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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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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 8탄] 조중동의 정중동(靜中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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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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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주소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100&no=188122&rel_no=4
[국가보안법 보도비평 8탄] 9월 23일자 보도분석
조중동의 정중동(靜中動)
김진(변호사, 민변)
파병 자이툰 부대의 상황이나 행정수도 이전 등 기삿거리가 풍성해서인지, 23일자 조간의 국가보안법 관련 기사의 양은 현저하게 줄어 있다.
경향신문의 경우 30면의 최상천 칼럼이 전부이고, 동아는 이동관 정치부장의 칼럼 「광화문에서」- “브레이크 없는 개혁열차” (A6)일부 정도에서 국가보안법 관련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고 있을 뿐이며, 조선일보는「우왕좌왕 한나라黨」이라는 제목으로 보안법에 대한 강한 대응을 주문하는 것 정도이다(A3). 한겨레는 문화예술인 1,753명의 보안법 폐지 선언이나, 공안문제 연구소 존폐 논란을 다루고 있으나, 다른 신문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불과 한 주 전과 비교하더라도 눈에 띄게 차분해진(?) 모습이다. 무엇 때문일까?
명절 상차림만큼이나 다른 기삿거리가 많기도 할 것이고,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꺼리’가 줄어들기도 했겠지만, 주로는 열린 우리당 내 폐지 논의가 지지부진해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보안법 존폐를 '승부경기'로만 인식
그동안 언론의 국가보안법 보도는 정확한 법의 내용을 전달하고 법리적 의미를 설명하거나 실제 처벌 예를 소개하기보다는, 정치권에서의 논의 진행을 축으로, 그것도 특히 대통령 발언 이후 진행된 여당의 논의 구조를 리모콘 정당, 꼭두각시, 코드맞추기 등으로 부르거나 “경제 위기에도 이념 논쟁에 골몰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여론이 폐지론에 비판적이고 정부나 여당 내 논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당장은 급할 것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차분함 속에서도, 행여 한나라당의 확실한 폐지 반대 입장도 주춤해질 것을 드러내 놓고 우려하면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잊지 않고 있다. 조중동의 정중동(靜中動)인 셈이다.
조선일보의「우왕좌왕 한나라黨」(A3)의 기사내용은 이전반대 대안과 보안법 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대표의 리더쉽 부족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의 언급을 전하며, 중간크기의 제목으로 “수도이전 代案 못내고, 보안법 방침 못정해”라고 뽑고, 보안법 관련기사로 「혼선 키운 朴대표 - "참칭조항 없앨수도…" 애매한 발언」라는 박스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전향적인 개정을 넘어 대체입법까지 수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발언에 대한 당 안팎의 실망을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 참칭 조항을 없앨 수도 있고, 명칭도 바꿀 수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강조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고, 나아가 “국보법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은 법률적으로 현행법을 폐지하고 대체 입법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름 하나, 조항 하나 바꾸는 것이라도 한나라당이 조금이라도 물러서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또한 사설에서 “(행정수도 문제는) 현재 국가보안법 개폐, 과거사 규명 문제와 함께 한나라당이 당력을 집중해 여권의 일방질주에 대처해야 할 긴급 현안”이라고 하면서 “당력을 집중한 대처”를 당부했다.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서, 통일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서 시작된 국가보안법의 논쟁을 국가보안법 존폐 ‘승부 경기’ 정도로 생각하는 사고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이름만 바꾼 대체입법론도 인권침해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반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기가 찰 ‘편집증’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일보의 국보법폐지 반대를 위한 선택?
한편 오늘자 신문에서 보안법 관련 기사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중앙일보 1면기사로 나간 김승규 법무부 장관의 인터뷰이다. 김 장관은 취임 초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고 개정 소신을 밝혔고, 국회 법사위원회에 출석해서는 “광화문에서 인공기를 휘날리는 것만으로는 현행 국가보안법으로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서 화제가 되었으며, 최근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법무부 검토 문건도 나온 바 있기에, 법무부 수장의 발언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1면 기사는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김 장관이 “국가존립 위해 안보 형사법 갖고 있어야”한다고 전하고, 이에 덧붙여 이는 “현재의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국가안보와 관련된 법이 필요하다는 뜻”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김 장관의 입장은 매우 원칙적이고 신중한 답변일 뿐 아니라 전체 인터뷰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5면에 소개된 이 부분 상세 언급은 "국가안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고 본다. 국가안보는 한번 침해당하면 회복될 수 없는 만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을 위한 법적인 장치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존립과 안전을 위협하거나 파괴하려는 개인이나 단체를 처벌하는 '안보 형사법'을 튼튼하게 갖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법을 고치는 과정에서 안보 형사법의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 법무부는 법질서를 유지하고 확립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인 만큼 관련 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 다만 법을 남용해 인권이 침해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보안법은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한 문제인 만큼 국회에서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중앙일보가 1면에 발췌한 내용은 기본적으로 사실과 다른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만을 가지고 안보 형법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1면에 부각시킨 것은, 의도적인 ‘선택과 집중’일터이다.
국가보안법이 안보 상 필요하다는 주장은 혹 논리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국가보안법과 함께 해온 암울한 인권침해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형법으로도 안보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조금이라도 눈을 돌릴 듯도 하건만 ‘국가보안법 사수’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일부 언론의 모습에서, 이념의 사수로 인해 언론의 정도가 무너지는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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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