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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sol    28일 밤 한남동 집회 후기-다시는 쪽팔리지 않으리 2004/12/29
28일 밤 한남동 집회 후기

- 다시는 쪽팔리지 않으리

pinesol

27일 이른 아침, 한남동 의장공관 앞 골목에서 눈 뻔히 뜨고 김원기 의장이 탄 검은색 승용차를 놓쳤다. 경찰은 우리에게 김 의장이 보통 8시30분쯤 출근한다고 넌지시 정보를 주었고 순진하게도 그걸 '철썩'은 아니어도 대충은 믿었다.

일군의 경찰들이 갑자기 부산해지더니 우리 앞을 가로막고 섰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우리는 역시 아마추어였다. 나지막한 언덕을 쏜살같이 내려오던 검은 승용차 석 대가 큰 길로 진입하기 위해 아주 조금 속도를 줄일 때쯤에야 사태를 파악한 몇 사람이 어~~~하며 뛰어갔지만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면 뭐하나?

이 얼마나 쪽팔리는 일이란 말인가?

뭐 씁쓸하다거나 허망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쪽팔렸다는 것만큼 적절하게 우리 심정을 담은 표현을 찾기가 어렵다. '씁쓸'과 '허망'은 품위는 있으되 그날 그 자리 그 순간 멀어지는 검은 새단 뒤에서, 경찰의 비웃음을 뒤로 한 채 이심전심으로 나눈 눈빛은 더도 덜도 아니라 "쪽.팔.림" 바로 그것이었다.

오늘(28일) 오전 열린우리당의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당의장이 김원기 의장 공관에서 6시30분 만찬을 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두 번 다시 쪽팔리고 싶지 않았다.

6시 30분에 만찬이면 6시를 전후에 귀가할 것이고 그러면 국힘은 5시30분에 미리 가서 피켓팅을 하며 직권상정과 보안법철폐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문자가 날아가고 오고 서서히 나갈 채비를 하던 오후 4시 12분 명짱 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의장이 예상시간 6시보다 더 빨리 귀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1차 집결시간을 앞당기는 게 좋겠다는 제안이었다. 다시 급하게 회원들에게 수정 공지가 뜨고 문자를 날렸다.

5시를 조금 넘겨 이제는 퍽 익숙해진 한남동 의장공관 앞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이 우리 나라에서 부지런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전투경찰들께서, 그 시각 와 있는 동지들 수보다 10배는 좋이 많이 와 '대기'중이었다. 그리고 우중충한 두꺼운 겨울옷 차림의 스무 명도 안 되는 우리와 200명도 넘는 경찰들 사이에서 눈에 확~~ 뛰는 명짱 님의 두툼한 빨간 파카!(^^;)

한남초교 앞으로 피켓을 들고 섰더니 경찰들이 우르르 와서 어제 아침처럼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한번 당하지 두 번 당하냐? 경찰들이 대열을 정비하기 전에 재빨리 그들보다 두 발자국 앞으로 나와서 명짱님의 지시대로 길바닥에 누워버렸다. 내 왼쪽에 바다사랑, 오른쪽에 영원한촛불님....든든하고 믿음직한 동지들...

이렇게 십오륙명이 길바닥에 누워버리자 당황했던지 경찰은 원위치로 돌아갔고 우리는 눕는 대신 길 가운데 일렬 횡대로 앉아버렸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경찰이 명짱 님께 사정을 한다. 이러시면 안 된다나? 주민들의 출입에 지장을 준다나? 경찰 중에 하나가 명짱 님더러 유명인이 그러면 안 된다는 식의 말을 한 것 같다. 이틀째 단식중인 명짱 님의 목소리가 격앙되었다. 당신들이야말로 이런식으로 하지 말라고, 주민들 차 오면 비켜줄 것이고, 의장님과 의원들 차는 더더욱 막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투덜투덜 경찰이 멀어져 가고, 대신 성능 대따 좋은 경찰 엠프가 웽웽거리기 시작했다. (회비 모아서 우리도 저런가 하나 장만했으면 좋겠다며 미키 님하고 키득거렸다.)

"국민의힘 회원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불법 집회를 하고 계십니다. 특히 도로에 연좌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즉각 자리에서 일어나 해산하지 않으면 의법조치 하겠습니다...."

한두 번이냐? 우리도 안다. 두 번 저런 경고가 날아올 때까지 우리를 덥치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는 말이다. 귓등으로 흘렸다. 한참 룰루랄라 엠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따라하다가 해산하는 척~ 일어서서 그 자리에 말뚝이 되었다.

6시가 가까워 오면서 일을 마치고 참여하는 회원들의 수가 점점 많아졌다.

"직권상정 보안법폐지"

각자 익숙하게 크고 작은 피켓 들고 플래카드 들고 의장의 차량 번호 1002번, 천정배  의원 차 sm5, 이부영 의원 차 체어맨을 기다렸다.

사방이 조금 어둑어둑 해진다고 느끼던 찰라 갑자기 경찰들이 몰려오더니 길 가운데 일렬로 서 있던 우리들을 마치 토기를 몰듯이, 쥐를 잡듯이 가둬버렸다. 경찰의 저지를 뚫어보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사이 사복경찰 하나가 명짱 님 앞을 가로막고 우리들하고 명짱 님을 분리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다. 명짱님의 돌출행동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었겠지. 잠시 후 경찰은 명짱님만 나간다는 조건으로 길을 터 주었다가 곧 단단히 막아 버렸다.

