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이른바 '4대 법안' 중 하나인 국가보안법의 연내 처리 여부를 놓고 유보방침을 시사하는 등 한때 혼선을 거듭한 데 대해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천정배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 사이에서는 4대법안 중 국보법 처리를 뒤로 미루고 나머지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3+1' 방안이 제시됐다가 내부 반발로 연내 처리 쪽으로 선회하는 등 확실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305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보법 처리 유보가 논의됐던 열린우리당을 규탄한다며 확실한 연내 처리 약속을 촉구했다. 또 국보법에 반대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국보법폐지시민모임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열린우리당 지도부에서 나왔던 연내 처리 유보방침과 관련해 천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 "한때나마 국보법 유보방침, 개혁열망에 대한 배신"
국보법폐지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서여의도영업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직후 국민에게 약속한 국보법 폐지에 대해 여당이 한때나마 유보 방침을 결정한 것은 국민의 개혁열망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연대는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을 상대로 타협이나 협상을 시도할 것이 아니라 연내 처리를 위한 민주적 의회절차를 밟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은 국보법의 연내 처리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국보법폐지시민모임도 이날 성명을 내고 천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국보법 처리를 뒤로 미루자는 '현실론'을 꺼낸데 대해 "국보법 폐지의 전열을 흐트러뜨린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비난했다.
시민모임은 "한나라당의 국보법 폐지 반대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국보법 폐지라는 역사적 임무는 좌절되어야 하느냐"며 "국보법을 폐지하라는 역사적 임무를 팽개친다면 열린우리당은 존재이유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는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내달 9일)을 앞두고 국보법폐지안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는 국보법이 제정·공포된 내달 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국보법 폐지 국민청원운동' 결과를 발표하고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또 내달 5일에는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완전폐지 범국민 촛불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