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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7]] 조·중·동의 세 가지 '참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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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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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주소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100&no=188122&rel_no=3
[국보법 보도비평7]
조·중·동의 세 가지 '참칭'
오동석(아주대 교수) / 오마이뉴스(news)
<오마이뉴스>는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논쟁과 관련, 국민 여러분의 판단을 돕고자 '국가보안법 보도비평'을 연재합니다. 연재는 5명의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언론대책팀' 소속 대책위원이 맡습니다. 일곱 번째 비평은 오동석(민주주의법학연구회) 아주대 법학 교수가 작성했습니다... 편집자 주
▲ <조선일보> 9월 22일자 칼럼 「민주 業者, 민족 業者」(A30면).
ⓒ2004 조선일보 PDF
국보법폐지 반대를 위한 '조·중·동'의 팀플레이
9월 22일자 '조·중·동'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기 위해 입을 맞춘 듯 팀플레이를 했다. 마치 역할 분담을 한 듯 민주주의·국민(people)·헌법을 각각 참칭하여 보안법 폐지논리를 전개하였기 때문이다.
먼저 조선일보는 '양상훈칼럼' 「민주 業者, 민족 業者」(A30면)을 통해 ‘10여년 전에 민주냐 反민주냐 하는 문제는 졸업했다’며 ‘집권세력이 민주와 민족을 파는 業者일 뿐’이라고 힐난한다. 그런데 그 ‘조선일보식 민주주의’라는 게 천박하기 그지 없다. ‘문민 출신 대통령이 국민들 직접 선거로 당선’되고 ‘군대가 다시 나와 민주주의를 빼앗을 일이 없다’는 게 그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반민주 세력이 없다’지만, 색깔론을 들먹이며 보안법을 옹위하여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국무총리가 ‘현 정부를 친북세력인 양 호도하는 음해’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기사를 실으면서도 유독 남덕우 전 총리의 강연 기사와 대비하여 「‘色’다른 前·現 국무총리」의 제목(조선일보 A2면 상단)을 뽑은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같은 내용 중앙일보 3면 하단, 동아일보 A2면 상단).
오히려 전 총리가 대한민국을 ‘난파 직전의 배’에 비유하면서 ‘친북 반미세력’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있지도 않은 적을 굳이 만들어 놓고”(조선일보 A30면) 색깔을 입히려는 것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 “KBS에서 적기가가 울려 퍼진다”는 꼬투리와 함께 공기업 사장 모집광고를 조·중·동에 내지 않았다고 ‘지능적’ 언론탄압으로 단정하는 기고문(조선일보 A31면) 역시 같은 ‘색’이다.
<중앙>의 '박정희식' 색깔입히기..<동아>의 헌법 참칭
중앙일보는 「‘밥의 리더십’을 소망한다」는 시평(34면)을 통해 ‘밥걱정하는 대다수 국민 앞에서’ ‘보안법 타령’을 하는데 ‘보안법 때문에 사는데 지장 있는 국민이 0.01%나 되겠느냐’고 가뜩이나 경제불황에 시달리는 국민을 자극하며 보안법폐지 반대를 선동한다. 역시나 그 반대편에 ‘이념의 리더십’을 세웠다. ‘밥이 삶이고 밥이 희망’이라며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는 따질 때가 아니란다. 인권을 급하지 않은 소수의 문제로 제끼며 이념의 색칠을 해대는 꼴이 영락없는 ‘박정희식’이다.
▲ <동아일보> 9월 22일자 칼럼 「‘원로’란 말은 헌법에도 있다」(A7면).
ⓒ2004 동아일보 PDF
동아일보 역시 헌법을 참칭하여 보수계 원로를 옹호하면서 단골메뉴인 ‘경제와 안보’, 네 편 내 편의 ‘당파성’을 거론한다. 「‘원로’란 말은 헌법에도 있다」(칼럼 '동아광장' A7면)며 ‘헌법용어인 국가원로의 기본요건은 국정경험’이라고 독재정권 아래에서의 공로를 인정해 달라고 생떼다. ‘천황의 종신고문인 근대 일본의 겐로(元老)정치’에서 자신있게 뿌리를 찾는다. 반대편에는 ‘사회원로나 재야원로’ 개념을 내세우는데, ‘국가원로’가 권력의 짜투리를 휘두를 때 민주주의를 위해 애썼던 분들을 지칭하는 듯하다.
제헌국회의 양원제 논의가 ‘급진적인 경향과 보수적인 경향’의 조화에서의 고심이었다고 중립성을 가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안법 폐지야말로 편향적인 이념차별을 벗어던지고 사상의 자유 시장을 열자는 주장임을 왜 모르는지 나는 정말 답답하다.
다소 장황한 인용이지만, 괄호 안의 말로 바꿔 그대로 되돌려 주고 싶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로(보안법) 논쟁은 건강하지 않다. 주장의 당부를 논하기 전에 성향이 다르다고 무조건 ‘당신들은 원로(라고 생각하고 말하고 정치활동을 할) 자격이 없다’고…그런데도 ‘내 편’이 아닌 사람들의 말이라고 해서 귀를 틀어막는 집권(수구언론)세력의 행태는 미숙한 사회, 옹색한 정치의 징표다.”
군사독재는 사라졌지만 수구언론의 이념독재는 계속 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언론개혁 특집에서 「여론독점 심화 신뢰도 추락」(2면)을 진단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몇몇 수구·족벌신문이 현안에 대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외면하고 획일적인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비판을 소개한 기사내용이 조·중·동을 읽은 다음이라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신문시장 독과점은 시장 문제만이 아닌 다양한 이념·사상에 대한 접근과 경쟁이 가능하냐는 문제로 귀결된다”는 인용 또한 그렇다.
결국 조·중·동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념·사상의 자유이며, 그래서 보안법 폐지에 목숨 걸고 반대하며, 군사독재는 사라졌지만 이념독재는 수구언론을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나는 확인한다.
비록 크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국가보안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응로 화백(중앙일보 35면)을 떠올리며 국가보안법을 꼭 폐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보안법 폐지하라’는 한총련 집회 사진(경향신문 8면)과 ‘보안법 완전폐지’ 서명이 10만명을 돌파했다는 보도(한겨레 2면)를 접하면서 국가보안법이 꼭 폐지될 거라는 믿음을 얻는다.
그래서 「‘보안법 폐지’ 한나라에 3각 압박」하는 ‘우리-민노-민주당이 세부차이를 극복’(한겨레 5면)하기를 그래서 민주당 당론이 ‘보안법만 폐지하면 대체입법은 필요없다’로 바뀌고(한겨레 5면 참조), ‘추석 이후로 미루어진 여당의 국보법 대안’(경향신문 4면, 한겨레 5면, 조선일보 A4면 등)이 완전폐지로 결말나기를 보름달에 기원하려 한다.
밥과 더불어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 그 모두가 삶이고 희망이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사람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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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언론대책팀 대책위원은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은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오동석(민주주의법학연구회) 아주대 법학과 교수, 김진(민변) 변호사, 김명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입니다.
2004/09/22 오후 11:21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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