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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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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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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박근혜 대표 ꡒ정부참칭, 우리당과 논의가능ꡓ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0일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 "가장 논란이 되는 정부참칭 조항은 당내에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어 여당과도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국가체제 수호나 안보에 대한 어떤 불안과 문제도 없다는 전제하에서 말한 것"이라며 "지금 남북교류협력이나 유엔동시 가입에 따라 정부 참칭 문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이 폐지 당론을 정해 개정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어진 상황"이라며 여당의 '폐지 고수' 입장을 비판했다.
그는 "국보법 이름을 바꾸자는 여당내 이야기가 있지만, 중요한 내용이 다 담겨야지, 글자 한두자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한나라당이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정하자고 했는 데 여당은 대체입법이나 명칭변경을 하자는 게 아니고 폐지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개정하는 게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데 여당이 계속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국가보안법 개폐 논점 바뀔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일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평행선을 달려온 정치권의 국보법 개.폐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국보법 문제를 둘러싼 논점이 `존치냐, 폐지냐'에서 `대체입법이냐, 형법보완이냐'로 바뀔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국가체제 수호나 안보에 어떤 불안과 문제도 없다면"이란 전제를 달긴 했으나 국보법 2조의 `정부 참칭' 조항 삭제와 함께 법안명칭 변경 가능성까지 언급함으로써 향후 국보법 관련 여야 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여당의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에 이어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본회의처리 시점이 여야 합의에 따라 늦춰진 것과 맞물려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얽히고 설킨 현안의 매듭을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설익은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나섰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큰 틀에서 우리당의 입장과 별 다를게 없다"면서 여야간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도 "뒤늦게나마 접점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돼 다행스럽다"고 말했고, 임종석 대변인은 "여당 내부 균열을 노리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박 대표의 말을 긍정평가한다"고 말했다.
`국보법 폐지 여야의원 모임'도 이날 간사회의를 열어 박 대표의 언급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 발표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안' 차원으로 거론돼온 대체입법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또한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국보법 이름을 바꾸자는 여당내 이야기가 있지만, 중요한 내용이 다 담겨야지, 글자 한두자 바꾸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
이는 바꿔말해 대체입법안에 국가안위와 관련된 국보법의 핵심 내용이 담길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28명이 참여한 우리당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간사인 안영근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환영한다"며 "이제 대체입법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성진 제1정조위원장은 "국보법의 이름은 살리되 내용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라고 말해 탄력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여당내에서 형법보완론과 대체입법론 간의 견해차가 크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 대표가 삭제 의사를 밝힌 정부참칭 등 일부 쟁점 조항을 놓고 의견이 맞서 있어 국보법 문제가 당장 정치권의 논의로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박 대표도 `정부참칭' 삭제용의를 표명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내용이 당내 파장을 일으키자 일단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특히 여당의 경우 형법보완을 `형법개정', 대체입법을 `보완입법'으로 공식 표현할 만큼 국보법 개정보다 폐지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의골간은 유지하되 시대에 맞지 않은 조항을 고치자는 데 중론이 형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추석 연휴 전 의원총회를 열어 국보법 개.폐문제에 대한 당론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보.혁 대결로 번진 국보법 논란이 가닥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ꡒ형법보완․대체입법 필요없어ꡓ
■ 형사법 학자들이 말하는 ꡐ보안법이 폐지되면…ꡑ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아닐까?
대법원마저 ꡐ보안법 폐지=일방적 무장해제ꡑ라며 안보 불안감을 부추기고, 한나라당 등 일부 보수세력이 이를 증폭시키면서 ꡐ안보 논란ꡑ이 보안법 개폐논의의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권위있는 전문가 집단인 전국의 형사법 전공 교수들은 20일 ꡐ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ꡑ는 처방을 내놓았다. 국가보안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주요 범죄행위는 지금의 형법만 갖고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일치된 진단인 것이다.
이런 결론의 출발점은 현행 형법의 탄생과정 자체에서 비롯된다. 서울대 신동운 교수는 ꡒ현행 형법은, 남북한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던 1953년 7월 국회를 통과한 법이라서 국가안보를 최우선의 수호 법익으로 만들어졌다ꡓ며 ꡒ이런 배경 탓에 형법은 내란죄의 전제가 되는 ꡐ폭동ꡑ의 선전․선동조차도 처벌하게 돼 있는 등 적용범위가 무척 넓다ꡓ고 말했다.
＊ 김일성 추모집회 참가
단순동조 성격이라면 처벌못해도 … 폭동조장 체제 위협땐 선전선동죄
＊ 주체사상 유포
순수한 연구단체 학문자유상 처벌못해… 체제위협 수준 활동땐 내란 예비음모죄
＊ 연방제․주한미군 철수 선전선동
북한 주장과 같다고 무조건 처벌못해 … 자유로운 사상의 시장서 경쟁하면 돼
예를 들어,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ꡐ보안법을 폐지하면 광화문에서 김일성 추모집회를 열어도 처벌 못한다ꡑ고 주장하지만, 형사법 교수들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ꡐ내란 목적의 선전․선동은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ꡑ는 형법 제90조가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ꡒ(예로 든) 추모집회가 단순 동조의 성격이라면 처벌할 수 없지만, 폭동을 조장하는 등 체제를 위협할 요소가 있다면 선전선동죄로 처벌할 수 있다ꡓ고 말했다.
주체사상을 퍼뜨리는 행위도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ꡒ단순히 주체사상을 연구하는 단체라면 학문의 자유 차원에서 처벌할 수 없겠으나, 연구를 가장해 체제의 위협이 가해지는 수준에서 활동이 이뤄진다면 ꡐ내란을 위한 예비․음모죄(3년 이하 징역)ꡑ로 처벌할 수 있다ꡓ고 지적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연방제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선전선동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서울대 한인섭 교수는 ꡒ북한의 주장과 같다고 해서 모두 내란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쾌하거나 공격적인 표현이라 해도 주장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는 없다ꡓ며 ꡒ연방제나 주한미군 철수 같은 사안도 ꡐ사상의 시장ꡑ에서 경쟁하도록 하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다수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ꡓ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국가보안법은, 어떤 주장이 북한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인 경우마다 ꡐ구체적이고 가능한ꡑ 위험 여부를 따져 처벌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수들은 일부 국민이 갖고 있는 ꡐ안보 불안감ꡑ을 과거 군사독재 정권 때의 ꡐ통행금지ꡑ에 빗대기도 했다. 한 교수는 ꡒ당시 통행금지 폐지 여부를 놓고 범죄가 창궐할 것이라는 반대론이 있었지만, 그 정도의 부작용은 경찰력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결국 국민의 자유가 크게 확대되지 않았느냐ꡓ면서 ꡒ보안법에 폐지될 경우 국민들이 약간의 금단증상을 거친 뒤 지금의 ꡐ부자유 중독ꡑ을 벗어날 수 있을 것ꡓ이라고 말했다.
허일태 한국형사법학회 회장(동아대 교수)는 ꡒ지금의 형법은 제정 당시부터 지나치게 사상형법으로 간다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ꡓ라며 ꡒ형법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ꡓ고 강조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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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법학회 등 형사법 관련 3개 학회 일문일답
한국형사법학회 등 주요 형사법 관련 3개 학회는 20일 국가보안법 철폐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일문일답에 응해 보안법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대해 전문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들은 ꡒ국민들은 막연한 불안심리를 갖고 있지만, 보안법 폐지돼도 결코 불안할 것이 없다ꡓ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후 여권에서는 형법보완 또는 대체입법을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허일태 동아대 법대 교수) 기본적으로 우리 형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 자유민주체제를 유지하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정비돼 있다. 오히려 보안법이 제정될 때 너무 지나치게 사상형법(행동 이전에 생각을 처벌하는 것)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제기될 정도였다. 따라서 현행 헌법은 보안법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국가보안법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실체적인 형법의 근본 원칙에 비춰볼 때 반드시 극복해야 할 법이다. 이런 점에서 원칙적으로 ꡐ완전폐지ꡑ를 주장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론에 있어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ꡐ일방적 무장해제론ꡑ인데, 선전선동 행위를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나?
