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에 대한 사전심의제에 관하여]
 

정태춘 (가수, 작사.작곡가)

1. 개요

 아직도 우리 사회를 억압적인 사회라고 말한다면 아마 많은 대중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입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과거의 그러했던 내용들이 이젠 상당히 아니면, 거의 해소됐다는 지배그룹의 주장과 선전들 속에 우리 대중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믿음은 얼마간 옳은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부분들에 접근해 들어가면 거기에는 과거의 억압적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사실들을 수없이 보게 됩니다. 노동·통일운동에 대한 억압에서부터 학문과 예술, 사상과 창작표현의 자유에 관한 억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지금 "더이상의 민주화는 없다"고 호언하는 허구적인 민주정권 아래서 진정한 민주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이러한 상황도 그간 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에 의해서 조금씩 변화발전되어 온 것일 터입니다. 그것이 역사를 긍정적으로 볼 근거이기는 하나 지금 우리의 문화예술 부문만 보더라도 진정한 민주화는 아직도 요원합니다.
 가요 사전심의라는 사전검열제도에서부터 국가보안법이라는 사후의 억압적 실정법에 의해 우리는 자유로운 창작·표현은 물론, 자유로운 상상력마저 제한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가요는 대중들의 '말'이고, 그들의 '애환'이고, '상상력'입니다. 아직도 거기에 족쇄가 채워져 있습니다.
 지금, "민주주의의 완성" "세계화" 등의 허구적 담론이 세뇌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시대에 대중들과 우리들 스스로에게 각성의 경구가 여럿 필요하겠으나 그 중 문화적으로 가장 절박한 경구의 하나는 "우리는 문명화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검열제도의 상황아래에서 살고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2. 실정

 우리사회에 <가요>라는 것이 유통되기 시작한 1930년대 이후로 1995년의 오늘날까지, 그간 우리 국민 중 어느 누구도 방송을 통해 정부당국의 검열을 당하지 않고 발표된 노래를 단 한 곡도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또한 그 검열제도를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 발표된 가요를 누구도 (어떤 가수도, 일반대중도) 그의 입으로 불러본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행의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판매.배포.대여 등의 목적으로 음반을 제작하고자 하는 자는 음반의 내용에 관하여 미리(음반녹음 전 또는 음반으로 발표하기 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제 16조 제 2항)하고 이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음반을 판매·배포·대여…(중략)…진열.보관해서는 아니되며"(제 16조), 이를 위반한 자는 "징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제 24조)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위 법률에 근거한 사전심의제는 음반제작자로 하여금 미리 국가(문화체육부)가 선정한 위원들로 구성된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그 음반들의 내용이 국익이나 사회질서 등에 들어 맞는니 여부를 심사받도록 강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국익 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심의를 통과시키지 않은 음반을 제작.판매한 사람에게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이러한 사전심의제도는 사실상의 사전허가나 검열제도로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심의를 받기 위해서는 작가 당사자가 곡당 3,000원의 '심의료'(이 심의료는 위원회 운영비의 가장 중요한 재원)를 납부해야 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1992년 1월 1일부터 93년 3월 31일까지만 하더라도 총 44회의 심의회의를 개최하여 총 30,861건(국내 가요 및 수입되는 외국가요)의 작품(노래)을 심의처리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또 심의의 구체적 내용은 다양하나 저의 경우, 몇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사는 생략)
 
 1978년 6월 19일자 심의 결과
 <시인의 마을>
 "<시인의 마을>은 오리지널 시의 확인을 위해 심의 보류된 작품이나 확인 결과 시작과 연결 없는 대중가요 가사로는 방황, 불건전한 요소가 짙어 부적절하다고 사료됨으로 전면 개장 요망함"

 1979년 7월 19일자 심의결과
 <그의 노래는>
 "......'시영아파트 하수구에서 왕모기나 잡으며'등의 가사 표현보다는 '서울 변두리 들판에서 잠자리를 쫓는'등의 미화된 표현으로 수정함이 바람직하니...."

 1990년 7월 6일자 심의결과
 <버섯구름의 노래>
 "본 작품은 남북통일·평화·핵전쟁의 관념물들이 마구 뒤섞여 무엇을 뜻하는지 식별할 수 없으므로 개작하시기 바랍니다"

 <형제에게>
 "지나치게 강조된 부정적인 부분을 순화, 개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들의 죽음>
 "어떤 가정의 부주의가 우선된 불행한 사태를 굳이 이념적 사회문제로 결부한 것은 대중가요로서 부적당하므로 개작바람"

 사례나 내용은 각각 다르겠으나 이러한 예는 거의 모든 대중가요 작가들에게도 있으며 일일이 예를 들기에 벅찰 정도입니다.


