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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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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걸]국가보안법 최대의 수혜자들에게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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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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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최대의 수혜자들에게 묻는다
- 대법원의 국가보안법 판결에 분노하며!
유동걸(전교조 통일위원회 사무국장)
문명비평가이자 교육이론가인 ‘이반 일리치’는 ‘병원이 병을 만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법으로 치자면 ‘법원이 죄인을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반생명적 비인간적 자본주의 문명 속에서 병의 종류와 환자는 늘어가고 따라서 병원도 증가하고 그럴수록 자꾸자꾸 GNP는 늘어간다. 병이 늘수록 경제 규모와 성장이 덩달아 성장한다는 기묘한 역설 앞에서 진정한 의미의 성장과 발전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씁쓸한 것은 병고와 성장의 뒷그늘에서 최대 수혜자가 제약회사와 병원의사라는 사실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이 사회가 병들고 썩기를 조금은 바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법이 많아지고 범법자가 늘어날 때 가장 좋아할 사람은 누구일까? 당연히 법을 가지고 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의사에게 환자가 밥이라면 판사나 검사, 변호사들에게는 범인(과 그들을 양산해내는 법)이 밥이다. 이 또한 기묘한 슬픔을 자아낸다. 참여정부 들어서 정부와 입법부가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서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는 마당에, 그 동안 법을 지탱하고 유지하고 휘둘러온 사법부만이 시대에 뒤떨어진 판결을 내린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자율과 정화(淨化)로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지 못한 인간들은 법의 힘을 빌어서 정의(正義)와 행복을 추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성의 힘을 빌어 법을 만들고 집행해온 단체(조직)는 항상 권력 유지와 폭력행사의 유혹을 받는다(푸코에 따르면 이성 자체가 폭력과 광기일 수 있으므로!). 그리고 좀 더 교묘하고 치밀해진 그들은 어렵고 복잡한 언어의 굴레로 법을 만들고 무지하고 약한 사람들을 잘못한 사람들과 뒤섞어 그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기제로 사용해왔다. 그 법의 생성과 유지, 행사의 정점에 국가가 있다. 국가의 주인이 진정으로 국민이지 못하던 시절부터, 그들이 노회한 정치가든 야만적인 군인이든 법은 국민의 보호막이 되거나 정의의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국가와 국가의 안위를 과장하여 폭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유리해왔다. 헌정질서를 유리하면서 자의적으로 민주의 정신을 억압해온 숱한 악법들이 명멸해갔고 그 정점에, 6·15평화 시대를 맞이한 오늘에도 그 눈을 부릅뜨고 이빨을 갈아대며 컹컹 짖어대는 국가보안법이 있다. 이성을 갖고 민주공화국을 살아간다는 우리 대한민국의 최대 비극이다.
이미 국가보안법 제정 때부터 이승과과 박정희를 거쳐 국민을 학살한 살인마들조차 국가안보와 정의사회를 들먹이며 국가보안법을 날치기로 개정하고 휘두를 때, 그 법의 권위에 안주하여 같이 인권을 유리하고 정의를 배반하며 헌법을 유린해온 대표자들이 누구이고 그 정점에 누가 서 있는가. 바로 오늘도, 교류협력법과 반국가단체의 모순에 허덕이며 국가보안법을 살려내려 기를 쓰고 정부와 국회의 권위까지 넘보며 월권하는 대법원이다.
오늘의 이 판결에는 탄핵불가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으면서 권한을 행사해온 법권력이 대통령을 좌지우지하고 국가체제를 독점할 수도 있다는 교만이 묻어난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에게 욕을 먹는 동안 사법부는 마치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는 염라대왕이요, 검은 법의(法衣)에 얼굴을 감추고 마치 법의(法義)를 시행하는 천사인 양 행사해왔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어떤 국민들인가! 각종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법정구속 등 민주, 인권 사례에서 시대에서 보듯이 뒤떨어진 냉전논리로 독재와 반공권력의 시녀 노릇을 자임해온 대법원이야말로 이중인격의 파탄체이며 인권모독의 최후보루라는 비난을 면치못할 것이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 배웠다. 하물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이야 무엇을 더 말하랴. 이제 민주와 평화, 인권과 통일이 보편적인 가치가 된 시대가 왔다. 악법 폐지를 바라는 숱한 국민의 열망을 무시한 채 ‘인권과 평등의 버팀목인 법률을 팔아 특권계급이 된 판사들’이 ‘국가’라는 절대선의 괴물을 빙자하여 ‘국가보안법’의 합헌 판결을 내린 오늘, 법을 세운 정의의 여신이야말로 언젠가는 바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아, 오늘이여, 역사에 길이 남을 법치(法恥)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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