=(신동운 형사정책학회 부회장․서울대 교수) 우선 형법제정 당시 상황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우리 형법은 1953년 7월에 국회를 통과하고, 휴전협정을 앞두고 한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전시에 제정이 됐다. 이런 전쟁의 와중에 형법이 제정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이 국가의 안위․안보다. 여러가지 지점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조문이 정비됐다. 그래서 형법이 통과되자 형법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왔던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표방한 대한민국 출범하면서도 형법에 선전선동죄가 포함됐다.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형법에 둘 수 없는 선전선동죄까지도 형법에 넣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국가안위에 대한 여러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고 당시 윤길중 의원 등이 얘기했다. 더구나 우리 형법이 갖고 있는 선전선동죄는 그 적용범위가 넓다.
보안법 제7조의 고무․찬양죄가 없어져 형법의 선전선동죄로 처벌한다면,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가?
=(신동운 교수) 형법의 내란죄는 행위 형태로 ꡐ폭동ꡑ을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 이 폭동의 개념을 우리 대법원은 물리적으로 많은 이들이 몰려다니면서 파괴활동을 하는 것 외에 훨씬 넓게 적용하고 있다. 폭행과 협박을 포함해 이를 위한 준비행위도 포함한다. 폭동을 일으키기 위해 선전․선동 준비를 하는 것도 형법처벌 대상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법을 폐지해도 처벌 공백은 생기지 않는다.
지금은 김일성 추모집회와 같은 단순 동조행위도 국보법은 처벌하는데, 형법상으로도 처벌이 가능한가. 폭력성이 없는 단순 동조 행위는 형법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신 교수) 형법은 사람의 생각을 처벌하는 법이 아니다. 형법은 법률이기에 사회생활에서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해를 끼칠 때 적용된다. 선전선동죄를 경계하는 것은 치안유지법을 모태로 보안법 등이 사상형법 표방해 생각 자체를 처벌하려고 했던 점이다. 그런데 우리 형법은 그 안에 폭행이라는 넓은 개념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개념으로 미루어 모두 처벌 범주에 들어온다고 본다.
따라서 폭력이나 폭행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이라면 그것 자체를 처벌할 때는 사상형법이 돼 처벌할 수는 없다. 주목할 것은 겉으로는 추모집회라 할지라도 이면으로 비합법적 혁명으로 우리 체제를 위협하려 한다면 그것은 형법상 선전선동죄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형법상 선전선동죄의 적용 여부를 그 의도에 둔다는 것인가?
=(허일태 부산 동아대 교수․한국형사법학회 회장)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몇몇이 추모집회를 할 경우, 형법은 사회나 국가을 근본적으로 위태롭게 침해하는 행동에 해당할 때 처벌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부분은 그 밖의 형법이 아니라 집시법 등에 얼마든지 규율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보안법은 한총련 또는 범민련 같은 친북․반미 단체로 분류되는 단체들을 일괄적으로 처벌하고 했는데, 형법으로 기준이 옮겨지면 어떻게 다뤄지나? 예를 들어 고려민주연방제 등을 주장하면 단순히 북쪽 주장과 같다는 이유로 보안법은 처벌해왔다. 보수주의자들은 보안법이 폐지되면 이런 부분을 처벌할 수 없다고 경계한다.
=(조국 서울대 교수) 국보법 제7조가 없어지면 단순한 고무찬양에 대한 문제 등이 남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한번 따져봐야 한다.
우리나라 현재 민주주의 수준에서 볼 때 광화문에서 깃발 흔드는 것을 보고 그에 감동 받아 친북인사 될 사람이 얼마일까? 탈북자가 대량 양산되고 남북한 체제에 대해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주체사상에 동조해 단체를 만들 때 외양상으로 단순 주체사상에 대한 학술연구 행위는 처벌하면 안 된다. 그러나 속으로는 내란의 예비․음모가 있으면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총련과 범민련 역시 강령과 규약을 봐야 한다. 한총련은 기수별로 강령 규약이 달라졌다. 그런데 불법단체인 한총련의 강령규약과 합법화한 민노당의 강령규약과 비교하면 민노당의 강령규약이 한총련보다 더 과격하다. 외견상으로 더 과격한 민노당이 합법화 돼있기에 훨씬 낮은 수준의 한총련도 합법화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총련이 불법집회나 화염병 사용, 월북 교사 등 불법행위를 한다면 집시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에 처벌할 수 있다. 폭동을 선동한다면 역시 형법으로 처벌 가능하다.
요컨대, 이른바 친북행위는 주관적 행위 양태 등을 엄격히 따져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안법은 그 자체를 두고 일괄해서 처벌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형법 또는 각종 특별형법을 통해 그 사람들의 생각과 객관적으로 드러난 행위 양태 판단해 처벌 가능할 것이다.
국보법과 유사한 법제를 가진 나라들이 있을텐데 그들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조국 교수) 냉전시기에 미국도 ꡐ사회안전법ꡑ 등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은 연방법원에서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위헌으로 판결됐다. 유럽은 공산당 자체가 합법화됐으니 우리와 상황이 유사한 대만을 봐야 한다. 대만도 ꡐ특별법ꡑ이 있는데 민주화된 이후 대만 내에는 모택동주의를 신봉하는 조직이 합법화됐다. 일본도 공산당, 사회당이 합법화 돼 있다. 냉전시기에는 반공법, 사상처벌적 성격 갖는 법 있었지만 냉전 종결되면서 대부분 이런 활동들이 합법화됐다.
이번 기자회견이 정치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배종대 고려대 교수) 우리도 성명 준비하면서 걱정이 없지 않았다. 국보법 개폐를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대립을 보이는데, 우리 입장표명이 누구 편을 드는 것이 되면 어쩌나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ꡒ형사법을 평생 다룬 전문가들이 학자적 양심에 비추어 국보법이 없어지더라도 우리 국가 안녕과 존립에 이상 없다ꡓ는 얘기를 해야 한다고 봤다.
따라서 순수하게 학자적 입장에서 나온 결론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국민들이 막연하게 국보법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해 불안심리 갖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형법 규정만 갖더라도 불안해야 할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을 설득해야 했다. 모든 형사법 교수들이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유지되어야 한다.
국보법은 지금까지 국가의 존립과 안녕, 질서 유지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적용하기 위해 만든 법이 아닌, 남한의 우리 자신을 얽매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이다. 규정 자체가 모호하고 행위가 아닌 생각을 중심으로 규정돼 누구나 의심이 가면 집권자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보안법이 폐지되면 친북단체가 압도하는 등 국가안보에 중대한 구멍이 뚫리는 것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 보안법을 폐지한다는 것이 군인들의 무장을 해제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북한의 잠재적 침입 막는 것은 군사력이 할 일이다.
국보법이 폐지되면 친북 용공이 득세하고, 광화문에 인공기 휘날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통일전망대, 노동신문 등은 지금 일반 대학에서도 모두 볼 수 있다. 노동신문을 처음에 공개할 때도 우려 있었지만 지금 누가 이것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나.
국보법은 일종의 통행금지와 비슷하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통행금지 없어지면 범죄자 창궐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데, 오히려 국민의 자유 확대됐고 통행금지 없어짐으로 해서 생기는 부작용은 그때그때 경찰력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었다.
국민들의 자유가 재갈물린 상태에서 재갈 물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중독돼 있어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일 수 있다. 그 금단증세에서 깨어나야 한다.
김일성 추모집회 등을 걱정하며 말하는데 만약에 광화문 네거리에서 추모집회 하려고 하면, 질서 유지인이 등장하고 집회의 성격을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이 김정일주의자임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집회 공공연하게 하는 대가로 법적인 탄압은 받지 않겠지만 정치 도덕적 논쟁과 비난에 놓이게 된다. 그들의 주장과 친북주의자들의 주장이 서로 사상의 시장에서 대립하고 싸우게 하고, 그래서 어느쪽이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대한민국 체제에 대해 불쾌하고, 적대적이며 공격적인 표현을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골격은 체제에 대해 그런 표현이라 하더라도 그 체제에 대한 명백한 위험성이 없거나, 그 표현이 대한민국 체제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교수가 ꡐ국군들은 어디서 뭐하나, 궐기하라ꡑ고 할지라도 그것은 내란의 선전선동에 해당되지 않는다. 표현은 그렇지만 그 말이 가진 위험성이 사소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통령이나 정부기관이 하루에 수십번씩 비판․공격받는 등 우리는 사상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찬양․고무와 이적표현물 처벌이 그렇게 대단한가? 만약 그런 집회와 시위가 대한민국 존립안전 해롭게 하기 위한 폭동의 선전선동이나 명백한 위협있다 판단되면 형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현재 북한에도 우리 보안법과 비슷한 조항이 있지 않은가. 우리만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한다는 걱정이 많다.
