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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민중의소리펌]광화문촛불-재일동포들 단식농성단에 '장갑' 선물 보내 2004/12/27
"이 장갑에 국보법 폐지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광화문촛불] 재일동포들 단식농성단에 '장갑' 선물 보내

민중의소리 임은경 기자    

  연말이 눈앞에 다가온 26일 광화문 사거리는 위아랫니가 딱딱 맞부딛히는 소리가 절로 날만큼 매섭게 추웠다. 그러나 7시 동화면세점 앞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은 이날도 어김없이 불을 밝혔다.
  
  

△26일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문화제 ⓒ신재영

  
  단식농성단을 비롯해 천영세, 권영길,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 각 지역과 학교에서 모인 300여명은 세시간이 넘게 얼음장 바닥에 앉아있으면서도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었다.
  
  "부산에서 올라올 때 국가보안법을 관에 넣어서 가던지 내가 관에 들어가던지 둘 중에 하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왔다"는 부산 통일여성회 장영심씨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목숨을 걸겠다는 의지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동지들이 자랑스럽다"며 "나 역시 국보법을 연내 폐지 시키겠다는 의지로 목숨을 걸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26일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문화제 ⓒ신재영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뭐 이딴게 다 있어"라는 가사의 '자유인' 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권순우(35세)씨는 "사실 여기 단식농성단에 앉아있고 싶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너는 가수니까 단식보다 노래 부르는 것이 더 힘이 된다고 해서 노래를 부르러 왔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재일동포 청년들이 보낸 연대메세지가 단식농성단의 힘을 더욱 북돋아 주었다. 단식농성단의 모습을 인터넷에서 보고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는 이들은 한짝 한짝에 '국보법폐지'라고 매직으로 쓴 장갑 수백켤레를 보내왔다.
  
  대부분 철든 이후에 한글을 배운 교포들의 글씨는 약간 서툴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 진심만은 절절히 전달되는 대목이었다.
  
  이날 재일동포 청년들의 편지를 읽어준 박희진 한청 통일위원장(30세)은 "한청에서도 역시 단식농성단이 중심이 되어 모든 힘을 농성단에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사실 모든 한청 회원들이 단식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면서 "이 힘을 모아 반드시 연내에 국보법을 폐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재일동포들의 정성어린 선물을 받은 참가자들은 초를 높이 들고 "직권 상정, 보안법 폐지"를 외쳤다.
  
  사회자가 이 날 낮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며 종로 YMCA 건물과 광화문 일대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소식을 전하자 참가자들은 함께 환호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집회는 노래패 '아름다운 청년'의 마지막 공연과 함께 8시가 넘어서 마무리 되었다.
  
  

△26일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촛불문화제 ⓒ신재영

  
  '단식 12일째' 라고 적힌 가슴띠를 매고 집회에 참석한 구 모씨{27세. 인천) 는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상황을 바꾸어온 힘은 20일동안 뜨거운 결의로 견뎌온 단식농성단에 있다"고 말했다.
  
  단식 21일째인 장현수(30세. 울산)씨는 "단식 농성단이 가면 갈수록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시민들을 만나면 확실히 여론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우리의 단결된 힘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씨는 앉았다 일어설때 어지럼증이 있지만 아직은 물과 소금을 먹으며 견딜만 하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 날은 마침 단식자들 중에 생일을 맞은 사람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단식 11일째인 한총련 박소혜(22세. 동국대)양의 친구들은 생일 케익 대신 손에 켜는 작은 불꽃놀이 기구와 눈처럼 뿌리는 스프레이를 동원, 집회 장소에서 즉석 생일잔치를 열었다.
  
  박 양의 친구들은 "케익도 못먹고 안됐다"며 대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회복식 할때 맛있는 죽을 사주겠다며 "무슨 죽이 먹고 싶냐"고 묻기도 했다.
  
  박 양은 "오늘 아침 집에 다녀왔는데 미역국과 케익도 못먹고 어머니 일어나시기 전에 나와야 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다른 때 생일 같으면 술마시고 기억도 못할텐데 어느 때 보다 더 뜻깊은 생일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양은 또 "4자회담이 무산되고 점점 더 분위기로 가는 것 같다"며 "올해 안에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것 같다. 빨리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서 꼭 새해 떡국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를 원하는 재일동포 청년들의 편지
  
  
우리는 국보철 투쟁, '끝장 단식단'투쟁에 연대하고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우리 재일동포 청년들도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강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한국내 여러 인터넷 통신을 보고 '끝장 단식단'을 비롯한 국보법 폐지를 위하여 싸우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같은 마음으로 투쟁 대열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날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지들이랑 어떻게 하면 뜨거운 마음을 투쟁현장에 전할 수 있을까, 온몸을 다 바쳐 싸우는 끝장단식단에 힘이 될 수 있을까 많은 협의를 했습니다.
  
  그 속에서 한 동지가 "매일 단식단이 농성하는 모습을 인터넷에서 보다 보니 반 정도 사람이 추운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장갑도 끼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고 모두가 "단식단에 힘이 되기 위하여 단식단이 힘껏 싸울수 있도록 장갑을 보내자"고 정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장갑을 보내기 보다 우리 마음을 담아서 보내면 좋지 않을까 싶어 장갑 하나하나에 정성껏 우리 마음 = "폐지국보법"이라고 썼습니다.
  
  결코 멋진 것이 아니지만 우리 마음을 담은 장갑을 끼고 재일동포 청년들의 마음도 간직하면서 더 힘차게 싸우시기를 바랍니다.
  
  당장 거기가서 직접 줘야했는데 이렇게 편지로 우리 마음을 전하는 것이 죄송하고 아쉽지만 국보법을 반드시 연내에 폐지시키고 내년 국보법 없는 세상에서 꼭 인사하러 가겠습니다.
  
  분단시대 유물인 국보법을 올해 안에 끝장냅시다!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원하는 재일동포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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