3. 가요 사전심의제도의 문제

 가요에 대한 사전심의제는 역사적으로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통치기구였던 조선총독부가 1933년 '레코드 단속규칙'을 제정하여 당시의 가요에 대한 사전검열을 시작한 이래로 역대 군사독재 정권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하지 않은 채 체제 또는 정부와 사회에 비판적 내용을 담은 가요에 대한 탄압의 수단으로 이용되어 온 대중문화분야에서의 대표적인 반민주적인 억압장치였던 것입니다.
또 사전심의제는 가요작가들의 창작.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 왜곡함과 아울러 다양하고 풍요로운 문화예술을 향유할 국민대중의 사회문화적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의 일반원칙인 물론, 우리나라의 헌법상의 기본권, 즉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검열 금지(헌법 제 21조) 규정' 및 '예술의 자유(헌법 제22조)규정'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제도인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 시행의 결과는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대중문화를 퇴영적 현실순응주의, 감각적 현실도피주의 등 획일적이고 천박한 수준으로 제한, 유도하여 대중예술로서의 가요 자체의 질은 물론, 그 수용자인 일반 대중의 문화적 정서까지도 왜곡, 저질화시켜 왔던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러한 가요에 대한 억압과 저질화정책이 능력있는 작가들의 가요계로서의 진출을 막아왔던 것입니다.
 또 이러한 문화풍토 속에서 우리 대중들은 음악정서에 있어서 세대별로, 계층별로 파편화.이질화.분열되어 서로 정서적인 경멸감과 반목의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정서적 정체성과 일체감을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게다가 근래의 현황으로 보면, 청소년 대상의 가요상품이 가요문화의 전체처럼 보일 정도로 압도하고 있으며, 그 이외의 세대들을 위한 새로운 가요 상품은 거의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검열제에 길들어 버린 기성의 가요작가들은 이미 그 자유롭고 다양한 상상력이 죽어버렸고 그래서 별 수 없이 상투적일 수 밖에 없는 소수의 신곡들에 대해서도 이젠 대중들이 식상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청소년 대상의 작가들은 최근에 얼마간 완화된 검열기준 등으로 상상력이 살아있어 기성세대보다는 조금 더 나은 참신성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검열을 의식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검열제도 아래서 그 상상력이 자유로우며 검열제는 그들에게 왜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겠습니까?
 그들의 노래와 문제의식은 부당한 체제 속에서도, 모순의 사회 속에서도 그 체제의 주권자, 그 사회의 기득권자들에게 전혀 위협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사회든 건강한 사회는 기성의 체제, 관념, 구조에의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그 문제와 모순에 대한 발언을 하는 이들이 용인되어야 하며, 오히려 장려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검열제는 그것을 억제하고 우리사회에 답보적이고 수구적인 보수주의와 사회현실 문제들에 대해 무관심만을 유포,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검열제도가 얼마나 반사회적인가를 보여주는 예인 것입니다.
 아무튼 현재의 대중음악 문화상황은 정서적으로 청소년 세대는 범람하는 감각적 신상품들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고 기성세대는 "그들의 가요"에 대한 새로운 기대마저도 버리게 만든 상황입니다.
 독점과 소외의 문화상황이지요.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참 심각합니다.
 산업 규모면으로 보면, 1994년 1년간 대중가요 산업의 총매출량은 대략 5,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외국음반류의 그것은 (영화 쪽보다는 나아서) 약 40%이며, 나머지 60%를 국내 생산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가요이며, 그 가요의 대부분은 또 청소년들의 가요인 것입니다.
 가요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그 수혜자가 국민 모두이어야 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분명 매우 왜곡된 현상이며, 그래서 이렇게 가요산업에서 소외된 기성세대를 위한 새로운 발상이 있어야 하고 그 발상에 대한 대답은 대중적 상상력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확보인 것입니다. 그로서 그들에게 새롭고 참신한 가요상품을 제공하고 그들의 정서생활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중문화 부문도 시장으로서의 국가간의 벽이 허물어진 상황에서 보아도 검열제도의 철폐는 필연적입니다.
 문화로서의 다양한 개성과 내용의 참신성이 거세된 그 획일성, 강요되어 체질화딘 그 상투성 등으로 인해 전세계를 그들의 시장으로 섭렵하는 구미의 대중음악과 견주어 국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국내에서조차 그 외래문화에 대한 산업적 경쟁력을 변변히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의 문화지배적 상황,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들의 아류문화만을 재생산하고 있을 뿐인 것이 지금 우리의 가요산업의 현실인 것입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외래상품의 점유율이 이후 더욱 높아질 것은 뻔한 일입니다.
 산업적 경쟁력을 위해서도 우리의 삶의 조건들, 우리의 진솔한 애환, 우리의 문제들을 진지하게 담아내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대중문화에 있어서의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4. 가요 사전심의제도 철폐운동의 경과

1990. 6. 가요의 사전심의 관련 처벌 규정 등이 현저히 강화된 새로운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의 정부안 확정.

1991. 1. 위 법률의 <개악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위원장 정태춘)> 및 <음반법 개악저지를 위한 사단법인 민족예술인총연합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위 법률의 개악에 대한 반대운동 전개.

2. 8. 위 법률 국회의 의결로 확정.

5. 15. 정태춘, "아, 대한민국…"음반에 대한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 결과 및 수정지시를 거부한 채 위 음반을 발표.

1993. 10. 20. 정태춘·박은옥, <92년 장마. 종로에서> 음반을 발표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하여 공개적으로 사전심의를 거부 한다고 선언.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은 위 음반의 판매와 배포를 강행하고 이에 대한지지 서명운동 전개.