=(한 교수) 북한은 우리한테 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주장할 자격이 없다. 그들이 어떠하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기본가치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북한과는 체제가 다르다. 국제적 인권 규정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현행 형법으로 규율해야지 보안법을 유지할 수는 없다.
또한 대체입법으로 국보법 폐지 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형법에 부적절한 문구가 있다면 몇 개를 합리적으로 고쳐나가면 된다. 폭동이건 협박이건 반국가적인 행위나 명백한 위험성을 가진 선전․선동 및 예비․음모, 간첩행위 등을 모두 지금의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정치권에서 타협을 위해 제시되는 대체입법론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현행 보안법 제2조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데, 형법으로 대체한다면 북한의 법적 지위는 어떻게 되는가. 열린우리당은 준적국 개념 도입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신동운 교수) 법리적으로 그 부분이 가장 핵심 쟁점인데, 헌법과 형법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하면서도 동시에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안의 유일 국가라고 전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을 대화 상대방으로 전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 아래 우리 형법은 ꡐ국토를 참절하는 단체ꡑ를 내란죄 주체로 상정하고, ꡐ준적국ꡑ 개념 도입해 교전 상태인 나라를 그 전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형법은 내란죄와 외환죄로 그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준적국 개념에 반국가단체 집어넣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준적국 개념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개념이다. 북한을 준적국이라 하면 처음으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면서도, 노골적으로 적국으로 규정한다는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미리 북한의 지위를 규정하지 말고, 지금의 형법 테두리 안에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지금의 형법이 지혜롭게 조문이 짜여져 있어 상황변화에 따라 대처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한다면, 한편으로는 북한을 국가로 규정한다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이는 보수주의자들도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닌가?
북한을 준적국으로 규정하면 너무 모호하다. 앞으로 상황이 변해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다면 또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한 교수) 형법이 제정된 1953년에 적국은 중공이었고, 준적국이 괴뢰 북한이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나온 논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선험적으로 적국이라 부를 공산주의 모국이 없다. 나아가 지금의 남북한 정전 상태에서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하면, 논란이 생긴다. 먼저 북한이 국가냐는 반론이 가능하고, 적국과 평화통일을 하려는 것도 모순이 된다.
그런데 적국이라는 용어를 빼면 논리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ꡒ대한민국에 대항하여ꡓ 간첩행위를 하거나 군대로 공격하거나 하는 행위를 처벌하면 되는 것이다. 북한 형법도 ꡒ공화국에 대항하여ꡓ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부의 적을 특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만약 북한 군대가 침략하거나 일본 군대가 독도를 공격해도 우리 형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환죄의 대상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로버트 김이 처벌받듯, 우리나라 군사기밀을 빼내 일본이나 중국, 미국 등에 주려는 간첩행위도 모두 형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국가보안법이 철폐되면 처벌범위가 줄어드는 것 아닌가.
=(한 교수) 당연히 줄어든다.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으로, 이 부분을 사상의 시장에 맡겨 처벌하지 말자는 것이다. 예컨대, 연방제 주장이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주장 자체는 말려서는 안된다. 폭행, 협박, 재물손괴 등이 수반될 경우 처벌하는 것이지, 집회 내용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인공기 시위는 도덕적 책임을 받을 뿐, 형사처벌을 할 필요가 없다.
이는 단순한 주장으로 내란의 위험이 없을 경우의 얘기다. 김용서 교수의 ꡒ국군들은 뭐하나, 궐기하라ꡓ라는 말에 위험성은 없다. 국군에 직접 가서 교육하고 조직하는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971년 서울대 내란음모사건을 봐도 그렇다. 당시 조영래 변호사, 장기표씨 등이 연루됐는데, 검찰은 ꡒ시위를 하고, 경찰이 탄압하다 발포하면, 민중이 들고 일어나고, 휴전선이 느슨해지고, 드디어 북한이 남침한다ꡓ는 식으로 내란의 위험성을 증명하려 했다. 12개의 인과관계를 지나야 드디어 위험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당시 검찰도 ꡐ환상의 12고개ꡑ라고 했다.
미군철수 주장도 마찬가지다. 국가방위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지 따져야 한다. 주한미군 철수는 정부정책의 문제다. 어떤 주장이 내란의 위기를 명백히 조래할 때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설혹 그런 주장이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는다면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 아닌가.
그리고 극단주의 세력은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거나 선고를 통해 집권을 하려면 자신의 주장을 굽히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흡수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유지하려면 영원히 국민 1~2%의 동의에 그쳐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결국 사상의 자유와 직결된 표현의 자유는 명백한 위험성이 없다면 처벌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 위에 그들의 표현행위(집회 등)이 위험한 지경이면 처벌하면 된다.
안창현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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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법학회 ꡒ국보법, 현행 형법으로 대체 가능ꡓ
한국형사법학회등 형사법 학계 단체들은 20일 오전 프레스센터 19층 회견장에서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현행 형법으로 국가보안법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법학회 등은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마치 무장이 해제되는 것처럼 국민들을 감성적으로 호도하는 것은 이론적 근거가 없고 막연한 불안심리만 부추길 뿐"이라며 "국보법의 주요 내용은 현행 형법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보법은 우리 정부가 비준.공포한 국제인권규약 제18조 `사상과 양심의 자유'와 제19조 `의사표현의 자유'를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남북한 특수상황을 인정하더라도 국보법의 존재와 인권보장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국보법의 폐지를 거듭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국보법은 행위자 개개인의 생각과 행위 양태 등을 판단해서 처벌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처벌토록 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각종특별법으로 행위자의 생각과 행위양태를 감안해 개별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대학 한인섭 교수는 "최근 정치권에서 타협안으로 대체입법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며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현행 형법의 문구만 합리적으로고치면 반국가적 행위, 폭동, 위험성 있는 선전선동, 간첩행위 등을 모두 처벌할 수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배종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의 성격과 관련, "형사법 전문가들이 학자적 양심에 따라 순수하게 내린 결론을 밝힌 것으로 특정 정치단체 등의 편을 드는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한국형사법학회와 한국형사정책학회, 한국비교형사법학회 등에 소속된 허일태(동아대), 신동운(서울대), 서거석(전북대)씨 등 교수 14명과 차병직 변호사등이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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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논쟁에 대한 전국 형사법 전공교수의 입장 (전문)
국가보안법의 존폐를 둘러싼 최근의 찬반논의는 오로지 정치적 논리에 의해 확대 재생산됨으로써 국론분열을 가속시키고 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전문가집단인 전국의 형사법 전공교수들은 이 논의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채 국가의 근간에 관련되는 법률의 운명이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오늘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형사법 전공교수 일동은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을 피력함으로써 정치권이 냉정하게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올바른 국론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국가안보가 국가의 중대한 과제의 하나일 때, 그것에 대한 규율을 국가의 기본법률인 형법에 맡기는 것이 옳다.
국가보안법은 형법이 제정되면 그 내용을 형법에 흡수하여 폐지하려고 했던 한시적 법률이었다. 형법 초안자의 한 사람인 김병로 당시 대법원장도 여순반란사건 등 좌우익간의 혼란극복을 위해서 제정된 국가보안법이 한시적 법률이었음을 인정하여, 형법의 제정과 관련된 국회 발언에서 ꡒ이제 이 형법전 가지고 국가보안법에 의해서 처벌할 대상을 처벌하지 못할 조문은 없지 않는가ꡓ고 언명한 바 있다.
