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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 ‘보안법 폐지’ 무기한 단식 돌입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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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 ‘보안법 폐지’ 무기한 단식 돌입  
단식기도회 열고 침묵 일관하는 종교계 성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7일, 단식기도회를 열고보안법 폐지를 위한 무기한 단
식에 돌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교회 어떤 지도자도 국가보안법의 사악성에 대해 침묵의 동맹을 맺었는지 누구에게도 가르쳐주려 하지 않는다. 우린 세상의 분노를 바라보며 곡기를 끊는다. 그리하여 교회 본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찾고자 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천주교사제단, 대표 문규현)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17일부터 곡기를 끊고 무기한 단식기도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6시 30분 명동성당 들머리에 모인 30여명의 사제들과 110여명의 신도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단식기도회의 시작을 알리는 미사를 열고 “교회여, 침묵의 동맹을 깨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천주교사제단 인천교구 김일회 신부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저지른 죄가 부끄럽다고 하면서도 범죄에 악용되었던 ‘수단’에 병적인 애착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더러운 영에 시달리고 있는 치유의 대상”이라며 국가보안법 폐지는 보수와 진보, 혹은 수구 대 개혁진영 간의 다툼이 아니라 “험난했던 민주주의 대장정에 커다란 마침표를 찍으며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당위”라고 강조했다.


▶명동성당 미사를 마치고 내려오던 신도들이 단식기도회에 모여 명동성당 들머리가 가
득 메워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사제들의 단식기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천주교사제단 소속 사제들은 지난 1999년에도 보안법 폐지를 위해 삭발을 하고 23일간 단식기도를 한 바 있다. 천주교사제단 청주교구 대표 김인국 신부는 두 번째를 맞는 단식기도에 대해 “99년 삭발단식기도를 전개했음에도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지 못한 죄를 참회하는 마음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주례를 맡은 문규현 신부도 미사에 참석한 통일광장 비전향장기수들과 87년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씨의 아버지 박정기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사장 등 국가보안법의 피해자들에게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전하고자 한다”며 “주님, 이 세상은 정의와 평화를 누리게 하시고 교회는 자유로이 하느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교회여, 침묵의 동맹을 깨고 보안법 폐지를 외치라”


▶미사에참석한 비전향장기수들과 범민련 남측본부 원로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한편, 단식기도에 참여하는 사제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며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일부 기독교인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천주교인들을 성토했다.

김인국 신부는 38년 간 중풍으로 고통받은 사람을 안식일에 예수가 고쳐주자 어리석은 사람들이 오히려 안식을 방해했다며 손가락질을 했다는 일화를 들려주며 “국가보안법 역시 일제시대와 군사독재 시절 때 앓은 중풍”이라 표현하고 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에게 ‘내가 안식일에게 사람을 고쳐준 것이 그렇게 화나더냐’는 예수님의 말씀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설교했다.

이어 김 신부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교인들 또한 “교회 본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찾아 우리와 뜻을 나눌 것이라 믿는다”며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교회”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에 함께 해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사제들은 미사 참여자들과 함께 예수님의 피와 살을 뜻하는 ‘성체’를 나누며 고난받는 이들과 고통을 함께 겪은 예수의 마음을 심장 깊숙이 간직했으며 ‘함께가자우리이길을’을 부르며 미사를 마무리했다.


▶문규현 신부가 성체를 신도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사제들은 17일부터 명동 가톨릭회관 별관에서 단식기도를 진행할 예정이며 매일 저녁 7시 신도들과 함께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단식기도에 들어가는 사제들은 약 10~20여명 정도다.

<미니인터뷰> “이제 교회가 침묵을 깨야할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청주교구 김인국 신부


▶단식기도에 돌입하는 김인국 신부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통일뉴스): 단식기도에 대해 신도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가.

■(김인국): 소식지를 통해 사제단 단식기도회 소식은 전국에 다 전해졌다. 성당에서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자리에 오지 못하시는 신부님들도 성당에서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에 대해 생각할 것이고 신도들과 다함께 기도하리라고 생각한다.

□ 국가보안법 폐지에 있어 종교인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는가?

■ 종교인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국가보안법 폐지에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은 영적인 부자유를 겪고 있다. 영적인 치유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지사에 동의하지 못할 만큼 거짓과 악에 사로잡혀 있다. 종교인들도 마찬가지지만 먼저 각성된 종교인들이 예수님께서 주신 연민의 시선, 사람들을 바라보는 애정의 시선으로 영적인 자유를 먼저 회복시켜야 한다. 이것이 종교인의 역할이다.

□ 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종교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좀 안타까운 것은 근래에 교회가 기득권의 입장을 너무 공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개혁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소리는 약화돼 있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주교회의에서도 사목적인 판단, 교회판단을 유보했다. 반면에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러한 현상이 마치 교회 안에 분열된 의견을 더 많이 부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러나 다수 의견은 예수님께서 주신 본래 가르침에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 극단적인 투쟁 방안인 ‘단식’을 택한 이유는?

■ 단식은 수행의 한 가지 방법이다. 그리고 기도의 방법이다. 단식기도를 계획하며 우리가 세운 모토는 “세상의 분노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곡기를 끊는다”다. 분노는 화가 내적으로 충만해졌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반대로 곡기를 끊으면 사람들이 본래심으로 돌아간다. 착하고 선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상이 본래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제들이 먼저 본래심을 찾겠다는 의미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참회의 표시이기도 하다.

우린 부당한 악법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고 긴 세월동안 보안법과 동거해왔다. 이 법의 실존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 못할 때 엄청난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단식기도는 이에 대한 참회의 뜻을 담고 있다.

□ 단식은 무기한 진행되는가?

■ 무기한 단식이다. 99년도 경우 23일 단식기도가 진행됐었는데 이번에는 정기국회 폐회까지가 아마 단식 기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안에 좋은 결실이 맺어져 우리들도 사목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 단식기도를 진행하면서 펼칠 다른 활동도 계획하고 있는가?

■ 활동은 별로 없다. 그야말로 기도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도하고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게 주요 일정이고 외부활동은 계획되어있지 않다.

□ 단식에 임하는 결의는?

■ 지난 단식의 경험에 비춰보면 나 자신도 새로 보이고 세상사람들도 새로 보인다. 그래서 새로 보는 눈, 마음을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또 이런 기도의 기회는 드문 것이고, 성당에 남아있는 교우들을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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