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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펌]보안법 충돌 언저리 “이철우의원 간첩” 파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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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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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충돌 언저리 “이철우의원 간첩” 파문
[한겨레 2004-12-09 00:00]
“92년에 노동당 가입”- “면책이용 백색테러”
[4판]여야가 국가보안법 폐지안 처리를 놓고 날카롭게 맞선 가운데, 한나라당이 8일 주간지 보도를 인용해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이 간첩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등 또다시 ‘색깔론’을 폈다. 열린우리당은 이를 “본회의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을 이용한 조직적 백색테러”로 규정하고, 당 차원에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열린우리당 포천·연천 출신 이철우 의원이 1992년 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고, 당원부호 ‘대둔산 820호’를 부여받고 지금까지 암약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공안부 검사 출신인 주 의원은 이어 “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161명에도 이 의원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며 “아니면 (161명 가운데) 몇명의 노동당원이 더 포함돼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같은 당 박승환 의원도 “보도를 통해 이철우 의원이 간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드디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사주간신문인 ‘미래한국’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철우 의원이 건국 이후 최대 간첩사건인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에 연루됐다”며 이런 내용을 보도했고, 한나라당은 이를 복사해 당 소속 의원들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대둔산820호 지금껏 암약” …야 “이래서 보안법 폐지냐”
“다른혐의로 4년 복역뿐”…여, 민·형사 모든대처 강구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본회의 5분 발언을 자청해 “9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북풍 사건에 제가 연루돼 재판을 받았으며, 재판부에서 검찰의 기소 사실을 대부분 누락하고 반국가단체 혐의만 인정해 4년을 복역했다”며 ‘노동당 가입’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고,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의원의 변호사였던 유선호 열린우리당 의원도 본회의 뒤 “이 의원이 가입했던 ‘민족해방애국전선’은 중부지역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런 (간첩) 혐의가 모두 빠졌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야는 본회의 직후 각각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서로를 비난하며 강경 대응을 다짐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오늘 우리는 의사당에서 냉전수구, 백색테러 세력의 추악한 모습을 똑똑히 봤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간첩으로 지금도 암약하고 있다’는 허위사실로 매도해 국회를 더럽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 대표는 “민주주의 인권과 의회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처할 것”이라며 “보안법을 조속히 폐지해, 다시는 이런 세력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민·형사상 모든 법적 대처를 강구하는 한편, 9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한나라당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당 차원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 문제는 국회의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며 “열린우리당은 이철우 의원의 공천 배경과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한국신문은 2002년 6월 창간된 주간지로, 김상철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장이 발행인이며,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 최노석씨가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황준범 류이근 기자 jaybee@hani.co.kr
아래는 이날 막말공방이 이어진 국회 본회의 발언내용들이다.
△ 주성영(한나라당) = “이철우의원 북노동당원으로 ’대둔산 820호’ 암호로 암약중”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있었던 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거 일본은 우리 동해를 일본해로 부르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불렀다. 열린우리당의 보안법은 (일본이) 독도를 내놓으라는 것이고, 우린 독도 사수대 심정이다.
161명이 발의한 법안이라고 하는데, 오늘 충격적인 사실 드러났다. 열린우리당 포천연천 지역구 이철우 의원이 북한 노동당원으로서 ’대둔산 820호’라는 암호 부여받고 암약하고 있다. 이 161명에도 이철우 의원 포함돼 있다. 몇 명의 노동당원이 더 포함돼 있냐? (이때 한나라당은 이철우가 조선노동당 가입해서 간첩으로 암약 활동했다는 <미래한국신문> 기사 복사해 돌렸다) 한일합방 길목에서 우리는 을사조약 체결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 의총에서 감히 김구와 단재 선생을 들먹이고 말 함부로 했다. 저도 을사5적신의 얘기를 전달하겠다. 열린우리당, 잘 했다. 냉정을 되찾자. 날치기 예행연습은 한 번으로 족하다. 국민 앞에 사죄하고 한나라에 사과하라. 우리는 토론이 아니라 폭력이 두렵다.
△우원식(열린우리당) = “한나라당에 보수를 붙이는 것은 보수에 대한 모욕” 술 먹고 사람이나 패는 공안검사와 민변 출신이면서 민변정신을 버린 자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한나라당에 보수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보수를 모욕하는 것이다.
