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 교수 일천인 성명서>
- 1천인 명단 포함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인권신장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가자!
오늘 우리 교수들은 그동안 우리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민족의 화합과 평화를 저해하고, 국민대중의 제반 권리를 제한해온 악법중의 악법,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요구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존치하는 세력의 기도는 물론이오, 그 내용을 일부 수정․보완하여 유지하려는 세력의 기도까지 규탄하며 악법은 악법일 뿐임을, 완전 폐지의 대상일 뿐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우리 국민이 근대 민주주의가 약속하는 기본권을 누리고, 남북한의 민족적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가치 있는 문화적 삶을 지키려면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국가보안법은 민주주의를 천명하는 나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부끄러운 법이다. 그것은 태어나서는 안될 악법이었다. 국가보안법은 인권을 유린하는 요소가 너무 많아 입법과정에서부터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으며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도 그 문제점을 인식하여 형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국가보안법은 ‘반인권 악법’이다. 이 법은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이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 사상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과 대한민국이 가입한 제반 국제규약이 규정하는 보편적 권리로서의 인권에 본질적인 제약을 가한다. 국가보안법은 ‘반북․반통일 악법’이다. 이 법은 그동안 북한의 위협이라는 명분 하에 남북대결을 조장하고 남북한의 화해․협력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가로막아왔다. 국가보안법은 ‘냉전수구세력 보호 악법’이다. 이 법은 분단체제와 군부독재체제 하에서 민중의 자유를 짓밟아온 냉전수구세력의 이익을 국가의 이익으로 격상시킴으로써 그들의 권력을 일방적으로 강화해왔다. 국가보안법은 ‘반민주 악법’이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질식시켜왔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은 ‘반문화 악법’이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따라서, 자유로운 상상력에 따라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짓밟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인권을 유린하는 일은 사라져야 하고, 북한의 위협이라는 명분으로 남북한의 진정한 화해-협력관계를 방해해서도 안 된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짓밟아서도 안 되고, 냉전수구세력의 이익을 위해 민중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아서도 안 되며, 국가 안전을 내세워 자유로운 문화적 활동을 억압해서도 안 된다.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우리의 주장은 그것도 지금 당장 유보 없이 완전히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하는 우리 교수들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논란을 주시하며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우리는 특히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 준열한 비판을 가할 필요를 느낀다.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을 지키며 냉전수구세력임을 자처하고 있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한나라당을 반인권, 반통일, 반민주, 반문화의 정치세력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고, 한나라당이 공당으로서 어떻게 21세기 새로운 삶이 요구하는 인권과 평화와 민주주의와 문화를 구현하려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의 즉각적이고도 완전한 폐지를 원하는 우리의 눈으로 보면 열린우리당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대신 형법에 ‘내란목적단체’ 조항을 신설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과연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는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서 형법에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 조항에 준하는 새로운 조항을 두는 것은 형법을 국가보안법화하는 작태로서 결국 국가보안법을 새롭게 되살리려는 짓일 뿐이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일정에 오른 지금의 정세는 엄혹하다. 냉전수구세력은 국가보안법 폐지는 곧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음흉한 등식을 내세워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며 분단체제와 군부독재체제에서 확보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총궐기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숭고한 민주화투쟁의 성과를 모두 무로 돌리고, 야만의 과거로의 회귀를 획책한다.
그러나 우리 교수 일동은 국가보안법 폐지가 인류 역사진보의 대행진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민주개혁과 사회진보,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힘을 합쳐 국가보안법 완전폐지의 길로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감시와 억압, 반민주의 역사를 끝장내고 인권의 시대, 평화통일의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냉전수구세력에 의해 우리의 미래가 저당 잡히는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임을 엄숙히 밝히는 바이다.
2004년 10월 27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전국교수 서명자 명단
강길호(영남대), 강남훈(한신대), 강내희(중앙대), 강명구(서울대), 강미화(울산대), 강병구(인하대), 강봉근(전북대), 강신준(동아대), 강열우(부산예술대), 강옥초(인하대), 강우성(한성대),강운선(대구대), 강원호(동아대), 강윤식(경상대), 강윤호(한국해양대), 강이수(상지대), 강인숙(경상대), 강인순(경남대), 강인철(한신대), 강재호(부산대), 강정구(동국대), 강정인(서강대), 강준만(전북대), 강진아(경북대), 강태중(중앙대), 강형련(경상대), 강호영(경북대), 강희경(서일대), 강희경(충북대), 고갑희(한신대), 고규진(전북대), 고병헌(성공회대), 고부응(중앙대), 고순희(부경대), 고영섭(동국대), 고영진(대진대), 고용희(조선대), 고철환(서울대), 고형일(전남대), 고홍석(전북대), 공명수(대진대), 공제욱(상지대), 곽규석(한국해양대), 곽노현(방통대), 곽상진(경상대), 곽진(상지대), 곽차섭(부산대), 구모룡(한국해양대), 구혜영(상지대), 국중광(한신대), 권승구(동국대), 권오중(영남대), 권오찬(부산경상대), 권용주(전북대), 권용혁(울산대), 권용현(성공회대), 권욱동(대구대), 권응상(대구대), 권인호(대진대), 권장원(대구가톨릭대), 권진관(성공회대), 권태호(대구대), 권혁철(대구대), 권혁태(성공회대), 기광도(대구대), 기광서(조선대), 기영석(목원대), 김갑태(상지대), 김경근(전북대), 김경모(한신대), 김경석(충북대), 김경원(서원대), 김경학(전남대), 김경희(중앙대), 김계섭(동아대), 김관우(전북대), 김광(한신대), 김광수(대구미래대), 김광철(동아대), 김귀룡(충북대), 김규원(경북대), 김규종(경북대), 김규철(서원대), 김기섭(부산대), 김기옥(서일대), 김기준(대진대), 김기철(동아대), 김기택(조선대), 김기현(경북대), 김기현(전북대), 김남석(경남대), 김누리(중앙대), 김달곤(경상대), 김대성(전남대), 김대현(전남대), 김대호(목원대), 김대호(한신대), 김대오(한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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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