국가보안법의 주요내용은 현행 형법으로도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마치 ꡐ전전에서 무장이 해제ꡑ되는 것처럼 국민들을 감성적으로 호도하는 것은 어떠한 이론적 근거도 없으며,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심리만을 부추길 뿐이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형벌에 의한 처벌공백이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떠한 형사실체법도 행위형법과 책임형법을 넘어설 수 없고 결코 사상형법의 성질을 가질 수 없으며, 형법의 최후수단성 원칙에 충실해야 된다는 점에서 국가보안법은 극복되어야 할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우리 정부가 비준․공포한 국제인권규약 제18조(사상과 양심의 자유), 제19조(의사표현의 자유)를 위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떳떡한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어두운 권위주의국가 이미지를 벗고 인권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남북한의 특수상황을 인정하더라도 국가보안법의 존재와 인권보장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거듭 권고한 바 있다. 국제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이 인권침해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은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4년 9월 20일
한국형사법학회 한국형사정책학회 한국비교형사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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ꡒ올바른 국론형성이 학자적 양심ꡓ
3개학회 회장․이사진 한자리에
10일전 만나 3시간 넘게 논의 '성명서 발표' 합의
20일 나온 전국 형사법 전공교수들의 국가보안법 관련 성명은 사회적 쟁점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 표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형사법학회(회원 230여명), 한국형사정책학회(〃 350여명), 한국비교형사법학회(〃 500여명) 등 형사법 관련 주요 3개 학회의 회장과 상임이사진 등은 지난 11일 서울의 한 식당에 모여 이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3시간이 넘는 논의 끝에 보안법과 관련해 전국 형사법 전공교수의 입장을 성명서 형식으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허일태 동아대 교수를 비롯해 배종대 고려대 교수, 신동운 서울대 교수, 한인섭 서울대 교수, 서보학 경희대 교수 등 모두 14명의 현직 교수가 나와 성명서 낭독과 함께 일문일답에 응했다.
한국형사법학회 허일태 회장(동아대 교수)는 이날 ꡒ형사법 전공 교수 일동은 보안법의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의 입장을 피력함으로써 올바른 국론 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ꡓ며 ꡒ3개 학회의 회장과 상임이사진이 모여 이번 성명서 문안을 마련했기에 대표성에 문제가 없다ꡓ고 말했다. 김성돈 성균관대 교수는 ꡒ형법학자들이 공식적으로 집단적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ꡓ이라며 ꡒ어느 한 쪽을 편드는 듯해 꺼려지기도 했으나, 국민들을 호도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학자적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ꡓ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형사법 3개학회 ꡒ보안법 폐지ꡓ
ꡒ현행 형법으로 대체 가능 … 무장해제론 근거없어ꡓ 공동성명
국가보안법 존폐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 집단인 전국의 형사법 전공교수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국형사법학회(회장 허일태 동아대 교수)와 한국형사정책학회(회장 박상기 연세대 교수), 한국비교형사법학회(회장 배종대 고려대 교수) 등 1천여명의 교수들을 아우르는 주요 세 학회는 20일 서울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ꡐ국가보안법 논쟁에 대한 전국 형사법 전공교수의 입장ꡑ이라는 성명을 내고, ꡒ국가보안법의 주요 내용은 현행 형법으로도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ꡓ며 국가보안법의 이른 폐지를 촉구했다.
세 학회는 성명서에서 ꡒ보안법 폐지가 ꡐ무장해제ꡑ인 양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은, 어떤 이론적 근거도 없다ꡓ며 ꡒ보안법을 폐지하더라도 형법에 의한 처벌 공백이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ꡓ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ꡒ지금 형법은 국가안보가 지상 과제였던 한국전쟁 당시 만든 것으로 국가안보와 관련해 내란을 위한 선전선동 및 예비음모죄 등의 포괄적인 규정을 두고 있어 국가보안법을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ꡓ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현행 형법이,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은 1953년 7월 국회를 통과했던 연원을 지적하면서 ꡒ보안법은 형법이 제정되면 그 내용을 형법에 흡수해 폐지하려 했던 한시적 법률이었다ꡓ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당시 형법 초안자의 한 사람인 김병로 대법원장이 국회발언에서 ꡒ이제 이 형법을 가지고 보안법에 의해 처벌할 대상을 처벌하지 못할 조문은 없지 않은가ꡓ라고 말했던 사실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어 ꡒ어떤 형사 실체법도 행위형법을 넘어 사상형법의 성질을 가질 수는 결코 없다는 점에서, 보안법은 극복돼야 할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ꡓ며 ꡒ보안법은 우리 정부가 인준․공포한 국제인권규약 제18조(사상과 양심의 자유), 제19조(의사표현의 자유)를 위반하고 있는 만큼 이를 남겨두는 것은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ꡓ고 덧붙였다.
허일태 한국형사법학회 회장은 ꡒ전문가 집단이 철저히 배제된 채 국가 근간에 관련된 법률의 운명이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현실이 개탄스럽다ꡓ며 ꡒ전문가의 견해를 밝혀 올바른 국론 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ꡓ고 성명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에 지지 논평을 내고 ꡒ형법 전공 학자들이 전문가적 견지에서 제시한 객관적인 주장이므로,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안법 존속론자들은 이를 수용해 보안법 폐지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ꡓ고 주장했다.
안창현 유선희 기자 blue@hani.co.kr
ꡒ현행 형법 체제수호 잘 정비돼ꡓ
■ 일문일답
한국형사법학회 등 형사법 관련 주요 3개 학회는 20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뒤, 전문가로서 보안법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보안법을 ꡐ야간 통행금지ꡑ에 빗대며 ꡒ보안법이 폐지되어도 결고 불안할 것이 없다ꡓ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보안법이 폐지되면 북한의 법적 지위는 어떻게 되는가. 적국개념이 사라지는 것인가.
=(한인섭 서울대 교수) 보안법이 폐지되면 친북 용공이 득세하고, 광화문에 인공기 휘날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노동신문을 처음에 공개할 때도 우려 있었지만 지금 누가 이것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나. 보안법은 일종의 통행금지와 비슷하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통행금지 없어지면 범죄자가 창궐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는데, 오히려 국민의 자유가 확대됐고 통행금지가 없어짐으로 해서 생기는 부작용은 그때그때 경찰력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었다.
대한민국 체제에 대해 적대적이고 공격적 표현은 처벌하고 있다. 어느 교수가 ꡐ국군들은 어디서 뭐하나 궐기하라ꡑ고 할지라도 그것은 내란의 선전선동에 해당되지 않는다. 표현은 했지만 그말이 가진 위험성이 사소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통령이나 정부기관이 하루에 수십번씩 비판․공격받는 등 우리는 사상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찬양고무, 이적 동조의 처벌이 그렇게 대단한가? 만약 그런 집회와 시위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을 해롭게 하려는 폭동의 선전․선동이다, 명백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법으로 처벌하면 된다.
현재 북한에도 우리 보안법과 비슷한 조항이 있지 않은가. 우리만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한다는 걱정이 많다.
=(한 교수) 북한은 우리한테 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주장할 자격이 없다. 그들이 어떻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기본가치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북한과는 체제상 다르다. 국제적 인권 규정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현행 형법으로 규율해야지 보안법을 유지할 수는 없다.
현행 보안법 제2조는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데, 형법으로 대체한다면 북한의 법적 지위는 어떻게 되는가. 열린우리당은 ꡐ준적국ꡑ 개념 도입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신동운 서울대 교수) 법리적으로 그 부분이 핵심 쟁점인데, 헌법과 형법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하면서도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한반도 안의 유일 국가라고 전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을 대화 상대방으로 전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과 함께 형법을 바라 보면 ꡐ국토를 참절하는 단체ꡑ를 내란죄 주체로 상정하고 있다. 외환죄는 ꡐ준적국ꡑ 개념을 도입해 교전 상태인 나라를 그 전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형법은 내란죄와 외환죄로 그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준적국 개념에 반국가단체 집어넣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준적국 개념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개념이다. 북한을 준적국이라 하면 처음으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면서도, 노골적으로 적국으로 규정한다는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이 점은 형법이 지혜롭게 규정하는 조문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단순히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한다면, 한편으로는 북한을 국가로 규정한다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이는 보수주의자들도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닌가?
