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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펌]"2004년 마지막 보안법 피해자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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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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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마지막 보안법 피해자이길"
연말을 보내는 양심수, 국가보안법 수배자 가족들
민중의소리 김도균 기자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싸고 오락가락하는 정치권의 행보에 수배자와 구속자 아들딸, 형제들을 둔 가족들의 가슴은 시꺼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양심수는 모두 9명으로 이중 '한총련 불탈퇴'건으로 구속된 경우가 7명,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된 경우가 2명이다.
최근 구속된 백종호 12기 한총련 의장도 이 경우에 속하며 99년 한총련 조통위원장 이동진씨를 비롯해 각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 총학생회장 등 한총련 대의원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민주노동당 강태운 고문과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이 포함된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 열리는 99년 한총련 이동진씨 선고공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 국가보안법 연내처리 유보, 대체입법 논의 등 연내 폐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12월 30일 99년 7기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 이동진(99년 경상대학교 총학생회장)씨의 재판이 열린다. 이날은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동진씨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 2일 항소심 첫 재판을 받은 바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장에 이동진씨 석방을 촉구하는 플랭카드가 보인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당시 부산고등법원 제1형사부(안영률 부장판사)는 "현재 국가보안법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 개폐 논의가 진행중인 만큼 어떻게 반영해야할 지 고민"이라며 이후 추이를 지켜보며 판결하자고 밝혔다.
이씨의 가족과 주위 동료들은 최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자회담에서 국가보안법 합의처리 방침을 정함에 따라, 이 여파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씨의 가족은 물론 모교인 경상대학교 학생들과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30일 이씨의 재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진씨는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중이며 재판은 12월 30일 오전 9시 30분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다.
2004년 12월 현재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 모두 9명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이 집계한 양심수 현황에 따르면 12월 11일 현재 구속.수감되어 있는 양심수는 모두 93명으로 학생 13명, 노동자 53명, 재야 및 기타 22명, 군인 1명, 농민 1명이다.
이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양심수는 전체의 9.6%인 9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9명의 보안법 관련 구속자들을 사건별로 살펴보면 '한총련 불탈퇴'건으로 구속된 경우가 7명,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된 경우가 2명이다.
최근 구속된 백종호 12기 한총련 의장과 이동진씨를 비롯해 각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 총학생회장 등 한총련 대의원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민주노동당 강태운 고문과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도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에 포함된다.
1년전 국가보안법 제정일에 연행된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
작년 겨울, 공교롭게도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연행되어 간첩, 회합.통신, 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구속된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이현승 부장판사)는 지난 9월 15일 국가보안법 상 간첩, 회합.통신, 자진지원.금품수수, 찬양.고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간첩혐의와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 중 일부를 무죄 선고하고 나머지 검찰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 자격정지 3년형을 선고했다.
2004년 하반기 들어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재판의 선고가 연기되거나 검찰 조사과정에서 불구속조사가 이뤄지는 등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을 감안한 유연한 입장이 보여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판결이었다.
검찰이 기소한 국가보안법상 간첩, 회합.통신, 자진지원.금품수수,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 등의 혐의를 법원이 모두 인정한 것이다.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의 부인 김혜정씨와 아들 준홍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민씨의 가족들에게 성탄절이라고 별다른 일이 있진 않았다. 아들 준홍(12세)이는 친구들과 놀러 나갔고 김씨는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지난 12월 5일, 한양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민가협 콘서트에서 준홍이는 엄마와 함께 무대에 올라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준홍이는 "성탄절에는 아빠가 꼭 나올 수 있길 기대할께요. 겨울방학도 기다려지지만 아빠가 없는 방학은 재미없고 심심할 것 같아요"라며 하루빨리 아빠가 석방되어 나오길 기대했다.
"연날도 연말이지만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말하는 부인 김혜정씨는 "작년 이맘때는 한창 검찰조사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민경우 사무처장은 국회앞 농성 소식을 듣고 구치소 안에서 단식농성을 벌일까 고민도 많았다고 부인 김씨는 전했다.
"내년 3.1절 특사나 늦어도 8.15때는 나올 수 있을까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올해 성탄절 특사도 물 건너갔고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이나 노대통령 발언 등을 봤을 때 정치권은 별로 의지가 없어 보이네요"
김씨는 "지도부의 의견을 넘어 연내에 폐지시키겠다는 의원들이 있긴 하지만 그 힘으로는 부족해 보이고, 옳고 그름을 떠나 청와대나 여당 일각에 어떤 정치적 판단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99년 한총련 의장 윤기진씨와 수배자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
99년 한총련 의장으로, 이후 범청학련 의장으로도 활동했던 윤기진(수배 6년)씨 아내 황선씨는 정치권의 모습에 실망을 하면서도 국회 앞 농성단과 국민들의 힘에 큰 믿음을 갖고 있었다.