△이철우(열린우리당) = 신상발언 “재판과 기소 과정에서 무죄 밝혀진 사실들이다” 제가 어린 시절 접경지역에 살았다. 모범생이고 반공웅변대회와 글짓기에 1등 놓치지 않는 반공 소년이어다. 20년 지나 대학에서는 80년대 광주를 둘러싼 격동의 시기였다. 당시 일방적으로 교육받은 게 많은 회의 들었다. 이 땅의 사고에 갇혀 있는 절반은 어디인가 시대적 고민했다. 때론 이념과 사상을 취해보기도 하고, 때론 버리기도 했다. 지금 40살이 됐고, 지역 수년 활동 하면서 주민 선택 받아 이 자리에 섰다.
과거를 놓고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건 자유다. 지금 이 순간 가족이나 지지 유권자들이 떠안아야 할 상처와 아픔이 가슴에 다가온다. 많은 의원들이 성토·질타하고 일부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한 사실은 92년 대선 앞두고 대선 북풍 사건에 제가 연루됐고, 수사 책임자인 정형근 안기부 차장도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대정부질의 때 제가 말했다. 보안법 총책임자, 피해자 등이 다 있는데 우리 힘으로 보안법 풀어나가지 못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사실 그 과정에서 재판부에서 검찰 기소 사실을 누락하고 반국가단체 혐의만 4년 복역했다. 오늘 인터넷에 나온 건 다 무죄가 됐다. 시대를 고민한 젊은이가 했던 일은 이제 자기성숙으로 다가와야 한다. 여기엔 공안검사도 있고 운동권 학생도 있다. 저와 함께 상임위 했던 의원이 목소리 높여 한 말이, 제 마음 하나하나 폐부를 찌르고 다가오는데 슬픔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여기 선 것은 보안법 논란 속에 선 것은 새로운 미래 열어가라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담담히 받아들이고 질타도 받겠다. 사건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고, 당시 저를 고문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런 과거를 살펴보고 다시 그런 미래를 만들지 말자. 보안법은 젖니와 같다. 젖니는 빠지면 영구치가 나온다. 젖니 빠지는 게 두려워하면 안 된다. 앞으로 법적 대응뿐 아니라 사실관계는 당시 판결문 통해 밝혀드리겠다. 이런 문제로 국력낭비 하지 말자.
△김덕규 부의장 = 정말 곤혹스럽다. 동료 의원 자극 발언을 삼가달라고 했는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5분 발언에서 이야기하는 데 대해 스스로 깊이 생각하자. 사실 확인 절차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 한 번 생각해보고 생각해보고 발언하자. 의장으로서 곤혹스러워 말씀드린다.
△ 이병석(한나라당) 문득 이런 기사가 떠오른다. “16대 국회 개원부터 여야 몸싸움으로 파행. 긴급민생현안 제쳐두고 여야 대치. 천정배가 국무위원석에서 마이크 잡고 지속적으로. 날치기. 첫 날치기 주역 비판에 대해 천정배는 당에서 시킨 일이라고” 4년전 기사다. 12월6일 폭거 이후 천은 역사적 의미 있는 날이라고 했다. 16대·17대 첫 날치기 주역이다.
법사위 날치기미수 난동사건 이후 여당의원들 발언 보며 심각히 우려스럽다. 그들은 독립운동과 민주운동의 적자라고 하지만 행동은 스탈린한테서 배운 듯하다. 민주주의를 몰라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과거처럼 적화통일과 주체사상 신봉하는 사람들 있어서 그런가.
△노회찬(민주노동당) = “자수해 광명찾을 사람은 간첩아니라 한나라당” (계속 소란하자 한동안 침묵. 김덕규 의원이 동료의원 자극 발언 자제하라고 해도 계속 시끌) 권영길 의원 단식농성 때 보여준 관심 격려에 대신 감사인사 드린다. 유감스럽게도 한 말씀 드리겠다. 12월6일 사태와 관련해 한나라가 폭력 운운하며 윤리위 제소한다고 하는데, 뺨 때리고 등등의 전혀 존재하는 사실을 날조했다.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가 떠오른다. 발표한 사람들은 역사에서 사라졌지만, 그 사람들의 디엔에이는 여러 사람의 몸 속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저는 그날 일이 언론사 필름에 다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법정 가서 싸울 것이다. 버릇 고쳐놓겠다.