독 안에 든 쥐처럼 경찰들이 친 몇 겹의 인간장벽에 막혀 피켓 높이 들고 구호 목소리 갈라지게 외쳤지만, 이 꼴로 또 의장차 지나가는 것조차 보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쪽팔리는 꼴 당하는가?

있는 힘을 다해 경찰들을 밀어 재꼈다. 욕도 했다. 소리도 질렀다. 가죽부츠로 경찰 몇명 정강이를 걷어찼다. 주먹으로 머리통을 갈겼다. 왜 지들 때리냐고 하더라. 다시 주먹질을 했더니 이번에는 우리 회원들이 말렸다. 쟤들이 무슨 죄냐고...글쎄 니들 죄 없는데 이렇게 갇혀 있는 나는 죄 있어서 가뒀냐? 안 되는 줄 알지만 그냥 존재증명이다. 호락호락 갇혀 풀어줄 때까지 가만있지 않겠다는....

10여 분쯤 후 스스로 인간철책이 풀리고 이곳저곳에서 다른 차에 태워 통과 시킨 것 같다는, 이미 지나갔다는 유언비어(?)가 순식간에 돌았고 허망이 밀려오려던 찰라, 명짱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절대로 의장님과 의원들이 탄 차의 진입을 막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고, 대신에 경찰은 포위를 풀고 뒷 쪽으로 물러나기로 협상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양쪽 길가에서 피켓팅과 구호로 우리 뜻을 전하되 차로 뛰어들거나 진행을 방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미키님은 의장님 차가 들어오면 무릎을 꿇어 직권상정과 보안법 철폐의 간절함을 보여주자고 했고 경찰에 대해서는 꿇어앉으면 차량 진입을 막거나 할 수가 없게되니 의장 차가 오거든 미리 알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약속대로 경찰은 주변으로 물러섰고 우리는 서서 의장의 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얼마가 지났을까....다 같이 무릎꿇고 앉자는 선창이 있었고 나는 잽싸게 골목 입구 맨 앞쪽에 가 앉았다. 방송카메라용 빛나는 조명을 뚫고 으리으리한 검은 색 승용차가 나타났다. 그 속에서 나는 ??' 차량 번호를 보았다.

"왔다~~~!!!"

어제 아침 같지는 않지만 골목길 주행 속도로는 꽤 빠른 속도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김원기 의장의 승용차와 뒤따르는 차량 두 대. 의장님의 차는 지나가고 가운데 따라가던 차에서 누군가가 뒷문을 열어 우리쪽을 내다보았다. 아쉽게도 누군 지를 알아보지는 못했다.

휭~~~우리들 앞을 지나치는 의장의 차. 무엇을 기대했었나? 차에서 내리기라도 할 줄 알았나? 우리를 아는 척이라도 할 줄 알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좀 섭했다. 멈칫하는 기색이라도 있기를 바랬는데....

의장의 차가 무사히 우리 앞에서 경찰과 약속한 대로 탈없이 일없이 지나가고 집회대열로 자리를 정돈하는 사이 잠시 민중의소리 기자와 짧은 인터뷰를 했다.

"현실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김 의장의 직권상정밖에 없다. 직권상정은 불법적인 날치기가 아니다. 국회법은 정상적인 상임위 활동이 저지 당하면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고 토론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했다. 한나라당이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방해하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을 대비해 국회법이 직권상정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남지 않았다. 제발 김의장이 직권상정해서 국보법이 폐지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여기 나왔다."(여기 나온 심정을 묻기에..)

"열린우리당이 과반이긴 하지만 혼자서 원하는 대로 뭐든 할 수 있는 만큼의 의석은 아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사안에 따라 협조를 해야하는데, 미숙했던 것 같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당헌당규가 규정한대로 조직이 완비된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고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당원들의 의사가 수렴되고 반영되고 하는데 좀 서툴고 어설펐다. 그렇지만 열린우리당은 가능성이 있다. 미숙하지만 그래도 당원들의 의사에 따라 실수를 바로잡을 줄 안다. 그렇게 하리라고 믿는다."(열린우리당이 개혁한다고 하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해서...)

국보법폐지연대의 행사용 차량이 도착하고 이어서 여의도에서 단식농성단 300여명이 도착했다. 국힘은 그분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양옆으로 빠져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촛불 문화재에 동참했다.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미키 님이 말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다른 것 다 달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직권상정 보안법연내폐지에 관한한 공조하자. 그래서 2004년을 송구영신하고 희망의 2005년 새해를 맞자!!"

더 이상 쪽팔리기 싫다. 열린우리당 당원이면서 자당 출신 국회의장 한번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고,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외면 당해 차 꽁무니나 숨 턱에 닿게 쫓아가는 일 당하기 싫다.

그러나 정말로 쪽팔리는 것은 보안법이 있는 인권후진국가 국민으로 사는 것이다. 정말 쪽팔리기 싫다.

김원기 의장님 직권상정 보안법폐지로 온 국민을 쪽팔림에서 풀어주십시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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