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무국 |
 |
[언론대책팀] <조선>이야말로 대립갈등 부추기지 말라 |
|
2004/09/15 |
|
|
[보도자료]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서울시 영등포구 2가 139번지 대영빌딩 1층
연락처: 02-2069-0285 / antinsl17@empal.com / freedom.jinbo.net
_____________________
날 짜 : 2004년 9월 14일
수 신 : 미디어․NGO 담당기자
발 신 :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김성란 사무총장(011-594-7665)
유영업 상근간사(016-600-3928)
내 용 : 국가보안법 보도비평1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구신문들의 공세가 연일이어지고 있습니다. 수구언론들은 이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의 허와 실을 정확히 짚어내 시민들의 판단력을 돕기보다는 왜곡되고 과장된 색깔공세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의자체를 봉쇄하고 있습니다.
2. 이에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산하에 ‘언론대책팀’을 구성하고 국가보안법 관련 언론보도를 집중모니터한 후 일일논평 또는 칼럼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3. 논평․칼럼은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홈페이지 칼럼란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오마이뉴스>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4. 본회 ‘언론대책팀’ 대책위원은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김은주 민언련 협동사무처장, 오동석 아주대 법대 교수, 김진 변호사, 김명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로 구성되었습니다.
<첨부>
※ 국가보안법 보도비평 1탄
: <조선>이야말로 대립갈등 부추기지 말라 -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
- 국가보안법 보도비평1탄 -
<조선>이야말로 대립갈등 부추기지 말라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민언련 정책위원)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 또는 개정 논쟁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 오른 것 같기는 하다. 이전의 국가보안법 희생자, 또는 민중․시민 단체들에게는 주요 개혁과제였지만 그다지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가 이제 일상의 의제로 격상되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문제는 그런 감상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희생자가 많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법의 성질 상 희생자들이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를 하는 것조차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일부 신문들이 말하는 과거 운동권 출신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된 인사들은 국가보안법 희생자 중의 일부일 뿐이다. 일부 신문은 ꡐ침묵하는 다수ꡑ라는 추상적인 주체를 내세워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을 종식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 표현을 빌면 그동안 ꡐ침묵ꡑ을 강요당했던 다수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사회가 풀어주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들은 국민 정서 상 가장 수용하기 힘든 ꡐ국론 분열ꡑ이라는 상징성을 이용해 국가보안법 폐지 또는 개정의 논의 과정 자체를 혼란스러운 그래서 당장 그쳐야하는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대립구도를 과장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가보안법의 폐지 논쟁의 본질을 외면함으로써 정쟁 대립구도로 오도하고 있다.
반면 일부 신문은 자기들의 관점과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대립구도에서 제외시킨다. 즉 일부의 의견을 의견대로 전달하기보다는 보편적 의견의 대표성을 갖는 것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보수적 성격의 원로들이 발표한 성명을 다루는 방식이 전형적인 예이다. 조선일보는 ꡐ원로 시국선언- 국론분열 부추겨ꡑ라는 제목(A2면)의 기사에서 MBC 라디오 ꡐ이선호의 2시의 취재현장ꡑ 프로그램을 비판하였다. 프로그램에서 나온 ꡒ이런 와중에 마침내 과거 군사정권의 핵심인물과 언론탄압의 장본인들까지 등장해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ꡓ라고 한 발언은 공영방송인 MBC가 할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보수원로들이 국론분열을 심화시키는 장본인 대열에 들어 선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좋게 해석하면 그들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조선일보가 마치 이들이 과거 군사정권의 핵심인물과 언론탄압의 장본인들이었다는 것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 MBC의 발언을 놓고 청와대와 열린 우리당의 ꡐ시대착오적인 발언ꡑ이라는 표현과 거의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조선일보의 기사는 이들 보수 원로들의 성격조차 왜곡하는 것임을 물론, 국가보안법에 대한 판단을 여전히 정쟁의 일부로 이끌어 가는 것에 불과하다. 조선일보는 여야의원들과 시민단체의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대립구도 속의 한 주장으로 폄하하면서 이들 소위 보수원로들의 주장은 사회 다수의 대표성을 가지는 것으로 전달하였다. 즉 11일자 기사에서 이들의 성명을 A1 톱기사로 전달할 때 ꡐ침묵하는 다수 원로들이 대변ꡑ이라고 제목을 뽑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한편 보수원로들의 발언을 대립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조선일보가 다른 주장들의 제시는 오히려 대립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A5면에서 조선일보는 ꡐ국보법 등 ꡐ정치법안ꡑ 대치 격화 … 갈라지는 국론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가 대립구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많은 희생자를 낸 악법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기만 하면, 그들의 희생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연다면, 형법 제정 이전에 임시법 형태로 출발해서 형법으로는 할 수 없는 인권 유린을 가능케 하면서 정권의 도구로 사용되었던 이 법을 차분하게 인권의 차원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것을 당의 정체성으로 생각하고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한나라당과 이런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를 ꡐ과거 지향적ꡑ(A5)이라고 딱지 지우는 조선일보가 국론을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 차분하게 진행될 수 있는 법 개폐 논쟁을 사활이 걸린 정체성의 문제로 몰아가는 사람이 대립과 갈등의 원인제공자이다.
