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과 양심수를 그대로 두고 평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울 리 없습니다.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에 결단하시기 바랍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27일, 국가보안법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 섰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이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앞 릴레이 1인시위에 들어갔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동족을 적으로 규정하는 어떤 법과 제도는 있어서 안 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무엇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평양에 가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들의 절절한 호소도 이어졌다. 이들은 9년째 수배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윤기진 범청학련 의장의 아버지, 윤범노씨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상회담의 기쁨, 양심수들과도 함께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들은 이렇게 기쁜 일 앞에서도 마음이 무겁다"며 "누구보다 이번 정상회담을 기뻐하고 있을 사람들이 여전히 양심수와 정치 수배자의 신분으로 억압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과 삽화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잇는 정설교 농민시인은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글'이라는 시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시여! 마지막 단 하나 당신께서 용서받을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보안법을 폐지하고 양심수들 조국통일을 염원하시는 우국지사를 사면하시라"라고 소리 높였다.
일심회 사건 등 국가보안법에 의해 서울구치소에 갇혀있는 수감자 10여명도 공동성명서를 보내왔다.
같은 곳에 갇혀있다 얼마 전에 보석으로 풀려난 이시우 평화사진작가가 낭독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 평화협정, 평화선언은 불가하다"며 "통일과 평화의 최대 걸림돌인 국가보안법의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고 자주와 통일의 시대를 넘어 존엄한 인류평등과 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족의 하나됨에 앞장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청와대 앞 분수대로 자리를 옮겨 이시우 작가의 1인 시위가 진행됐다.'국가보안법 피해자 가족모임'은 정상회담 전날인 10월 1일까지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마지막 날 청와대에 요구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28일은 '일심회' 가족이 1인시위에 나선다.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