북한을 준적국으로 규정하면 너무 모호하다.
=(한 교수)형법이 제정된 1953년에 적국은 중공이었고, 준적국이 괴뢰 북한이었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나온 논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선험적으로 적국이라 부를 공산주의 모국이 없다. 나아가 남북한 정전 상태에서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하면, 논란이 생긴다. 먼저 북한이 국가냐는 반론이 가능하고, 적국과 평화통일을 하려는 것도 모순이 된다. 따라서 적국이라는 용어를 빼면 논리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ꡒ대한민국에 대항하여ꡓ 간첩행위를 하거나 군대로 공격하거나 하는 행위를 처벌하면 되는 것이다. 북한 형법도 ꡒ공화국에 대항하여ꡓ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만약 일본 군대가 독도를 공격해도 우리 형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후 여권에서는 형법보완 또는 대체입법을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허일태 동아대 법대 교수) 기본적으로 우리 형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 자유민주체제를 유지할 정도로 형법은 잘 정비돼 있다. 오히려 보안법이 제정될 때 너무 지나치게 사상형법(행동 이전에 생각을 처벌하는 것)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제기될 정도였다. 따라서 현행 헌법은 보안법을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률이라고 본다. 우리가 보기에 국가보안법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실체적인 형법의 근본 원칙에 비춰볼 때 용납하기 어렵기에 극복해야 할 법이다. 이런 점에서 ꡐ완전폐지ꡑ를 원칙적으로 주장한다.
이번 기자회견이 정치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나?
=(배종대 고려대 교수) 우리도 성명 준비하면서 걱정이 없지 않았다. 국보법 개폐를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대립을 보이는데, 우리 입장표명이 누구 편을 드는 것이되면 어쩌나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기준은 형사법을 평생 다룬 전문가들이 학자적 양심에 비추어 국보법이 없어지더라도 우리 국가 안녕과 존립에 이상 없다는 우리 양심의 소리를 내야 한다고 봤다.
따라서 순수하게 학자적 입장에서 나온 결론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다. 국민들이 막연하게 국보법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해 불안심리 갖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형법 규정만 갖더라도 불안해야할 요소는 전혀 없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모든 형사법 교수들은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보법이 지금까지 국가의존립과 안녕, 질서 유지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적용하기 위해 만든 법이 아닌, 남한의 우리 자신을 얽매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이다. 규정 자체가 모호하고 행위가 아닌 생각을 중심으로 규정돼 누구나 의지가 있다면 집권자가 사상과 양심의 자유 침해할 수 있다.
안창현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설> 보안법 논란, 새 흐름에 기대 크다
법학자들이 국가보안법 개폐논란에 ꡐ해답ꡑ을 내놨다. 한국형사법학회 등 형사법 3대 학회는 현행 형법으로 보안법을 대체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학자들의 객관적 견해가 비이성적 논란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데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학자들의 견해는 명쾌하다. 보안법은 한시적 법률로 태어났고, 폐지하더라도 법률 공백이 발생할 여지가 없으며,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도 폐지 당위성을 주장하는 점 등을 들어 폐지가 마땅하다는 것이다. 특히 폐지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국가 안보 문제도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는 ꡐ유권해석ꡑ은 보안법에 대한 ꡐ사망 선고ꡑ나 다름 없다. 학자들은 ꡐ국가보안법 폐지는 곧 무장해제ꡑ라는 논리는 이론적 근거 없는 ꡐ감성적 호도ꡑ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는 보안법 존치론의 허구성을 입증한다. 보안법 폐지로 가는 디딤돌로 삼을 만하다. 보안법이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법학자들의 견해도 귀담아 들을 만한 ꡐ법리ꡑ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ꡐ전향적인 자세ꡑ를 보였다. 그는 국가보안법을 떠받치고 있는 으뜸 기둥인 ꡐ정부 참칭ꡑ 조항을 뺄 수 있다고 말했다. 폭 넓은 남북 교류, 유엔 동시 가입 등 현실을 ꡐ변신ꡑ의 지렛대로 삼았음을 내비쳤다. 물론 조건은 달았지만 박 대표가 모처럼 ꡐ사고의 진전ꡑ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는 ꡐ안보체제를 지키는 데 지장이 없다면ꡑ이라는 불필요한 꼬리를 달았다. 그러나 우리는 박 대표가 또한번 사고 틀의 탈바꿈을 통해 거듭나기를 촉구한다. 박 대표의 변신이 이념적․비이성적 논란 구조를 이성적․합리적 논란 마당으로 바꾸는 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살아 있는 정치의 요체는 시대 변화를 국가 체제 안에 담아내는 데 있다. 낡은 틀에 얽매이는 것은 곧 죽은 정치다. 자발적․객관적인 학자들의 소리에 귀기울일 일이다.
ꡐ보안법 피고인ꡑ 국외연수 이례적 허가
법원이 ꡐ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ꡑ며,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 계류중인 피고인에게 1년간 해외연수를 허가해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전수안)는 ꡐ아주대 자주대오ꡑ라는 비합법 학생운동 조직에 가입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정아무개(24)씨의 출국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주 이를 허가했다고 19일 밝혔다. 보안법 피고인의 해외 출국을 허가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재판부는 ꡒ정씨가 1년 동안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ꡐ어학연수 도중 재판이 진행되면 돌아오겠다ꡑ는 서약서를 받고 이를 허가했다ꡓ면서, ꡒ국가보안법 개폐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재판기록을 아직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씨의 출국이 재판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ꡓ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ꡒ국가보안법 개폐 논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께 첫 재판을 열 계획ꡓ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ꡒ국가보안법 사건뿐 아니라 다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에게도 재판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해외여행을 대체로 허가하고 있다ꡓ며 ꡒ(정씨의) 여권이 나오는 과정에도 문제가 없었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아 굳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ꡓ고 말했다.
정씨의 변호인인 최진환 변호사는 ꡒ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어학연수를 가는 사례를 한 차례도 보지 못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신청이 받아들여져 놀랐다ꡓ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는 비합법조직 ꡐ아주대 자주대오ꡑ에 가입해 ꡐ자주적 학생회란 무엇인가ꡑ, ꡐ제8기 한총련 총노선ꡑ, ꡐ여름농활 자료집ꡑ 등의 이적표현물을 취득․소지 했다는 혐의(보안법 제7조 5항 위반)로 13명의 아주대 재학․졸업생들과 함께 기소됐다.
이에 앞서 이 재판부는 지난 16일 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아무개씨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도 ꡒ보안법 개정-폐지 논란이 한창인 것을 고려해 가능하면 재판을 뒤로 미루겠다ꡓ는 이례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ꡐ아주대 자주대오ꡑ 사건과 관련해 가장 빠르게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인 최아무개씨의 속행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이호원)는 최근 ꡒ수사보고서 형식으로 낸 검찰의 증거목록 제출에 문제가 많아 변론을 다시 열겠다ꡓ며 검찰 구형 등 결심이 끝난 최씨 사건의 변론재개를 결정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보안법 존폐싸움서 ꡐ폐지뒤 절충ꡑ 가나
갈림길에 선 보안법
한나라 박대표 ꡒ정부참칭등 논의가능ꡓ‥
우리당 기정사실화 주력
국가보안법 존속을 완강하게 주장해 온 한나라당이 조금씩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ꡐ존속과 유지ꡑ를 놓고 첨예하게 갈렸던 보안법 논쟁도, ꡐ보안법 폐지 이후의 대안ꡑ 문제로 초점이 옮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0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ꡒ논란이 되고 있는 ꡐ정부참칭ꡑ 조항(국가보안법 제2조)은 당내에서도 이런 저런 얘기가 있어 여당과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ꡓ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ꡒ남북교류 협력이나 (북한도) 유엔 회원국에 들어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정부참칭 문제는 유연하게 고려할 수 있지 않겠느냐ꡓ고 밝혔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ꡒ안보체제를 지키는 데 지장이 없다는 전제가 있다면 보안법의 명칭도 바꿀 수 있다ꡓ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최근 마련한 보안법 개정 초안에 ꡐ고무․찬양죄와 불고지죄는 전향적으로 수정하되, 정부참칭죄는 그대로 유지한다ꡑ고 규정한 데에서 한발짝 나아간 것이다. 또 지난 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박 대표 자신이 ꡒ대표직을 걸고 보안법 폐지를 막아내겠다ꡓ고 기염을 토했던 것과도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의 이런 태도 변화에 반색하며, 이를 기정사실로 굳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ꡒ박 대표가 보안법의 정부참칭 표현을 없앨 수 있고, 명칭도 바꿀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을 평가한다ꡓ며 ꡒ큰 틀에서 우리와 다름이 없는 것인만큼,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도록 토론과 대화를 할 수 있다ꡓ고 말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도 ꡒ박 대표의 발언으로 이제 보안법 존치론자는 김용갑․정형근 의원 등 일부 의원들과 이른바 ꡐ보수원로ꡑ라는 1500여명만 남게됐다ꡓ며, 박 대표의 발언을 ꡐ보안법 사수 방침 포기ꡑ로 해석했다.