10. 27. 공연윤리위원회, 문체부에 정태춘에 대한 의법조치 의뢰.

10. 30. KBS 1TV, "가요.영화의 사전심의" 주제의 생방송<심야토론, 전화를 받습니다> 방영(출연자:문체부 예술진흥국장, 공윤위원장, 동아일보 논설위원, 정태춘, 정지영).
문체부, 정태춘의 위 음반을 판매한 광주지역의 6개 레코드상에 대한 10일간씩의 영업정지 조치를 단행. 각 시도에 위 음반에 대한 단속, 수거 지시 공문 발송.

11. 1 문체부, 정태춘을 검찰에 고발.

11. 5. KBS 1TV,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정태춘·박은옥 특집" 녹화방영, 위 음반 수록곡 2곡을 방영한 이유로 담당 프로듀서(박해선) 경고 징계.

1994. 1. 25. 검찰, 정태춘을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기소.-공소사실 : "공륜 심의 미필곡으로 음반 제작.판매 문체부 미등록 업체로 음반제작한 사실"

1. 28. 정태춘, <가요검열제 폐지에 관한 입장 및 그 대안>이라는 자료집을 발간, 배포하고 위 음반들을 그의 전국 공연장 등에서 계속 싸인 판매.

3. 22. 서울형사지방법원, 정태춘에 대한 제 1차 공판. 이후 2, 3차 공판 진행(사건번호 94고단 373 /판사 변진장).

4. 18. 변호인(변호사 천장배). 법원에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제청 신청.

5. 10. 법원, 위헌제청 결정(위헌제청신청 94 초 1385)

- 결정이유 요지 :
   1. (생략)
   2. 헌법 제 22조는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규정함으로서 예술창작의 소재, 창작형태 및 창작과정 등에 대하여 임의로운 결정을 할 수 있고 창작한 예술품을 일반대중에게 임의롭게 전시·공연·보급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바, 따라서 음반 및 비디오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예술창작활동을 하고, 이를 공연·보급할 수 있는 자유도 위 예술의 자유에 포함됨은 명백하다. 나아가 헌법 제 21조 제 1항과 제 2항은 언론,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서 의사의 표현, 전파의 한 형식으로 인정되는 음반 및 비디오물의 제작 및 그 발표는 언론, 출판의 자유에 의하여서도 보호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이 헌법상 보장된 예술표현의 자유라 하여 무제한한 기본권은 아니며…(중략)…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나 이러한 필요에서 하는 법률에 의한 제한도 이른바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3. (생략).
   4.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하여 이른바 사전심의를 규정하고 있는 위 법률 규정들은 그 자체가 예술의 자유나 언론, 출판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한계를 벗어나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위 자유들을 규정한 헌법 규정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 37조 제 2항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볼 소지가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 형벌로서 제재하고, 그 행위에 사용된 물건들을 몰수하도록 한 것은 언론·출판에 대한 사전허가난 검열을 금지한 헌법 제 21조 제 2항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볼 소지가 있다.
   5. (생략)

8. 23. 한국의 유력한 가요 작사, 작곡, 편곡자들의 유일한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가요작가협회>는 결의를 통해 정태춘의 검열철폐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는 표명과 함께 위 관련법 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이 운동에 동참.

1995. 2. 20. 문체부, <음비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 개최.

3. 7. 변호인,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신청 건에 관한 결정 촉구서> 접수.

3. 10. 법무부, 헌재에 <음비법 위헌제청 신청 건에 관한 의견서> 접수.
 - 요지 : "예술표현의 자유도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할 수 있다. 현행 사전심의제와 공륜은 검열제나 검열기구가 아니다. 위헌제청 신청.건의.기각결정을 요청한다"

 현재 KBS, MBC, SBS 등 유수한 반송국에서는 위의 두 음반 방송을 거부하고 있으며, 대중들은 위 두 음반의 노래들을 방송을 통하여, 레코드점에서의 구입을 통하여 전혀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 전망
 국민대중의 요구와 선택에 의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간 가요 사전심의제도도 그 기준 등에서 상당히 완화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또 최근에는 투쟁적인 노동운동가요조차 심의 통과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검열제도 자체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심의당국과 사회 일부세력이 있습니다. 문체부가 사전심의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한 반대측을 어떻게 설득하고 법 개정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직 의문입니다.
 또 법 개정이 이뤄져서 사전심의제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의 방송국 심의제도, 그 구태의연한 내용의 심의기준들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인식, 그에 의한 사회적 제도와 장치들도 보다 민주적으로 변화하기 마련이며, 그 변화를 앞당기기 위해 나서는 이들은 희생양이나 싸움꾼들이 아니라 그들의 올바른 소명을 다하는 이들로서 어느 시대에나 있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요검열제 폐지운동의 목표가 지금 혹시 좌절된다 하더라도 이후 또 누군가에 의해 아니, 모든 대중들의 요구에 의해 그 검열제도는 반드시 폐지된 것이며, 이는 단지 가요계에 한정되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우리사회 모든 부문에 대한 희망이고 당위일 것이라 믿습니다.