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위해 단식을 결심하고 올라온지
10일째 되는 날입니다.
단식단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580명이 넘어가고 있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지침과 힘겨움 보다는 밝은 웃음과 신선함마저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참 힘겹습니다.
열흘이나 굶었는데 배가 안 고플리가 있겠습니까?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엔 막걸리에 파전이 왜 생각이 안 나며 두고 온 부모님이며 남편 아이들이 생각나지 않겠습니까?
울산청년회 회장님은 왜 자꾸 먹고 싶은 생각만 나냐며 의사선생님한테 머리를 진찰해 달라고 하시기도 하고 손전화기에 담겨있는 볼이 탱탱한 10개월짜리 혁이를 보고 또보고 자랑도 합니다. 청년회 민정이(22)는 배고픈 것 보다 부모님이 더 보고 싶다고 울먹이기도 하고...그래도 우리 모두 국가보안법폐지되지 않는 한 내려갈수 없다는 결심과 또 희망이 있기 때문에 오늘 10일째도 어김없이 투쟁합니다.
저는 34살 늦은 결혼을 하고 5개월째 접어드는 신혼입니다. 그런데 병원에 갔더니 자궁에 혹이 나서 하루빨리 아이를 갖지 않으면 어려움이 있다는 의사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단식을 하러 오게 되었지요.
6년이나 저랑 결혼하겠다고 기다려서 결혼하게된 우리 남편은 유달리 저에게 애정이 많습니다. 아이문제도 제 건강문제도.....
처음에 일주일정도 할 수 있을것 같다고 안심시켜놓고 올라온지가 벌써 10일이 지나가네요.
지난 주말 열일 제쳐 놓고 올라 온 남편에게 설득을 했습니다.
내 건강은 괜찮다. 오히려 지난번 보다 훨씬 더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난 지금 이 투쟁을 접고 아이를 위해 내려갈 수 가 없다.
우린 지금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위한 역사의 현장에 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1000명이 되고 거대한 힘이고 동력이 될텐데 난 거기에 비켜설 수 가 없다.
난 다만 우리 투쟁이 예상보다 길어져서 우리 아이문제가 좀 늦추어 질 수있지만 난 두가지 모두 승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러니 당신도 너무 걱정말고 믿음을 가지고 지역에서 자신의 활동에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난 이번 투쟁을 통해 민중의 힘을 느끼며 난 다시 살아있는 눈빛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참좋다. 고 말입니다.
우리 남편 쉽지는 않았지만 알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노동당 분회를 맡고 있는 데 그동안 소홀했던 일이며 잊고 지냈던 사람들도 만나고 지난주엔 당원도 한명 가입시켰다고 자랑했습니다.
전 목숨 건 단식투쟁의 승리의 그날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사람들이 하나같이 모여 투쟁하고 있기 때문에 승리의 원인이 분명 있음을 믿습니다.
나중에 우리 이쁜 아이 낳으면 참 의미있는 이름을 짓고 싶습니다.
누가 이름 한번 지어 주세요. 투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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