"아기 아빠도 한차례 감옥생활을 경험했었고, 저도 감옥 경험있어요. 그동안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수배가 풀릴 것이라는)기대가 허물어지는 과정들이 너무 많이 반복되어왔던 게 사실입니다"
△지난 10월 19일 국가보안법피해자 가족들이 열린우리당 이부영의장을 면담하고 보안법의 조속한 폐지를 촉구했다.(아기를 안고 있는 황선씨)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다른 때 보다 기대가 크긴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오히려 전 보다는 덜하다는 게 황씨의 얘기다.
"그동안은 외로운 투쟁이었다면 지금은 힘을 함께 하는, 압도적 여론 형성하는 투쟁의 과정이라... 올 겨울로 수배생활 7년째 접어들긴 하지만 조만간 국가보안법이 폐지 되겠구나, 우리 국민의 힘으로 되겠구나... 싶은 그런 생각을 갖게 되고, 다만 가족들 입장에선 보다 빨리 연말을 함께 하지 못해 가슴 아프죠"
황씨는 연말 국회를 지켜보면서 국민의 개혁과 민주에 대한 열망을 짓밟은 정치권에 배신감을 표시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이 만들어 준 정치 지형에 대해 심각한 배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국회에서 민주주의가 구현된 적이 없었지만 17대 국회에서는 그나마 그 민주개혁을 하라는 것이었는데 4명의 양당 지도부가 수백명 의원을 무색하게 밀실야합을 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국회에 무슨 기대를 가질 수 있을까 싶습니다"
△2001년 9기 한총련 의장으로 할동하던 최승환씨 ⓒ조동현
"겨울추위가 지난 56년 고통보다 더 하겠나. 단식투쟁 지지한다"
- 9기 한총련 의장 최승환(수배 5년/2001년 부산대 총학생회장)
2000년 부산대학교 공과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고 2001년 부산대 총학생회장, 같은해 9기 한총련 의장으로 활동하다 수배된 최승환씨는 올해 수배 5년째. 지금은 학교에서 생활하며 겨울방학 준비를 하고 있다. 건강은 아직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크리스마스고 연말인데 가족 생각이 나진 않나?
국가보안법 문제가 계속해서 신문에 보도되니까 오히려 가족들과 통화는 자주 하게 된다. 요즘에는 보통 2-3일에 한번 꼴로 전화통화를 하는 편이고 지난 달에도 가족들을 뵌 적이 있다.
국가보안법폐지 투쟁이 한창인데 장기 수배자의 입장에서 심정은 어떤가?
지금 정치권을 보면 배신감도 크고 열받는 것도 크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4자회담 결과로 나온 합의문이라는 걸 본 뒤에는 술도 한잔했다.
답답하긴 한데 지난 18일 촛불대행진 이후로 사람들도 불어나고 시민단체도 붙고 있고... 힘이 붙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은 4자회담 저지에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이 힘을 받고 있다고 본다. 수배자라 집회에 나가진 못하지만 잘 될거라고 믿는다.
학내 분위기는 어떤가? 부산에서도 투쟁이 활발한데 분위기를 전한다면?
방학이라 학내에 사람들이 별로 없고 여론을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다. 지금은 온라인, 대자보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열린우리당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가보안법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고, 집회 현장에 나갔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시민들의 반응이나 분위기가 좋다고 한다.
지난 10월 14일 한총련 총궐기 당시 부산대학교에서는 '최승환 함께 하는 대중투쟁'을 벌인 바 있는데 당시 얘기를 해 달라.
그때는 개인적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던 순간이었다. 200여명의 학우들이 참여해 주었고 또 많은 학우들이 주위에서 지켜봐주고... 부모님과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학내에서 5,000여명의 국가보안법폐지 서명을 받았는데 이후에 지속시키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서울에서는 1300여명의 농성단이 2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보안법 피해자의 입장으로 같이 하고 싶었지만 안전, 보위상의 문제로 결합하지는 못했다. 당사자인 만큼 열심히 해야 하는데 죄송하다.
그동안 인사드리고 잘 아는 선생님들이 단식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쓰리기도 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의 의지를 모으는 과정이니 만큼 작은 힘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겨울추위가 혹독하긴 하지만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지난 50여년 보다 더 하겠나. 단식농성단의 투쟁에 지지를 보낸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느냐 마느냐는 법안이 있고 없고를 떠나 한국이 앞으로 나가느냐 마느냐 정치가 바로 서느냐 마느냐의 문제이다.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는 것 아닌가.
국회 간첩 암약 운운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바지가랑이를 잡고 있는 꼴이다.
우리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물러날 사람 물러나야한다. 그런데 경제와 연관지으려 한다. 정치를 제대로 하라는데 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나.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야 정치도 바로 서고 경제를 제대로 살리고 개혁도 이룰 수 있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탄압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도 있다. 국민들도 그 심정을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다. 그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함께 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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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