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이 죽느냐, 내가 죽느냐! "


안덕현    [12.12]농성단원 단합대회, 한판 춤판을 벌이다 2004/12/13
농성 7일째이며 처음 맞이하는 일요일이다.
7일간 밥을 굶으며, 투쟁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오전에는 여가시간이 주어졌다. 대부분의 농성단원이 휴식을 취했지만, 활동적인(?) 단원들은 가까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농성단원에게 있어 오늘의 주요일정은 "단합대회"였다.
그동안의 투쟁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무슨 힘으로 투쟁하고 있는지 서로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각 조별로 열심히 준비를 했다.

오후 3시, 드디어 단합대회가 시작되었다.
처음 시작한 곳은, 울산에서 참가한 단원들이었다. 울산에서는 5개의 조가 있었는데, 각자 차력, 꽁트 등을 준비해 농성단원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그중 울산여성회 조성희씨는 국가보안법에 얽힌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편지로 낭독해 농성단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다음은 조성희씨의 편지글이다.

"
국가보안법은
연애6년동안 그 흔한 극장 구경 못하게 하고
아버지 살아 계실때 결혼도 못하게 하더니
이제는
신혼생활마저 이곳 단식농성단에서 함께 싸우게 하네요!

국가보안법은
3년 수배생활동안 키운 병 제대로 치료도 못해
두 번이라는 큰 수술 받게 하고
남편과 수배도 감옥도 함께 하게 하더니
이제는
15개월된 다솔이를 울산에 남겨두고
이곳 단식농성단에서 함께 싸우게 하네요.

국가보안법은
가장 행복해야할 결혼식이
전경과 사복경찰로 삼엄해지고
수배중인 남편과 신혼여행가기 위해
수많은 동지들의 보호를 받아 첩보영화처럼 신혼여행가
부모님의 마음을 찢어놓더니
이제는 한창 재롱피울 5살 선영이와
거동못하시는 아버님, 할아버님 병간호하는 남편을 울산에 남겨 두고
이곳 단식농성단에서 싸우게 하네요.

국가보안법은
15개월 젖먹이 강희를 이집 저집 떠돌게 하고
다섯살 명환이와 8살 명진이를
따로 남의 집에 맞겨지고 하고,
9살 시연이와 11살 명현이가
스스로 밥 해먹고 학교 다니게 하고,
머리에 펄펄 열이 끓는 8살 예운이를 남의 집에 맡겨두고
이곳 서울로 올라오게 하네요.

아이들에 대한 피끓는 엄마의 마음은
이곳 단식농성장에서 동지들의 모범이 되네요.

이제는
국가보안법을 가만히 놔 둘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으로 고통받았던 것 만큼, 더 이상으로
우리는 기필코
연내에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야 겠습니다.

단식농성단의 결심으로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년내에 폐지해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 통일 세상
다같이 관광버스타고 평양으로
출발합시다
"


다음은 부산참가자들의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의 압권은 노래극단 "희망새" 대표 조재현씨의 노래실력 이었다. 어느 누구도 예측치 못한 노래실력 앞에 참가자들은 박장대소 할 수 밖에 없었다.

대구경북의 참가자들은 노래가사를 바꿔 멋들어지게 춤과 노래를 준비했다.

단합대회 중간에 <양심수 후원회> 권오헌 대표와 회원들이 함께했다. 이자리에서 권오헌 대표는 "비록 단식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은 항상 함께 있다"며 열심히 투쟁하라며 후원해 주었다.




이후 서울, 인천, 범민련 선생님들, 학생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7일간의 단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농성단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장기를 드러냈다.
그리고 몸은 어렵지만 신심은 더욱 커져 간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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