물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거리는 아직은 멀어보인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ꡒ박 대표의 전향적 발언에는 ꡐ국가체제 수호와 안보에 대한 어떤 불안, 어떤 문제도 없어야 한다ꡑ는 전제가 달려있고, 열린우리당의 대체입법안과 다르다ꡓ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이한구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강경파, 영남권 중진 등 보안법 사수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당내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ꡐ폐지냐, 존속이냐ꡑ하는 극단적인 대립 국면을 벗어나, ꡐ형법보완이냐, 대체입법이냐ꡑ 등 보안법 폐지 이후의 대안을 놓고 실체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여야 관계자들은 오는 22일이 보안법 논쟁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보안법 태스크포스는 당 안팎 의견수렴을 거쳐 이날까지 보안법 폐지 뒤의 보완 방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나라당도 이날 보안법 개폐 문제를 논의할 의원총회를 예정해두고 있다.
정광섭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공안문제연구소장 국감증인 채택 추진
검찰이나 경찰의 요청으로 ꡐ사상 진단서ꡑ를 발급하는 기관인 경찰대 부설 공안문제연구소의 소장이 처음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예정이어서, 장막에 가려져 있는 연구소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위원장 문희상) 간사인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20일 ꡒ지난 17일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공안문제연구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청했고,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 의원도 이에 동의했다ꡓ며 ꡒ단지 요청 시점에서 소장의 이름을 특정할 수 없어 증인 채택은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ꡓ고 말했다. 현재 연구소는 경남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전병룡 소장이 맡고 있다.
임 의원은 ꡒ공안문제연구소장은 다음달 21일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나오거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때 나오게 될 것ꡓ이라며 ꡒ소장이 나오면, 이적 문건을 판정하는 기준, 그동안의 연구소 활동 실적 등을 따져 물을 것ꡓ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와 함께 과거 악명높았던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의 ꡐ후예ꡑ격인 장안동, 구로동, 옥인동 대공분실의 분실장들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여야 국보법 개폐 절충가능성 대두
천정배 "여야 차이 없어졌다" 환영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일 국가보안법의 핵심내용과 법안명칭을 수정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의 국보법 개폐논란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에서 "국보법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참칭' 조항에 대해 여당과도 논의할 수 있다"며 "현재 남북교류협력이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등에 따라 참칭문제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국보법 2조는 반국가단체의 개념을 정의하면서 '정부를 참칭하거나...'란 문구를 사용해 북한을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를 삭제하면 북한을 자동적으로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현행법 개념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큰 틀에서 우리당 입장과 별 다를 게 없는 만큼 앞으로 여야간 얼마든지 대화가 있을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춘 원내수석부대표도 "뒤늦게나마 접점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돼 다행스럽다"며 "논쟁이 국회절차를 통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보법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국보법 폐지후 보완입법대책과 관련, 특별법 제정안과 형법개정안을 놓고 구체적인 검토작업을 벌였고 오는23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박 대표의 이날 발언은 국보법 개정을 최우선으로 하되, 주요내용과 법안명칭을 바꾸는 사실상의 `대체입법'의 가능성에도 문을 열어둔 것이어서 우리당의 양자택일당론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보수인사들을 중심으로 박 대표의 신축적 발언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당장 여야간 국보법 개폐문제를 둘러싼 절충작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회창 ꡒ121명 의원직 걸고 보안법 지켜야ꡓ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1일 ꡒ국가보안법은 아직 폐지할 때가 아니다ꡓ며 ꡒ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21명이 의원직 사퇴를 각오하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ꡓ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옥인동 자택을 찾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ꡒ과거 남용으로 인권을 유린한 사례가 있지만 보안법 자체는 기본적 체제와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법으로, 중요한 것은 법 해석ꡓ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ꡒ한나라당이 좀더 분명하고 확고한 자세로 결단력 있게 대처해서 국민을 안심시켜주길 바란다ꡓ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ꡒ보안법 폐지는 절대 안 되며, 정부 여당과 논의할 수 있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개정을 전제로 한 것ꡓ이라고 답했다. 박 대표가 이 전 총재를 방문한 것은 지난 3월24일 대표 취임 뒤 처음이다. 박 대표는 이어 오는 22일 서청원, 23일 최병렬 전 대표를 차례로 예방할 계획이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ꡒ보안법 완전폐지ꡓ 서명 10만명 돌파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ꡐ국가보안법 폐지 100만 청원운동 한청 10만 돌파ꡑ 기자회견을 열어, ꡒ국민의 뜻과 참여로 구성된 17대 국회는 더 이상 민의를 왜곡하지 말고 즉각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에 나서라ꡓ고 촉구했다.
2001년 2월 결성된 한청은 지난 7월20일 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뒤 ꡐ국가보안법 폐지 100만인 청원 운동ꡑ을 시작해 이날까지 온라인(1천여명)과 오프라인(10만1천여명)에서 10만2천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ꡒ한청이 국가보안법 폐지 100만 청원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청년운동과 민주적인 활동을 범죄로 여기는 사회의 절망스러운 상황을 그냥 넘길 수 없었기 때문ꡓ이라며, ꡒ청년들이 주축이 돼서 국민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드시 이뤄낼 것ꡓ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인 기자 yiye@hani.co.kr
우리당 ꡐ박대표 국보법 논의ꡐ 주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일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의 국보법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당 지도부는 21일 당분간 국보법 개.폐와 관련한 대야 공세를 자제하면서 한나라당내 논의 과정을 지켜보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정책의총을 열어 `국보법 당론'을 결정하려던 계획을 변경, 당론결정시기를 추석 이후로 연기한 만큼 한나라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당론이 모아진 셈이다.
특히 우리당 내부에는 박 대표의 발언을 둘러싼 당내 분란이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부영 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나라당내 극우.냉전적인 사람들은 고립되지 않으려고 무슨 짓을 하든 국보법 폐지를 저지해야 하는데, 믿었던 박대표마저 저러니까 `부르투스 너마저도' 하는 심정일 것"이라며 "이들이 총공세를 펴면서 당내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병두 기획조정위원장도 "정형근 김용갑 의원 등 한나라당내국보법 유지파들이 결국 분리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박 대표의 입장은 사실상 국보법 폐지인 대체입법론이란 점에서 여권의 폐지론으로 끌려온 것"이라며 "당연히 정국 주도권을 쥐게 돼 있는 우리당으로선 속도를 내면서 공세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기획자문위에서도 야당의 추이를 지켜본 뒤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선 국보법 문제에 대한 여야협상이 한나라당의 입장정리가 끝난 뒤에야 가능하며, 따라서 본격적인 협상은 국감 이후인 11월 이후로 늦춰질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는 국보법 폐지후 형법보완이냐, 보완입법이냐를 놓고 아직까지 통일된 당론이 나오지 않고 있어 `집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북, 왜 한나라당 방북 허용했나
북한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북 불허에서 3일만에 허용으로 급선회한 것은 정치적 명분을 앞세우다 눈앞의 경제적 이득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7일 북한은 21일로 예정됐던 개성공단개발사무소 준공식 남측 참석예정자 259명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11명(건설교통위원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만 초청장을 보내왔다.
