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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대책팀] 보도비평(2) "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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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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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서울시 영등포구 2가 139번지 대영빌딩 1층
연락처: 02-2069-0285 / antinsl17@empal.com / freedo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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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 2004년 9월 14일
수 신 : 미디어․NGO 담당기자
발 신 :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언론대책팀
(담당 강윤경 02-392-0181)
내 용 : 국가보안법 보도비평2탄 "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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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구신문들의 공세가 연일이어지고 있습니다. 수구언론들은 이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의 허와 실을 정확히 짚어내 시민들의 판단력을 돕기보다는 왜곡되고 과장된 색깔공세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의자체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2. 이에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산하에 ‘언론대책팀’을 구성하고 국가보안법 관련 언론보도를 집중모니터한 후 일일논평 또는 칼럼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3. 논평․칼럼은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홈페이지 칼럼란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4. 본회 ‘언론대책팀’ 대책위원은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김은주 민언련 협동사무처장, 오동석 아주대 법대 교수, 김진 변호사, 김명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로 구성되었습니다.
<첨부>
※ 국가보안법 보도비평 2탄
: ‘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 - 오동석(아주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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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
오동석(아주대 교수/ 법학)
14일자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김수환 추기경의 말에서 속된 말로 ‘탄력 받았다’.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의 “나라를 지키는 것이 정치”라는 말 또한 든든한 배경이 되었을 터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펼침막을 내걸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없는’ “국가수호”를 내걸고 “비상”(한겨레신문 5면)이라고 호들갑 떠는 한나라당도 우쭐했을지 모른다.
조선․동아일보는 1면(A5면에 관련기사)에서 종교계 원로들의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입장을 소개하였고(중앙일보는 2면, 4면), 조선일보는 한 술 더 떠 “추기경과 총무원장의 걱정과 당부”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올렸다. 그리고는 “시도 때도 없이 편을 갈라 나라는 분열시키는 정권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가 그분들 눈에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면서 곧바로 “정부는 마음을 바로 해야 한다”고 짐짓 훈수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에게는 그 말을 겨냥해 볼 줄 모른다.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는 정치적 견해가 충분히 다를 수 있고, 때로는 치열하게 그 차이를 토론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합의를 하는 것임을 알 리가 없다. 이것을 분열로 매도함은 “사심(私心)에 흔들리는 마음에 세상이 바로 비칠 리가 없”(조선일보 사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조선․중앙일보의 “오피니언”은 ‘자유’를 버리고 “분열”이라는 화두로 귀결한다. 중앙일보는 국민을 참칭하여 노무현 정권의 ‘편 가르기 정치 수법’을 비난하는데(“국민이 눈치 챘다”, 35면), 내가 보기에는 영락없이 자신들의 몰골을 형상화하고 있다. “편 가름을 통해 먼저 자기편을 확실히 묶어 정치적 실리를 챙긴다. 다음에 반대편을 줄기차게 공략해 이윤을 늘려가는 수법이다.” “어느 때는 헌법을 존중한다고 해 놓고” “국회 다수 의석”이 “맘에 들지 않으면” “정권에 충성을 다짐”하던 “행태”를 버리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운다.
조선일보는 “시론”에서 “인권 모범국이 되는 것도 물론 좋은 일”이지만 “이 명분을 위해 북한에 할 말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고 우려한다(A30면). “인권”을 “명분”으로 폄하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때문에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 가치가 조금이라도 손상받게 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점잔을 빼기까지 한다.
더 나아가 “조선데스크”의 “부강한 나라”론은 다시금 반공주의로 사회를 재단하며, 멀리는 50년 전 미국, 가까이는 30년 전 독재정권의 이데올로기로 회귀한다. 주장하기를, “이권을 지키고 노는 시간 늘리기에 급급한 일부 강성 노조들과 평등주의의 유혹이, 경쟁과 도전을 비민주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것인 양 밀어내고 있”으며 “1970-80년대 대학운동권 스타일의 편협된 망상이 휩쓸고 다니고 있다.”(“잊혀지는 구호, ‘富强한 나라’”, A30면)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신장시킨 미국의 판결을 소개한 장호순은 “인종차별 철폐, 국가의료보험 실시, 노동자의 권리 보장 등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를 시정하는 데 필요한 사회복지 정책이 단지 공산당이 지지하는 정책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 실현이 지연되거나 중단되었다.”(『미국 헌법과 인권의 역사』, 개마고원, 127쪽)고 평가한다. 학문의 자유 관점에서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진단하는 한겨레신문이 “활발한 사상 논쟁 속에 국가적 역량을 키운 네덜란드”가 17세기에 “모든 분야에서 다른 유럽 나라들을 압도했”(4면)음을 지적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것은 사상의 자유를 통해 국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미연방대법원 블랙 대법관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공산당 활동을 합법화한 1957년의 예이츠(Yates)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판결이 나온 까닭이 여기에 있다. “피고들이 즉각적인 불법 폭력행위를 선동했다면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취할 능력이 있고 그러한 행동의 발생이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예측된다면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폭력행위의 이론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까지는 처벌할 수 없다. 그러한 주장은 설사 궁극적으로 폭력혁명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행동과는 시간적으로 너무나 거리가 멀어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장호순, 123쪽)
국가보안법 존치론자(개정론자 포함)는 물론 대체입법론 혹은 형법개정론을 주장하는 이들(이름만 바꾼 국가보안법 존치론자)이 경청해야 할 말이다. 그들이 말하는 ‘처벌의 공백’이란 소설가 김형수의 말처럼, “크고 원대한 가치를 주장할 사상과 표현들에 담긴, ‘위험성을 유발할 위험성’이 범법의 실체”(한겨레신문 5면)이기 때문이다. 사족을 달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은 경우에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존치론자들은 처벌의 공백이 사실상 곧 사상․양심․표현의 자유의 영역임을 알지 못한다. 그들에겐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갈파한 존 스튜어트의 말도 소귀에 경 읽기이다. “양심의 자유, 사상과 감정의 자유, … 모든 주제에 대한 의견과 감정의 절대적 자유 … 의견을 발표하고 출판하는 자유 … 개인간의 결사의 자유가 … 전체적으로 존중되지 않는 사회는 그 정부 형태가 무엇이든지 간에 자유롭지 못하고, 이 자유가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다.”(『자유론』, 서광사, 26쪽)
본래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헌법체제에서는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률에 대하여 위헌이라고 강하게 의심하여(합헌성추정의 배제) 입법자 혹은 합헌임을 주장하는 자로 하여금 그것을 입증케 한다. 반면 그 밖의 인권 제약 법률에 대해서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사를 존중하여 합헌인 것으로 추정하여 위헌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입증책임을 지우고 있다(입증책임의 전환이론).
그런데 최근 국가보안법 논의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이름과 상징 혹은 그 내용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자들이 ‘국가보안법 없이 국가안보 없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가져다가 증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이런저런 말꼬투리를 잡아가며 국가보안법 완전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입증을 요구한다. 반공이데올로기를 등에 업은 적반하장도 어느 정도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살리자’는 자신들의 수구적인 선동이 자유민주주의헌법상의 법리를 철저히 유린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인권과 자유 없는 국가만을 덩그러니 수호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것이 인권과 민주주의 위에 자유민주주의헌법체제를 튼튼히 하자는 것이지 어찌 그들의 눈에만 보이는 분열일 것인가. ‘왜 자꾸 남남분열을 시키는가.’ (200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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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