같은 면에 있는 ꡐ여 ꡐ4대과제ꡑ 전위대는ꡑ이라는 기사는 조선일보의 딱지 지우기를 다시 엿볼 수 있는 기사였다. 국가보안법, 과거사규명, 언론개혁, 행정수도 이전 관련 법 개정을 주도하는 여권의 인사를 소개하면서 ꡐ전위대ꡑ라고 표현한 것이다. 여당이 사회적 과제를 전투하듯이 풀어간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표현이다. 조선일보 기사로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운동권과 법조계 출신 초․재선의원들이 주도하기 때문인가 보다. 그런데 국가보안법과 과거사 규명하자는 것이 무엇인가? 과거에 정의롭지 못했던 것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그 사안의 최대피해자들이 나서면 안 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이들이 과거 운동권이기 때문에 전투적으로 무조건 돌파할 것이라는 예단의 일면을 드러낸 것인가? 개인의 의견으로나 나올 법한 ꡐ홍위병ꡑ 주장을 가감 없이 전달하였던 언론답게 스스로 전위대라는 표현으로 현 상황을 딱지 지우고 있다.
이제 국가보안법 폐지가 조선일보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늘 사설은 그런 의구심을 부추긴다. ꡐ원로 비웃는 막된 행동거지 어디서 배웠나ꡑ라는 사설은 그 제목부터가 어디서 배운 방법으로 달은 제목인가가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사석에서나 들을 수 있는 언어가 이제는 전국 종합일간지의 사설 제목으로 등장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집권당이 원로들의 성명에 대해서 ꡒ늘 그런 분들이 아니냐면서ꡓ, ꡒ반개혁 반민주적 기득권 세력에 기생해 영화를 누리던 분들ꡓ이라고 비웃기까지 했다고 분노한다. 더 나아가 ꡐ누구 땀으로 번 밥을 먹고, 누구 피로 마련한 학자금으로 글을 배웠으며 누가 애써 일한 덕에 10여년씩 무위도식하며 정가를 배회할 수 있었단 말인가ꡑ라고 집권당 정치가들을 성토한다. 이들 원로들이 독재체제 시절 영화를 누려서 이름이 알려졌고 그 덕분에 원로라고 불리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이들의 피땀이 우리 사회를 성장시켰다는 지배자 중심의, 영웅주의 중심의 사고가 조선일보의 기본 시각인가 보다. 그런데 그 시각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소위 원로들에 대해 상욕을 해댔다면 그들의 기존 행태와 무관하게 사회윤리차원에서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그들의 과거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ꡐ막된 행동거지ꡑ라는 거친 표현을 해대는 것이 가능할까? 이럴 때 조선일보의 사고는 어떤 것일까? 조선일보는 그럼 역으로 기득권 집단에서 배제되면서도 명망성을 획득해온 개혁적인 원로들의 주장을 기사로 제대로 실어낸 적이 있었나 반성해볼 일이다.
여러 측면에서 맥을 같이 해왔던 동아일보의 오늘 보도 역시 정도는 약하지만 방향은 같다. 동아일보가 해외 NGO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오늘의 보도기사는 기사제목 불일치에 의한 전형적인 왜곡의 한 형태이다. 설문조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응답자가 13명 중 11명이었지만 기사의 내용 속에 숨어버렸다. 반면 최근 개혁과제로 같이 논의되고 있는 과거사 규명 같은 경우는 ꡐ신중히 처리ꡑ라고 제목을 뽑았다. 하지만 그 조차도 실제로는 7명이 ꡐ독립적인 국가기구로 시급히 해결ꡑ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며, 6명이 신중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그중에서도 목적과 이유가 뚜렷해야 한다며 일부세력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의심된다는 말말 인용하였다. 신중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다같이 정치적 의도를 언급했는지 의심스럽다. 여하튼 설문조사의 인용에서 동아일보는 최근의 개혁과제에 대한 동아일보의 심기를 드러냈다고 할 것이다.
오늘의 조선 동아일보에서 드러난 국가보안법 관련기사의 문제점은 결국 사회적 과제를 특정세력의 대립갈등 구조로 몰아가고, 그들이 동의하는 주장은 대표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하는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감정적으로 치닫는 조선일보의 사설에 대해서는 언론의 수준을 유지하라고 충고하지 않을 수 없다. <끝>
|
|
|
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