지금 법사위 회의실에 9명의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 막바지 법안 처리하고 있는데, 9명이 법사위에 있다. 위원장도 지금 여기 있는데, 거기서 뭘 붙잡고 있나? 이미 역사 심판대에서 사라진 보안법 붙잡고 있는 것이다. 54개 법률 통과했는데 예산부수 법률이 17개. 37개는 아냐. 정당은 정책이념 같은 이들이 권력 잡기 위해 모인 결사체. 한나라는 정책이념 같은가? 보안법에 대해 국민과 정부 모두 다 한 마디씩 했는데, 왜 한나라당은 아무 당론이 없냐? 당이 당이냐? 수명이 다한 당에 계신 분들, 이제 그만 역사 뒷골목에서 배회하지 마시라. 보안법 사망했고, 냄새나는 시체 치우는 일만 남았다. 왜 시체 옆에서…오늘도 간첩얘기 하는데 그렇게 해서 지지율 오르지 않는다. 법사위에서 왜 부끄러운 짓 하냐? 제발 광명 찾아라. 자수하고 광명찾을 사람은 간첩이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이다.
△ 한광원(열린우리) = “동료의원을 간첩모는당, 정말 한나라당스럽다” 이철우 동료의원이 간첩 몰리는 데 음산한 기분들고 을씨년스럽다. 선량한 동료의원을 간첩으로 모는 당, 정말 한나라당스럽다. 이성 을 찾아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나.
△ 김기현(한나라당) = “국회 프락치사건이다” 제 눈이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가 의심하는 마음이 든다. 설마 이럴 수가 있을까. 위대한 수령님 모시고 어쩌고저쩌고. (노동당 가입 맹세문 읽음) 이 맹세문은 무엇이냐? 조선노동당 현지입당 절차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 초상화 걸어놓고 적기가와 수령님께 바치는 충성의 노래를 부른다. (노래 가사 읽음) 오늘 인터넷언론의 기사 제목은 “열린당 이철우,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암약했다”다. 국정원 자료에도 ’이철우 대둔산’ 어쩌고 나온다. 좀전에 이철우 의원 나와서 신상발언 했는데, 젊은 시절 한 번 겪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인지? 단순히 그런 것 아니다. 공인 신분이다. 국가 기밀 취급하는 의원이다. 그런데 맹세했다니.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이철우는 반드시 해명하라. 열린우리당 이철우 공천한 수뇌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조처. 이건 국회 프락치 사건이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들어와 있냐.
△ 박승환(한나라당) = “이철우가 보안법 폐지 주장하는 이유는 그가 간첩이기 때문”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보안법 날치기 상정 기도에 대해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하라. 80% 이상의 국민이 반대하는 보안법 폐지반대 법안을 여당 대표가 연내 처리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이 법사위에 보안법 상정하고 일정변경동의안 제출한 상태다 모든 것 여야 합의에 의해 처리한 법사위 전통 무시됐다. 예산 부수법안만 처리하라는 게 국회법 93조다. 보안법은 예산 부수법안 아니다.
숨이 넘어갈 만큼 긴급한 사안이냐? 보안법에 숨넘어갈 만큼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것은 구속자나 간첩, 김정일 밖에 없다. 그러나 이철우 의원이 간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철우가 북한인권법안 반대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당 스스로 보안법 처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여당 스스로 보안법 시급한 사유 아니라는 것 자임하는 것이다. 예산 부수법안 아니면 긴급성 이어야 하는데, 긴급성 없다. 보안법 폐지 후 형법 보완안 내세우는데 독일과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보안법과 같은 특별법 다 있다. 왜 그렇게 긴급하게 보안법 처리하려 하느냐? 열린우리당이 생각하는 개혁이 뭐냐? 국민을 철저히 외면하는 개악을 중단하라. 여당이 여당이냐 야당이냐. 여당이 스스로 세계사에서 국가안보 이렇게 철저히 내팽겨치는 나라 어디에도 없었다.
현장메모/<한겨레> 정치부 이지은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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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