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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칼럼]주적개념 삭제하는 결단 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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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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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개념 삭제하는 결단 내리라
[한겨레 2004-11-17 19:21]
[한겨레]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내년 1월 발간 예정인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는 표현을 삭제할 뜻을 밝혔다. 국방혁신과 관련해 과장급 간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군사정책은 국가의 외교안보 정책의 하위개념으로 ‘주적’ 문제도 그렇다”며 “그동안 국방부가 왜 주적 개념을 표현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어제 국회에서 주적 개념 삭제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달라진 남북관계 환경을 고려해 주적 개념은 달라져야 한다”며 “국방백서에서 다른 용어로 서술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로 오래 전부터 민감한 논쟁이 벌어졌던 터라 두 장관의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는 민족 화해시대를 맞아 남북 사이에 인적·물적 교류가 잦아지고 긴밀한 협력이 모색되는 때에 주적 개념을 고수하자는 주장은 시대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 본다. 마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당장 나라가 무너질 듯이 호들갑을 떠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군인이 나라를 튼튼히 지키는 데는 투철한 애국심이 긴요한 것이지, 북녘 동포가 사는 북한을 겨냥해 적개심을 북돋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실제 탈냉전 시대에 어느 나라도 공식 문서에 특정 국가를 명시해 주적이라고 밝히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보수진영에서는 주적 표현 삭제 얘기만 나오면 안보의식이 흐트러진다느니 국방목표가 상실된다느니 하며 극렬하게 반대해 왔다. 주적 개념을 고집함으로써 반북 정서를 널리 퍼뜨리고 냉전 분위기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정부는 그동안 주적 개념이 지닌 논리적 허점과 현실적 문제점을 알면서도 일부 냉전세력과 보수언론의 파상 공격이 거세지면 눈치를 살피며 꼬리를 내리는 행태를 보였다. 이 문제는 원칙에 따라 당당히 대처해야 한다. 남북 현실에 맞지 않는 주적 개념을 삭제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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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단 농성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