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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중 교수] 모든 것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로 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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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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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로 통한다
김서중(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탈북자가 북한으로 재입북했다가 공작원 교육을 받고 돌아와서 자수한 사건이 발생했다. 탈북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탈북자에 대한 인권 차원의 접근과 국가 안보 차원의 접근을 명확히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사례이다. 탈북이 북한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처럼 생각해서 탈북에 대해 무조건 우호적이었던 자세, 더 나아가 인권차원이 아닌 기업 차원의 기획탈북조차 옹호하던 자세에 대한 새롭게 반성해야 할 계기일 수 있다. 이러한 반성은 국가안보 관련기관에게나 일반 국민에게나 다 필요한 일이다. 언론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2004년 12월 3일 자 신문에는 이상한 주장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이 국가보안법 폐지가 시기상조라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유지 주장을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견강부회가 난무한다. 이번 사건은 자수로 전모가 드러났는데 ‘자수하지 않고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면 어떨까’(동아일보, A4)라고 의문을 제기하였다. 즉 국가 안보의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불안감을 조장한다. 물론 가능성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문이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모르고 있는 사건을 제시하는 바는 없다.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서 재입북 후 대남비방방송을 하다가 재 탈북했다는 유모 씨나 재입북해 국가안전보위부에 한국 정보기관 관련정보를 알려준 뒤 국내로 다시 들어 온 남모 씨의 경우(A4) 모두 이미 수사기관이 다 아는 사건이다. 국가보안법이 없으면 처리 못할 사건이었다는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가능성을 전제로 국가보안법의 폐지 시기상조 내지는 불가론을 언급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해왔던 신문들이 일제히 사설로 국가보안법 폐지 우려, 불가 또는 시기상조론을 들고 나왔다. 이들이 간첩행위를 했다면 국가보안법 폐지 후 보완할 형법이 아닌 지금 형법으로도 처벌 가능하다는 동아대 허일태 교수의 설명(한겨레)이나 열린우리당의 최재천 의원의 주장(동아일보, A4)같은 것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반면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법적용 자체가 안 돼 잠입, 탈출이나 회합, 통신 등을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한 주장은 주장이 아니라 ‘지적’이라고 표현하였다(동아일보 A4).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것까지 밝힌 것으로 봐서 전문가(?)로서 지위를 부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의 근거를 위해 여당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즉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여론에 도움이 될까봐 국정원이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정략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을 발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이 긴급히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외의 것이 없다. 이 신문들에게 ‘피의사실 공표 문제 때문 이었다’는 해명은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이모 씨는 밀입북 관련으로 자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것도 무시된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간첩 교육을 받았지만 자수했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간첩으로서 활동까지 했다고 단정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악영향을 줄까봐’, ‘남북 정상회담 때문’에 알리지 않았다는 추정을 하였다.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주장에 도움이 되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해도 되는 것인가.
탈북자 중 일부가 간첩으로 활동하거나 할 가능성이 있음이 입증되었다고 해서 국가보안법 폐지의 명분이 달라지는 바는 없다. 국가보안법이 있어야만 그들을 수사할 수 있고, 국가보안법이 있어야만 그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적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일부의 간첩이 암약하고 있다면 수사력의 빈곤이 이유일 뿐이다. 그럼에도 일부 신문들은 간첩 사건이 터졌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 바로 국가보안법이 존재했던 이유, 즉 안보를 빌미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과거 정권이 하던 방식 그대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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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