가 지고 나니 바람이 세게 불어왔다. 옷을 여미며 잰걸음으로 다니는 사람들에게 신문을 나눠주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주머니 깊숙이 집어넣은 손을 꺼내기에는 바람이 너무 세고 추웠다. 그래도 우리는 끝내 다 돌렸다. 우리가 그 무시무시한 ‘도를 아십니까?’ 보다 더 강력한 집단인 ‘중앙실천단’이니까.

촛불집회가 시작할 시간이 되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추웠던 탓인지 안타깝게도 음향시설이 고장이 났다.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 여유있게 기다렸다.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움츠려들지 않았다. 오히려 기운 쌘 목소리로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불렀다.

이윽고 촛불집회를 알리는 대학생들의 길놀이가 시작되었다. 어찌나 쩌렁쩌렁한지 백화점 점원들도 구경나왔다. 이어 기다란 남학생들의 아주 깜찍한 율동과 작년 단식투쟁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선보이며 실천단을 격려해주었다.

우리는 우리에게 힘을 준 수원시민들에게 2월 20일 서울역에서 힘찬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남기고 여의도로 올라왔다.







#8. 하루평가회의 (21:30)




우리가 여의도 농성장에 도착하니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마치고 온 실천단원들이 평가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진행한 활동을 되짚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나 부족한 재정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중앙실천단을 단식단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우리는 절대로 굶지 않는다. 밥 힘으로 열심히 투쟁할 것이다!

평가회의는 자정이 조금 못 되서 끝났다. 각 팀별로 남은 이야기를 나누며 오랜만에 회식을 했다.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이기 때문에 평소에 개인적인 얘기를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한방에 날려 버렸다. 너무 많이 날려버렸나? 자리를 마치니 새벽 2시가 되었다. 그래도 우리는 내일 아침 어김없이 7시에 선전전을 나갈 것이다. 우리는 ‘중앙실천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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