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펌]6.15청학연대, 홍대 앞 국보폐지 대국민홍보-"장갑끼면 불성실해 보이잖아요"
2004/12/24
"장갑끼면 불성실해 보이잖아요"
6.15청학연대, 홍대 앞 국보폐지 대국민홍보
통일뉴스 이강호 기자
▶23일 오후 5시 6.15청학연대는 홍대입구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대국민홍보 활동을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장갑끼면 불성실해 보이잖아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된 유인물을 나누어주고 있던 충남대 노원호(문헌정보 4) 학생은 “장갑이라도 끼고 나누어 주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노원호 학생은 인사를 잘하면 시민들이 더 유인물을 잘 받아준다며 지나가는 시민들마다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절을 하기도 했다.
23일 오후 5시 지하철 홍대입구 6번 출구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을위한청년학생연대’(6.15청학연대)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노래패 ‘우리나라’의 노래 공연과 가극단 ‘미래’, 우리연극 ‘덧뵈기’가 문화공연으로 참여해, 연말을 맞이해 홍대입구 앞을 지나가는 다수의 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알리고 매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촛불행사’에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가보안법폐지끝장단식농성단’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 충남지역 학생 10여명이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모금활동을 벌였으며, 주최 측은 미리 촛불을 켜두어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했다.
▶노래패 '우리나라'가 노래 공연 도중에 시민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이날 홍보활동에서는 이들의 공연을 유심히 지켜보는 시민들도 있었는가 하면 유인물을 한사코 마다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충남대 양고은(법대3) 학생은 “지하철 선전전을 하면 유인물을 잘 받아주는데 날씨가 추워서인지 시민들의 손을 꺼내기가 힘들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광야에서’, ‘나의 노래’ 등 대중들에게 친근한 노래 위주의 공연을 펼쳤던 ‘우리나라’는 노래 중간에 회원 박일규(29, 여) 씨가 “지금 여의도에서는 1,300여명이 민주주의 세상을 살리기 위해 단식 중입니다. 시민들과 함께 뜻을 모아야 국가보안법이 없어집니다”라고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충남대 인문대 이동현(사학2) 부학생회장은 이른바 ‘여.야 4자 회담’을 거론한 뒤,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것은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에게 경고하고 “2005년도에는 국가보안법이 없는 해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에게 말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해 둔 촛불을 들고 시민들에게 촛불행사에 참가해 주기를 호소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이후 가극단 ‘미래’와 우리연극 ‘덧뵈기’의 상황극이 연출됐다. 가극단 미래의 ‘2004 향단전’은 “국가보안법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나서서 폐지하자는 내용”이라고 연출을 맡은 김창배(30) 회원이 설명했다.
이 상황극을 유심히 지켜보던 시민 권민희(27) 씨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에 대해 “그분들이 살아왔던 환경을 보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분들의 행동은 결코 옳은 일은 아닌 것 같다”라며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행사 중간에 한 시민이 공연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른바 ‘반공 할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라는 질문에 6.15청학연대 김도윤 집행위원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언제까지 살아가야 하느냐”며 차근하게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설명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순순히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6.15청학연대 측은 27일부터 장소를 옮겨 시내 주요 장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알리는 시민 한마당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