북한은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을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방북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최근 "보안법 철폐를 반대해 온 사람은 앞으로 누구를 막론하고 공화국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으며 우리와 상종할 체면도 없게 될 것"이라고 언급, 남북간 인적교류와 연계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조문단 방북 불허조치와 탈북자 대규모 입국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제4차 6자회담의 9월 개최가 물건너간 상황에서 남북 교류협력사업마저 차질을 빚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政)경(經) 분리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한은 20일 비공식 접촉을 통해 개성공단개발사무소 준공식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방문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고 "금명간 초청장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의 실무진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초청 대상에서 배제했을 가능성이 높으나 북한 지도부의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확고한 추진입장이 전달돼 번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북한이 야당 의원들과 지루한 감정싸움을 벌일 경우 개성공단 운영에 필요한 교류협력기금 지출에 대한 승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한몫 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흥렬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연말까지 사업 일정이 빡빡한데 준공식을 늦출 경우 후속 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진다"면서 "남북 모두 사업 성공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준공식이 조만간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당 보안법 전담팀 돌연 해체…왜?
폐지-개정론 옥신각신
지도부 ꡐ과연 필요있나?ꡑ
국가보안법 폐지 뒤 ꡐ형법개정ꡑ이냐 ꡐ대체입법ꡑ(특별법 제정)이냐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10일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의 ꡐ국가보안법 폐지 태스크포스ꡑ(단장 최용규)가 21일 갑작스레 해체됐다. 태스크포스는 20일까지만 해도 ꡒ22일 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겠다ꡓ고 밝혀왔다.
전병헌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 뒤 ꡒ보안법 태스크포스의 활동은 오늘로 끝내고, 앞으로는 최용규 단장이 위원장이기도 한 제1정책조정위원회가 중심이 돼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ꡓ고 말했다. 전 부대표는 갑작스런 해체 이유에 대해 ꡒ태스크포스에서 형법개정과 대체입법에 관해 충분히 논의했기 때문ꡓ이라고 설명했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태스크포스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ꡒ이미 보안법 폐지 당론이 정해졌는데도 태스크포스 회의석상에서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ꡐ왜 폐지해야 하느냐ꡑ는 발언이 되풀이되는 등 오히려 논의가 후퇴했다ꡓ고 전했다. 태스크포스에 속한 최재천․우원식․이상민 의원 등 보안법 폐지론자들과, 김종률․오제세․박상돈 의원 등 개정론자들의 견해차가 너무 컸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종률 의원이 보안법 제2조의 ꡐ반국가단체ꡑ 개념을 유지한 ꡐ헌법수호법안ꡑ을 마련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등 개정론자들의 주장이 대세인 듯 비쳐지는 것에 대해 천정배 원내대표 등은 매우 격노했으며, 해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경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스크포스가 이날 전격 해체된 것도 더이상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게 의미 없다고 본 지도부의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편, 전 부대표는 ꡒ제1정책조정위원회가 형법개정안과 대체입법안을 만들어 이르면 오는 30일 정책의원총회에서 토론에 붙일 것ꡓ이라고 말했다. ꡐ추석 전 최종 결론ꡑ이라는 목표는 물 건너 간 셈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법무부 ꡒ형법보완․보완입법 법적개념 애매ꡓ
법무부가 최근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보완책으로 논의하고 있는 형법보완안과 대체입법안의 법리상 허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법무부가 우리당 안영근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을 `준(準)적국'으로 규정하는 형법보완안 및 반국가단체를 `국가에 준하는 적대적 국가 또는 단체'로 대체하려는 보완입법안에 대해 "현행 반국가단체보다 법적 개념이 넓고 애매해 과잉처벌 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여당의 형법 보완 방안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돼 있던 북한이나 친북단체 등을 형법상 `내란목적단체'로 규정하려는 데 대해 "폭동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한 단체 구성을 내란죄와 같이 처벌하는 것은 전통적인 내란죄 개념에 반하고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형법상 외환죄의 `국헌 문란 준적국'으로 북한을 규정하려는 데 대해서는 "북한을 현재의 반국가단체보다 더 직접적인 안보침해세력으로 간주하는 것이 돼 변화된 남북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체입법안에 대해서는 적대적 단체 구성 및 가입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사노맹과 조총련, 한총련 등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도 처벌 요건을 강화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국가정보원도 국보법 폐지보다는 개정에 무게를 싣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반국가 단체 조항 삭제 여부에 대해 "정부 참칭 부분은 삭제할 수 있지만 폐지될 경우 현실적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을, 찬양고무죄를 삭제에 대해서는"김일성 부자 및 북한체제에 대한 단순 찬양고무는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국보법의 회합통신죄를 폐지하면 "남파 공작원이나 고정간첩의 접촉을 도와주거나 남한 내 지하당 구축을 도와주는 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두가지 안의 법리적 문제점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에 문제점 위주로 작성된 것일 뿐 더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법무부는 현재 언론에 보도된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폐안에 법리상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토 중이고, 우리당 의원의 요청에 따라 법무부 검찰국장이 비공식적으로 이를 설명해줬다"며 보고서가 공식의견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ꡒ이회창 전총재 두번이나 실패했음에도…ꡓ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2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의 면담과 관련, "제1야당 대표라면 국가보안법 찬성론자 뿐만 아니라 폐지에 찬성하는 분들도 고루 만나 말을 듣는게 도리"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라면 각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게 적절한 처신"이라면서 "지금까지 박 대표가 국보법과 관련해 만난 분들은 하나같이 국보법에 반대하는 분과 과거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제1야당 대표의 균형있는 처신은 개인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의 문제도 된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를 각오하라'며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 이 전총재의 발언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앞으로 나아갈 것을 위해 조언해 주길 기대했는데..."라면서 "미래가 아니라 과거만 바라보고 과거에만 집착하는 사고방식으로 정치행로에서 두 번이나 실패했음에도 변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ꡐ보안법 폐지ꡑ 한나라에 3각 압박
우리-민노-민주당
세부차이 극복 과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이 21일 개혁입법 추진을 위한 3당 공조체제를 본격화함에 따라, 최대 현안인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ꡐ보안법 폐지ꡑ라는 큰 틀에서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는 이들 3당의 공조는 사실상 ꡐ반한나라당 연대ꡑ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낮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3당의 첫 정책조정회의에서도 보안법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들은 일단 3당이 구체 방안에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ꡐ보안법 폐지ꡑ라는 큰 원칙에 모두 동의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각 당에서 당론을 정한 뒤 오는 23일로 예정된 2차 회의 때 공동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르면 23일 보안법 폐지에 대한 3당의 공통 목표가 설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종걸 열린우리당 수석부대표는 ꡒ3당이 ꡐ폐지ꡑ라는 목표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ꡓ라며 ꡒ어떻게 실천적 프로그램을 마련할지를 논의해가는 첫걸음을 뗐다ꡓ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는 ꡒ논의 진행에 따라 개별 개혁과제를 추진할 강력한 공동기구를 구성할 수도 있다ꡓ고 말했다. 3당이 ꡐ보안법 폐지 공동기구ꡑ를 만들어, 개폐 논의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상열 민주당 수석부대표도 ꡒ차이보다는 공통분모를 찾아, 공동으로 노력할 생각ꡓ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의 3당 공조 추진은 보안법 개폐논의에서 전면적인 새틀짜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안법 폐지에 대한 반대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당내 태스크포스를 통한 당론 수렴조차 지지부진하자 이를 3당 공조로 돌파하려는 계산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ꡒ태스크포스팀 내부 논의가 오히려 후퇴하면서 상황이 더욱 열악해졌다ꡓ며 ꡒ당론 결정을 3당 연대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ꡓ고 말했다.
문제는 보안법 폐지 이후의 구체적 방안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3당이 이런 차이를 순조롭게 극복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실제로 민주노동당은 ꡐ전면 폐지ꡑ가 당론이지만, 민주당은 ꡐ대체입법 마련 뒤 폐지ꡑ를 당론으로 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ꡒ찬양․고무 조항을 존속시키자고 하거나, 폐지하기 전에 대체입법을 먼저 하자는 주장을 고수하면 민주노동당은 공조할 대목이 없다ꡓ고 미리 선을 그어둬, 난항을 예고했다.
정광섭 기자 iguassu@hani.co.kr
노회찬 ꡒ여당, 국보법 완전 폐지 결단해야ꡓ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1일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조속히 결단을 내려 국보법을 올해 안에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후 민노당 전북도지부 초청으로 전북대 합동강당에서 전북지역 교수와 학생,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가보안법과 한국정치의 미래'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대체입법이나 개정, 형법 보완 등은 껍데기만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보법은 그동안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를 위해 존재해 왔다"면서 "이 법이 미래에 또다시 인권탄압의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폐지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또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유지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 안보"라며 "북한과의 현 관계를 현실화해 북한을 적 또는 반국가 단체로 규정하는 등 독소조항이 있는 국보법을 말끔히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특히 "이제는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정책과 이념으로 정치를 하는 시대"라며 "여당과 한나라당은 쓸데없는 정쟁을 접고 민생 정치에 치중할것"을 촉구했다.
(전주/연합뉴스)
민주 한화갑 대표 ꡒ대체입법 뒤 보안법 폐지ꡓ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ꡒ국가보안법은 그동안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 개선 필요성이 절실하지만 남북 대치 및 분단국가로서 최소한의 안전장치 차원에서 대체입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일관된 당론ꡓ이라며 ꡐ선 대체입법, 후 보안법 폐지ꡑ를 주장했다.
민주당이 마련한 대체입법안(가칭 자유민주제도수호법)은 국가보안법 제2조 반국가단체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ꡐ적대적 국가 또는 집단ꡑ 개념을 도입해, 이들 적대적 집단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전달․중개․누설 또는 방조한 행위를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또 보안법 제7조의 찬양․고무죄는 제한된 내용만 남겨두도록 했다.
허종식 기자 jongs@hani.co.kr
말 주워담는 박근혜대표
한나라내 강경파 의식
"진짜 생각이 뭐냐" 반응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를 놓고 이틀 사이에 서로 다른 말을 내놓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혼란은 박 대표가 지난 20일치 <동아일보> 인터뷰와 같은 날 당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ꡒ보안법 제2조 ꡐ정부 참칭ꡑ 조항의 삭제와 법 이름의 변경을 논의할 수 있다ꡓ고 밝힌 데 대해 당내 강경파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빚어졌다.
우선 박 대표 자신이 분명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표는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프레스포럼에서 ꡒ보안법의 참칭 부분은 한나라당 안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으니 여야 간에도 논의해 볼 수 있으며, 보안법이란 이름에서도 ꡐ보안ꡑ이 좋지 않고 기분 나쁘다 하니 이름에 대해서도 논의해 볼 수 있다ꡓ고 말했다. 이러면서 그는 ꡒ야당이 이렇게까지 전향적으로 나오는데…ꡓ라며, 자신의 태도를 긍정적 변화로 규정했다. 지난 20일 발언을 재확인한 셈이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도 이날 ꡒ보안법 폐지는 절대로 안 된다ꡓ고 강조했다. 명칭 변경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발언과는 전혀 다른 태도인 셈이다.
20일 "정부참칭 삭제와 법이름 변경 논의할 수 있다
21일 "'보안'이 기분나쁘다 하니 이름도 논의해 볼수 있다"
박 대표의 이런 ꡐ애매모호한ꡑ 화법은 당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저기서 ꡐ박 대표의 정확한 생각이 뭐냐ꡑ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대체로 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거센 편이다.
정의화 의원은 개인 성명을 내어, ꡒ박 대표가 ꡐ보안법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고, 한나라당이 존재하는 이유이니, 모든 것을 걸고 막겠다ꡑ고 했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국민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헷갈리고 있다ꡓ고 비판했다. 한 당직자는 ꡒ보안법의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는데, 그것은 폐지를 뜻하는 것 아니냐ꡓ라고 말했다.
박 대표 주변에선 이런 불확실한 태도 자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ꡒ대표가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뒤로 후퇴할 수는 없을 것ꡓ이라며 ꡒ대표가 ꡐ개정론ꡑ의 범위를 크게 넓힌 것으로 보면 된다ꡓ고 말했다. 다른 핵심 당직자도 ꡒ한나라당의 처지에서 먼저 이름을 바꾸자고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정도라면 실질적 내용은 열린우리당과 상당히 접근한 것 아니냐ꡓ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속내가 ꡐ전향적ꡑ이라고 해도, 당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될지는 미지수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ꡒ당내에서 보안법의 이름을 바꾸자는 얘기가 나올 리 없다ꡓ며 ꡒꡐ정부 참칭ꡑ 등 보안법의 뼈대와 상징성(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당의 기본 입장ꡓ이라고 강조했다.
정재권 기자 jjk@hani.co.kr
한나라, 우리당에 '국보법 개정협상' 촉구
한나라당은 21일 박근혜 대표가 전날 국가보안법 중 정부참칭 조항 및 법안명칭 수정 용의를 밝히는 등 전향적 자세를 취한 만큼 열린우리당도 태도를 바꿔 개정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여당이 박 대표의 '정부참칭 조항 및 법 명칭 수정 가능성' 시사 발언을 국보법 폐지 또는 대체입법과 연계된 것처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박 대표 발언의 진의는 '개정 폭 확대'임을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여당이 먼저 당내 이견을 정리하고 폐지인지, 개정인지 또는 형법보완인지, 대체입법인지 분명히 당론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처럼 서둘러 박 대표 발언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은 이 문제가 확대해석될 경우 당내 보수파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프레스포럼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이렇게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는 데 여당이 계속 폐지만을 주장한다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안을 대체입법이나 형법개정에 이용하려 한다면 이는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집권 여당은 더 이상 국론분열을 초래하지 말고 내일이라도 당장 개정의 장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주요당직자 브리핑에서 "박대표의 말은 폐지와 개정중 분명히 개정이며, 그 전제하에 정부참칭 조항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여당이 폐지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는 지,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여당이 박 대표의 말을 큰 틀에서 자기들과 다르지 않다고 왜곡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입장이 존치이고 전향적 개정인 데 여당도 폐지를 철회하겠다는 것인지 추석 전에 기본입장을 밝혀야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국보법 개정초안을 작성했던 장윤석 의원은 "박 대표의 말은 이정도로 전향할테니 폐지를 철회하고 개정으로 전환하라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정부참칭을 삭제해도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도 반국가단체로 볼 수 있는 만큼 북한 공작원을 규제할 수 있어 결정적 공백은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당 ꡒ국보법 당론결정 추석 이후로 연기ꡓ
열린우리당은 21일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보완책을 추석연휴 이전까지 결정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변경, 연휴 이후로 연기했다.
임종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2일까지 국보법 태스크포스(TF)에서 마무리하고, 23일 정책의총에서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었지만 어려워 보인다"며 "일단 보완입법과 형법보완 양쪽의 의견을 정리하고 성안해서 의총에 제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정책의총은 일단 2가지 입장을 정돈하고 양쪽의 의견분포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보완입법론자와 형법보완론자들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국보법 TF의 활동을 종료하고, 제1정조위원회 중심으로 보완책을 결정키로 했다.
전병헌 원내부대표는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도부와 협의해 대체입법이나 형법보완안에 대해 구체적인 성안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추석 이전에 당론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물리적으로 추석 이전 정책의총에 보완책을 상정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우리당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사실상 11월로 연기한데 이어 국보법 당론 결정마저 늦춤으로써 개혁작업의 속도를 둘러싼 당내 논란도 예상된다.
우리당의 TF 활동을 종료하고 당론 결정도 연기한 이유는 TF내 보완입법론자와 형법보완론자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어 통일된 의견 도출이 어려운데다,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국보법 폐지에 대해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임으로써 일방통행식 당론결정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신문>
이회창 ꡒ121명 사퇴의지로ꡓ 朴대표에 훈수
ꡐ121명 전원의 의원직 사퇴.ꡑ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21일 서울 옥인동 자택을 예방한 박근혜 대표에게 ꡐ초강수ꡑ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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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